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열여섯 노령묘 꾸우, 이제 시작이야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이웃집 고양이] 열여섯 노령묘 꾸우, 이제 시작이야
작성일1년전

본문

 

이웃집 고양이

열여섯 노령묘 꾸우,

이제 시작이야

 

고양이 나이 열여섯. 하지만 숫자일 뿐인 나이는 잊고 오늘도 우다다로 건강한 아침을 맞이한다. 3.5kg의 호리호리한 몸매, 건강한 치아, 별다른 지병 없이 16년을 보내고 한 달 후면 열일곱을 맞이하는 꾸우가 기다리는 봄은 어떤 온도일까.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다시 처음으로

 

에디터로 일하는 김향리 씨는 결혼 후 친정집에서 ‘꾸우’를 데려왔다. 그동안은 직업상 국내외 출장이 잦아 꾸우와 함께 살 수 없었지만 마음속에서 한 순간도 놓은 적 없었던 소중한 인연이었기 에. 

 

어릴 적부터 유난히 도움이 필요한 개나 고양이가 그녀 곁으로 다가왔고 꾸우도 그런 케이스 중 하나였다. 그동안은 구조한 녀석들을 주변 지인들에게 입양 보내곤 했지만 꾸우만은 향리 씨네 외동묘로 남았다.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매우 까다롭고 예민해요. 할머니가 되어서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그랬어요. 꾸우의 성격인 거죠. 식성마저 까다로운 편인데 눅눅한 사료는 아예 입도 대지 않아요.”​ 꾸우는 추정나이 2개월 때 길에서 구조됐다. 당시 근처에 있던 여중생들에게 듣기론 일주일 가까이 그 장소에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어릴 적 부터 심지가 굳은 아이였다. 

 

“그대로 두면 죽을 게 뻔해서 임보 차 데려왔다가 일주일 만에 저희 엄마를 사로잡은 매력냥이에요.”​ 향리 씨 가족은 치맛자락만 졸졸 쫓아다니는 아기 고양이의 귀여움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들을 보살피긴 했지만 반려묘를 들이게 될 줄은 몰랐다.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그렇게 가족이 된 고양이가 ‘꾸우’였다. 처음 가족에게 데려왔을 때 첫마디가 “꾸우~”여서 그대로 이름이 되어버린 삼색 고양이는 할머니가 되어서야 다른 고양이들을 가까이서 보고 충격에 빠진 상태. 이제껏 자신을 사람으로 여기며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왔던 꾸우에게 다른 반려묘들은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인 걸까.

 

일부 결혼이나 임신으로 반려동물을 파양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 마음 그대로 꾸우의 남은 날들을 품기로 했다. 그래서 꾸우의 처음과 끝은 모두 향리 씨와 함께다.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사이좋게 지내줘

 

꾸우의 마음이 참 궁금하다. 16년을 외동묘로 지냈다고 해도 집 밖 길고양이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구경한 적도 있고 TV로 동물들을 본 적도 있는 꾸우다. 그런데 함께 살게 된 티버와 나루토는 왜 싫어하는 것일까. 

 

“분명 이유는 있을 거예요. 짐작해보면 그 이유 중 하나는 첫 대면에서 꾸우가 제게 날카롭게 구는 걸 보고 티버와 나루토가 오해하게 된 것 같아요. 곰팡이성 피부염이 생겨서 약을 발라줘야 했는데 불편하고 싫었던 꾸우가 그만 저를 할퀴고 말았거든요. 안 그래도 보호본능이 강한 두 고양이 앞에서.”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특히 티버와 나루토의 입장에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존재인 제게 난폭하게 구는 녀석이 자신들의 영역에 나타났고, 사람만 좋아한 꾸우의 입장에서는 낯선 집에서 환영받지 못했으니 기분이 언짢아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요. 굳이 친하고 싶진 않다는 것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그 상태로 첫 단추를 채운 제 잘못이 가장 커요. 늦었지만 다시 차근차근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다만 꾸우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지긴 하네요.”

 

느긋한 티버와 호기심 많고 엉뚱한 나루토 그리고 조용하지만 예민한 성격의 꾸우. 참 다르다. 세 마리의 고양이 모두. 가족이 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조금만 관찰하면 서로의 좋은 점을 눈치챌 법 도한데.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병원에서도 이 정도의 노령묘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할 만큼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꾸우는 활동적이다. 캣폴을 좋아하고 제일 높은 곳에서 햇빛을 쬐는 시간을 가장 사랑한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티버보다는 나루토와 꽁냥꽁냥한 시간을 보내기 편한 상대다. 또 일정 범위 안으로 침범당하는 걸 못 견뎌하는 꾸우에게 한 번 자리 잡으면 망부석이 되고 마는 티버는 안전한 상대. 서로의 좋은 점만 보자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개성은 강하지만 정 많은 세 녀석이 ‘사이좋게 지내 주렴’이라는 집사의 당부를 조만간 접수하지 않을까.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이별은 항상 준비 중

 

피부병 외엔 큰 지병은 없는 상태지만 늘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한 달 뒷면 열일곱이 되는 꾸우다. 주변에서도 이 나이의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고들 말한다. 마음은 언제나 곁에 있어줬으면 싶은데, 시간은 야속하게도 참 빨리 흘러버렸다. 

 

“이별은 항상 준비 중이에요. 모든 것을 놓아버릴 정도로 슬퍼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오늘도 간식을 충분하게 챙겨주고 장난감으로 실컷 놀아주고 있지요. 잘못이나 후회를 남겨두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살핍니다. 그런 마음으로 데려왔던 고양이니까요. 목표는 웃으면서 이별하는 건데.... 마음 굳게 먹었지만 눈물은 참 많이 날 것 같아요. 그래도 갑작스러운 이별보다는 준비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최선을 다해야지요. 마지막 날들을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이별 앞에서 그녀는 용감했다. 그러면서도 웃으면서 ‘아직은 먼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묘연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이야기다. 또한 꾸우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하고 있는 향리 씨를 보며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를 실감한다. 가족이라면, 응당 그렇듯 말이다. 

 

 

e8274385f123f41d4a1c2f4a2de84532_1511329
 

 

 

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김향리

에디터 이은혜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좋아요 5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928&sca=I+am+%EB%A6%AC%ED%8F%AC%ED%84%B0&page=4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1
Aileen  
동물 학대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0606?navigation=petitions
20만명이 넘어야 그때부터 논의가 가능해집니다.. 거리위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학대하고 죽이는 사람은 진짜 제대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한 분,한 분의 참여가 길냥이, 길강아지를 위한 큰 도움이 됩니다. 링크를 공유하시는건 당연히 너무 감사드립니다. 보고 지나치지 마시고 꼭 참여부탁드립니다ㅠㅠ 감사합니다!
답글 0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