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고양이들이 겨울을 나는 법이란 사실 별것 없답니다.
| 그저 밤 동안은 찬바람 막아주는 좁은 곳에 들어가 잔뜩 웅크린 채 긴 밤을 버텨내고 해가 뜨면 그제야 양지바른 곳에 나와 앉아 몸을 녹입니다.
| 홀로, 혹은 함께 나와 앉아 밤새 언 몸을 햇볕에 조금 녹여봅니다.
| 지붕 위에선 찬바람 피해 작은 바람막이라도 있는 곳을 찾아 앉고 공원에서는 바닥 냉기라도 피해보려 마른풀 위에 누워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견뎌봅니다.
| 골목의 아이들은 버려진 가구 틈이나 작은 상자에라도 몸을 구겨 넣고 또 다른 아이는 빈집으로 흘러듭니다.
| 도저히 못 견디겠는지 사람들이 사는 집에 자기 발로 뛰어들어가 눌러앉아버리는 아이들도 유난히 많은 계절이랍니다.
| 이렇게 차가운 계절에 누군가가 만들어준 겨울나기 집이라도 하나 있으면 이 겨울을 버텨내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마저 사람들의 눈이 두려워 쉽지 않은 일입니다.
| 아이들이 해코지당할까 두려워서 내가 봉변당할까 두려워서 차마 하지 못한 일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 하지만 마냥 하지 못했던 일들만 생각하고 있기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 나라도 아이들을 놓지 않는다면, 겨울나기 집은 못 마련해줘도 사료 한 줌, 따뜻한 물 한 그릇이라도 내어준다면 조금이라도 길고양이들의 겨울나기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REDIT
글 사진 종이우산
에디터 이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