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자, 처벌만 받고 끝내도 될까


 

칼럼
동물학대자, 처벌만 받고 끝내도 될까
조회 3323   1년전
이형주 동물보호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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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368e18606959db3b5e5348e9f98b0_1510794 '은비 사건'의 희생자, 고양이 은비

 

 

동물 학대 재범을 막으려면

 

2010년 20대 여성이 은비라는 고양이를 학대한 ‘은비 사건’, 서울 송파에서 한 남성이 개에게 커터칼을 먹이는 등 총 8건의 동물학대범행을 저지른 ‘연쇄학대범 사건’. 아마 동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런 사건들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잔혹한 동물학대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동물학대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실제로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당시 벌금 500만원이던 동물보호법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상향 조정되었고, 내년부터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두 배가 강화될 예정이다. 

 

그런데 간담이 서늘해지는 사실이 있다. 바로 이런 끔찍한 동물학대를 저지른 사람이 어딘가에서 다시 동물을 기르면서 학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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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학대된 후 나무에 묶여 버려졌던 '모글리'

 

  

지난 11월 8일, 국회에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는 ‘동물학대 등의 행위로 유죄의 선고를 받고 10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반려동물을 사육·관리할 수 없도록 하고 시장·군수·구청장이 1년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물학대자의 소유권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같은 당 한정애 의원도 동물학대자에게 해당 동물에 대한 소유권, 점유권의 제한 또는 상실을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2016년 표창원 의원도 동물학대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5년간, 벌금형을 받은 사람은 3년간 동물 소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동물학대자가 학대당한 동물 혹은 다른 동물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지 못하는 현행 동물보호법은 수 년 동안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현행법은 동물학대가 발생했을 경우 학대 재발 방지를 위해 학대행위자로부터 격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임시로 격리가 가능한 기간이 정해져 있고, 유죄선고를 받는다고 해도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한 소유권을 영구적으로 박탈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설사 동물학대자가 피해 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해도, 다른 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향후에 기르는 것에 대해서는 제한할 방도가 없다. 그러다보니 기르던 반려견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죽여서 처벌을 받아도 남은 한 마리는 여전히 동물학대자의 손에 놓여 있게 되는 위태로운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동물을 기르면서 상습적으로 학대해 처벌을 받은 사람이라 해도 이후에 다른 동물을 구입하거나 입양해 기르는 것이 가능하다.  

 


213368e18606959db3b5e5348e9f98b0_1510794 ​동물은 개인의 소유물일까

 

 

'동물=소유물' 인식부터 재고해야

 

미국의 경우에는 30개 주에서 동물학대로 처벌받은 사람이 동물을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동물 소유를 금지하는 기간은 주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경범죄의 경우 2년에서 5년, 중범죄의 경우 15년에서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동물학대행위의 원인이 학대자의 심리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개의 주에서 의무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2016년 FBI는 동물학대를 살인사건과 같은 반사회적 범죄로 인식하고, 사고신고시스템(National Incident Based Reporting System)을 사용해 동물학대사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통계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물학대는 단순학대 및 방치, 고의적인 학대 및 고문, 조직적인 학대(투견, 투계), 성적 학대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수집한다. 당시 FBI는 수집된 통계를 통해 신상과 위치를 분석하고 다른 범죄와의 연관성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5월 강아지공장의 현실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폭로되면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힘이 실렸다. 2017년 상임위에 계류 중이던 동물보호법 15건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져 3월 개정안이 공포되며 반려동물 생산업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등 중요한 성과가 있었지만, 발의안 중 핵심 내용이라고 여겨졌던 동물학대자의 소유권 제한에 대한 내용은 통과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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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농림수산해양식품부는 ‘동물학대자라 해도 전면적으로 동물 소유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유죄 선고를 받거나 형이 확정된 사람은 심리치료나 교육 수강명령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검토의견을 밝혔다. 동물학대자에게 동물 소유권을 제한하는 것이 개인의 권리 침해라고 보는 시각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동물이 생명을 가진 주체보다 개인의 소유물이라고 보는 인식 때문이다. 

 

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동물학대는 피해동물에 대한 범죄일 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에 대한 범죄이기도 하다. 동물보호법 발의안의 통과와 더불어 민법, 헌법 등 상위법에서 동물을 물건이 아님을 규정하고 국가가 동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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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이형주 동물보호활동가
모든 동물이 고유한 습성을 유지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동물보호활동가. 동물복지 정책연구와 입법운동에 중점을 둔 비영리단체인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대표를 맡고 있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저자. 한국일보, 오마이뉴스, 허핑턴포스트, 월간비건 등의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반려인의 의견   총 2
skal00****  
커터칼을 먹여 ㅠㅠ 당신도 먹어봐 법이 개판이니 저렇치 미국도 마찬가지네 ㅠㅠ
답글 0
skal00****  
저런사람은 동물 못키우게 법으로 표시해줘야줘 학대하고 버리고 또 데려오고 학대 하고 말못하는 동물들 살려주세여 법으로 절대 입양 분양 못하게 해줘야 해여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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