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스산한 바람이 불던 날, 행운처럼 다가온 아기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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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스산한 바람이 불던 날, 행운처럼 다가온 아기 ‘단추’
작성일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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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스산한 바람이 불던 날, 

행운처럼 다가온 아기 ‘단추’

 

고양이 노자의 상처가 아물고 홀연히 나타나 마당을 주름잡던 짹짹이까지 입양가면서 이제 고양이들의 마당에 평화가 찾아왔구나 싶었건만, 삶은 절대 장담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 강추위가 몰아치던 날, 화분 뒤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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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찾아온 묘연

 

분명 낳아준 엄마가 있을 텐데, 찾을 방도가 없었다. 결국 아이의 친엄마 찾기는 미스터리로 남아버린 상태.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입양을 준비 중인 아기 고양이에게 ‘단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남편이 처음 발견했어요. 화분 뒤에 새끼 고양이가 있었는데, 태어난 지 30분 정도 된 것 같다고. 탯줄도 그대로 붙어있고, 몸도 젖어있어서 갓 태어난 고양이구나 싶더라고요. 마당에 밥을 먹으러 오는 고양이 중 누군가가 낳은 것 같기는 한데……”

 

“화분 사이에 끼여서 빽빽 울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고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자기 새끼를 두고 간 어미의 심정은 어떨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저희는 아기 고양이를 얼른 구조했는데, 온기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서 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죠. 추운 날씨에 엄마랑 헤어진 그 녀석을 생각하니까 애잔해서 꼭 살리고 싶었어요.”

 

얼른 집안으로 데려와 손 마사지부터 손난로, 전기장판까지 끄집어내서 아기 고양이 살리기에 나섰던 신애 씨에게 묘연(描緣)은 그렇게 찾아왔다. 만약 신애 씨 부부가 눈도 뜨지 못한 녀석의 옹알거림을 듣지 못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녀는 불 꺼진 동물 병원 앞에서 분유를 사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바람이 스산하게 불던 9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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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럽기는 했죠. 그때까지 분유를 먹여본 적이 없었거든요. 하루 100ml를 2~3시간 간격으로 먹여야 한다는데 그날은 마침 추석 전이었잖아요. 명절 장도 봐야했지, 서울도 다녀와야 했지, 근데 이 녀석은 어쩌나 싶었죠. 무엇보다 고양이에게 분유를 먹여본 경험이 없었던 게 가장 걱정이었고요.” 

 

“그런데 다행히도 젖병을 물지 않던 녀석이 주사기에 넣은 분유는 허겁지겁 먹더라고요. 순간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제야 녀석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몸집도 제법 크고 온몸이 옥수수처럼 노란 예쁜 녀석이었어요.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배변 유도를 했더니 소변도 몇 방울 나오고, 우려한 것보다는 건강하게 태어난 것 같았어요. 

 

명절을 앞두고 업둥이로 들어온 아기 고양이 단추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랐다. 어느새 눈도 떴는데 두 눈이 꼭 단춧구멍 같았다.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녀석이 이제 제법 고양이 티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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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단추야

 

태어난 지 6일이 되던 날에 배꼽이 똑 떨어졌고, 10일 만에 두 배로 자랐다. 우유를 급여했던 주사기도 젖병으로 교체됐다. 먹고 자기를 반복하면서 단추는 쑥쑥 자랐다. 2주차에는 눈을 떴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는 송곳니가 나서 신애 씨의 손가락을 깨물기 시작했다.

 

그동안 멀찍이서 바라만 보던 다섯 마리의 집고양이들은 단추와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성격이 모두 다른 성묘들이었지만 어느 녀석도 자그마한 생명에게 함부로 굴지 않았다.

 

“영역동물인 고양이에게 낯선 고양이의 등장은 스트레스일 수 있는데 에이미, 솜, 콩, 땡, 금성이가 보여준 배려는 감동 그 자체였답니다. 단추의 단추 구멍만 하던 그 작은 눈이 번쩍 뜬 날은 서로 신기한지 조용히 다가와선 눈 맞춤을 하고 그루밍도 해주더라고요. 졸지에 보모 냥이가 다섯이 된 거죠.(웃음) 단추가 살아준 것이 고맙고, 아픈 곳 없이 잘 성장하는 모습도 대견해요. 이제 슬슬 입양준비를 해도 될 것 같아요.”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가장 좋은 집을 찾아주고 싶다는 신애 씨에게 단추는 참 특별한 고양이였다. 함께 살고 있는 다섯 마리 고양이들과의 사연도 남달랐고, 애정도 끝없이 샘솟고 있지만 직접 분유를 먹여가며 돌봐온 단추와의 시간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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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단추, 평생 집사가 필요합니다

 

“참 아쉬워요. 털색이 똑같은 금성이 뒤를 쫄랑쫄랑 따라 다니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엽죠. 아직 함께 뛰어놀 친구가 필요한 금성이에게 단추의 등장은 행운이었을 거예요. 모성애 강한 에이미도 단추를 잘 돌봐주고 있고요.” 

 

“하지만 저희는 이미 다섯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고, 따로 돌봐야하는 마당 고양이도 있어서 단추를 좋은 가정으로 입양 보내려고 해요. 얼마 전 입양 간 짹짹이처럼 묘연이 닿는 가정이 꼭 나타나리라 믿어요. 단추의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날까지 단추를 잘 케어하고 있을게요. 단추를 보고 묘연이다 싶으신 분은 번쩍 손들어 주세요.”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축축하게 젖은 털뭉치 같던 단추는 참 예쁘게 자랐다. 요즘엔 부쩍 추워진 날씨 탓인지 패딩 모자 속에 들어가 눈만 빼꼼 뜨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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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밝혀지지 않은 엄마 고양이는 이 집이라면 단추를 살려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래서 눈도 못 뜬 아이를 구석에 떨어뜨려놓고도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몰래 와서 아이를 보고 갔을 것만 같은 어미 고양이에게 이제는 안심해도 된다고 안부를 전하면서, 단추의 매력에 홀딱 반한 집사를 모집 중이라는 신애씨는 새로운 집사에게 들려줄 추억들을 오늘도 열심히 모으는 중이다.  

 

혼자서도 잘 노는 아기 단추는 이젠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쉬야가 마려우면 신애 씨 곁으로 와서 신호를 보내고, 그때 신애 씨가 단추를 화장실에 살짝 넣어주면 혼자 시원하게 볼일 다 보고 나온다고…… 곧 대변도 혼자 볼 것 같다면서 임시 집사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랑을 듬뿍 받고 이제 막 눈을 뜬 단추, 이미 두 임시 보호자를 홀리고 말았다. 부디 단추의 매력을 알아보는 평생 가족이 나타나기를. 

 

 

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최신애

​에디터 박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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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2
skal00****  
살려주셔서 감사 넘이쁜천사 좋은가족이 생겨서 다행
답글 0
 
아이구ㅠㅠㅠㅠ아깽이 너무 귀여워요ㅜㅜㅜ 마음씨 따듯하신 집사님 언제나 가정에 평안이 가득하시길 빕니당❤️ 잘보고갑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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