이웃집 고양이 | 중국집 고양이 이름은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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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 중국집 고양이 이름은 고양이다
작성일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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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중국집 고양이 이름은 

고양이다

 

중국집 창문 앞에서 얼쩡대는 세 마리 고양이, 자장면이 먹고 싶어서 온 걸까? 빼꼼, 들여다보는 모습이 귀여워 양파를 손질하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예요?” 이 중국집에서 밥을 챙겨주는 고양이 세 마리의 이름은 그저 고양이다. 어느 드라마에서 본 대사처럼 ‘고양이 이름은 고양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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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중국집 고양이로 살아가는 중입니다

 

앳된 고양이 세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열심히 창문 안을 들여다본다. 꼬물대는 뒤통수를 뒤에서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얼마나 귀여운지. 한참을 뒤에 있었는데도 뒤돌아보는 녀석이 한 녀석도 없다. 

 

그러다 드디어 태비 무늬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후다닥 도망갈 줄 알았는데 다시 고개만 돌리고 망부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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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커다란 고무대야를 들고 나오던 아주머니에게 아는 고양이인지 넌지시 물었다. “우리가 밥 주는 애들이야. 이 뒤쪽이랑 창고 안쪽을 오가며 살아. 고양이는 왜?” 대수롭지 않다는 투다. 건물 앞뒤로 각각 커다란 주차장이 있는 시골 중국집에서 뛰어놀며 살아가는 고양이 세 마리, 채 한 살이 안 된 녀석들이었다. 

 

“직원이 서울에서 네 마리를 데려왔는데 두 마리는 죽고 남매만 살아남았어. 아직 일 년 안되었는데, 잘 먹고 잘 자고 순둥순둥하고 이뻐.” 양파를 손질하며 무심한 듯 시크하게 말하면서도 아주머니 역시 고양이들 뒤통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근사근한 맛은 없어도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는 시골의 인심은 이렇듯 고양이에게도 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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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었다가 셋이 되고 

 

분명 남매 둘만 남았다고 했는데 고양이는 아무리 세어 봐도 세 마리다. 똑같은 태비 무늬가 남매 고양이라면 그 사이에 끼여 있는 작은 노란 고양이는 누굴까. 제일 작은 체구에 입고 있는 코트 무늬도 밝아서 한 눈에도 튀어 보이는 녀석이었다. 

 

“몰라~ 어디서 왔는지. 어느 날부터 같이 먹고 있고 끼어서 자고 있던데. 어디에서 왔는지가 뭐가 중요해. 배고파서 여기까지 온 모양인데. 사료는 좀 더 부어주면 되고 쟤들은(고양이남매) 불편하지 않다는데. 나타난 지 얼마 안되었어. 봐, 얼마나 작아. 저런 애를 뭐하러 내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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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투박한 듯 툭툭 내뱉어도 시골 인심은 진국이다. 내 고양이 밥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먹고 있으면 그냥 내 고양이가 된다. 그래서 인가가 몇 채 없는 작은 삼거리 중국집에 사는 고양이는 이제 세 마리다. 둘이었다가 셋이 되었지만 사람도 고양이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수타 전문점이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국도를 오가다 잠시 허기를 달래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는 고양이들. 물론 집고양이들과 달리 발은 꼬질꼬질하고 엉덩이 한쪽엔 검댕 비슷한 것도 묻어 있다. 예쁘게 레이스 케이프까지 둘렀으면서 검댕은 대체 어디에서 묻은 것일까. 아주머니가 발견하곤 “어디서 묻었노?”라며 툭툭 털어줄 때까지 녀석은 몰랐던 것 같다. 

 

중간에 잠시 쉬러 나온 아저씨가 고양이 손을 붙잡고 조물조물해도 녀석은 졸린 눈을 뜨지 않고 발만 가만히 내어준다. 일 년 남짓 서로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말없이 고양이를 쓰다듬는 중년의 아저씨도 아직 한 살이 안 된 아기 고양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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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와도 있을 거야

 

조금씩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고양이들은 아주머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서 고양이를 보다 가라고 손짓해주시는 아주머니 덕에 고양이들의 아지트를 구경해 볼 수 있었다. 문 하나로 넓은 홀과 수타면을 뽑는 주방과는 격리된 또 다른 독립 공간이었다. 

 

직사각형 형태의 긴 공간 안쪽에 고양이용 스크래처와 박스가 놓여 있었는데, 먼저 들어간 녀석들은 어느새 그 안에서 엉켜 잠들어 있었다. 아주머니가 등을 쓸어줘도 귀를 만지작거려도 일어날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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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땐 말 안 해도 알아서들 잘 자. 왜 빈 박스를 옆에 두고 꼭 저렇게 셋이 한 박스에 끼여서 자는지 모르겠어. 숨은 제대로 쉬고 있나 한 번씩 와서 보게 된다니까. 왜들 저래?”

 

심각하게 묻는 아주머니의 질문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초보 집사가 된 아주머니에겐 앞으로 궁금한 것들이 더 많이 생길 테고 그때마다 고양이들을 붙잡고 질문을 하실 듯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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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와도 고양이들은 여기 있어. 어디 안가. 그러니까 또 와도 돼. 이름? 고양이 이름은 고양이야. 셋 다 똑같아. 고양이야~ 하고 부르면 와.” 

 

허락이 떨어졌으니 다음에는 간식 푸짐하게 싸들고 녀석들을 만나러 가야겠다. 이름이 똑같은 셋을 만나러. 따뜻한 시골인심이 고양이도 사람도 푸근하게 만들어주는 날이다. 

 

 

CREDIT

글 사진 박수현

에디터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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