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NOT | ② 어웨어 이형주 대표 "왜 개만 가지고 그러느냐 묻는다면…"


 

에디터노트
WHY NOT | ② 어웨어 이형주 대표 "왜 개만 가지고 그러느냐 묻는다면…"
작성일2년전

본문

 

WHY NOT

근본적 질문 : 왜 강아지를 먹으면 안 될까 ②

 

개를 먹지 말자고 주장할 때 감정적인 이유만 내세워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상대의 반론 앞에 제시할 논리적인 근거 몇 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든든하지 않을까? 수년째 공회전하는 개식용 논쟁이 답답한 당신을 위해, 아주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을 전문가들에게 부탁했다.

 ​ 

 

8d347e6f31a678a2c852d4fed4c4a0fd_1499927
 

 

인터뷰 

이형주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올해도 복날 시즌에 축산 동물들이 인간의 보신을 위해 대량 도축될 텐데요. 이 ‘보신 문화’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보신 문화는 우리나라와 중국, 베트남 정도에서만 팽배해요. 개고기뿐 아니라 코뿔소 뿔, 곰의 웅담, 호랑이 뼈 등이 몸에 좋다고 섭취되는데 그런 문화가 많은 야생동물을 멸종위기에 몰아넣고 있고요. 사실 어떤 동물을 섭취하면 어떤 효능이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별로 없어요. 개도 마찬가지죠. 그러니까 보신 문화는 일종의 미신이에요. 현대 사회에선 이 ‘보신’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사람마다 보신의 방법은 달라요. 건강을 위해선 균형 잡힌 운동이 필요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취미활동도 필요할 거예요. 보신을 꼭 먹는 행위로 충족할 이유가 없어요.

 


한국에서 개식용 반대를 외치기 쉽지 않습니다. 지식인들조차 전통, 문화 상대주의 등을 근거로 옹호하기도 하고요.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 생산의 문제를 논할 때 프랑스 문화라고 비호하는 사람은 없어요. 현재 유럽에서도 강제급여 방식으로 푸아그라를 생산하는 나라는 두 곳 정도밖에 안 되고요. 전통이나 문화 상대주의가 당대의 윤리보다 앞서지 않는 거죠. 옛날부터 먹었으니 지금도 먹어야 하고 앞으로도 먹어야 한다는 건 이러한 흐름과 맞지 않아요. 식문화라는 건 시대에 따라 바뀌니까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권에서는 비윤리적이고 비인도적으로 생산되거나 사육되는 음식에 대해 생산을 막든 소비를 규제하든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어요. 법적인 규제가 없더라도 인식이 변화하면서 잘못된 음식 문화는 그 소비가 줄어 사라지고 있는 추세예요. 가령 샥스핀은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연회에 나왔던 메뉴였는데, 최근 중국 정부는 공식연회에서 상에 올리는 것을 금지했어요. 



8d347e6f31a678a2c852d4fed4c4a0fd_1499927
 

 

 

개인적으론 왜 개고기만 안 되냐는 의견엔 반박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물음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기본적으로 이 문제를 새로운 동물을 축종에 포함시키는 문제로 봐요. 먹지 않던 동물을 축종으로 포함하는 건 역사적으로 이뤄진 적이 별로 없어요. 유독 개가 문제로 불거지는 것은 정식 축종에 포함되지 않는 동물 중 식용 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동물이기 때문이에요. 

 

왜 개한테만 그러느냐, 이성적이지 않고 감정만 앞세운다고 반박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 감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행동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가치에 반한다면, 개를 잡아먹는 것이 굉장히 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정서에 맞지 않고 감성을 다치게 하는 게 기정사실이라면 문제 제기 자체를 무시하면 안 되죠. 나와 다른 타인의 감성적인 측면도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개고기 합법화’ 또한 문제를 풀기 어려운 해결책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개식용 문제로 갑론을박할 때 개라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윤리적이나 철학적으로 옳은가, 이 부분에 대해서만 다뤄져요. 그러면서 개고기 합법화를 얘기하죠. 심지어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도 지금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라 음성적인 도살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며, 양지로 끌어내서 소나 돼지 정도의 복지만 보장해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요. 

 

하지만 합법화를 하면 사육환경이나 도살방법이 나아지겠다고 생각하는 건 나이브한 발상이에요. 개고기가 합법화되면 개들의 환경이 나아지지 않겠냐는 분들 중에서 정확하게 사육과 도살 방법이 어떻게 변화해 얼마나 나아질 것인지 대답하는 분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지금 공장식 축산에서 사용하는 사육 방법이나 도살 방식을 잘 모르셔서, 고기를 먹는 입장에서 얘네들이 최소한의 복지는 보장받고 죽었으리라 짐작할 뿐이지 그 과정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거죠.



8d347e6f31a678a2c852d4fed4c4a0fd_1499927



합법화를 해도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확신이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난점이 있죠? 


일단 사육환경의 문제예요. 식용 동물은 대개 대량사육을 하는데 개는 여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서열 관계가 있어서 무는 습성이 드러나고 활동성도 굉장히 크죠. 운송할 때도 트럭에 빽빽하게 넣는 게 기름값을 아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개들이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으면 서로 공격해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그래요. 지금도 인건비를 줄이려고 뜬장을 이용해서 배설물이 발밑으로 빠지는 ‘뻥개장’을 써요. 합법화를 한다는 건 개의 습성을 고려해 사육 기준을 세운다는 건데, 예컨대 최소한 바닥은 땅에 닿아 있어야 하고 분변은 몇 시간에 한 번은 치워야 하고 활동성을 지켜주기 위해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방침이 나와야 하거든요. 다시 말하면, 합법화가 되면 산업동물로서 개들이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기준을 만들어 지키려고 하면 한 마리당 적어도 수십만 원은 받아야 해요.


이미 사양 산업인데다 경제적인 부담까지 가중될 수밖에 없어서 합법화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말씀이군요. 개라는 종의 특수성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도살방법의 문제가 그래요. 섭취하기 위해 개를 잘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세상에 인도적인 도살이 어디 있겠냐만 각국의 수의사 협회에서 최대한 동물을 인도적으로 죽이는 방법을 오랫동안 연구해놨어요. 가령 우리나라에서도 소는 타격법(도끼를 사용하거나 압착공기 또는 탄약으로 탄봉을 돌출시켜 앞이마를 천공시키는 방법)으로 기절시켜 방혈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절단하는 위치까지 다 정해져 있거든요. 개에게 검증된 방법은 약물주입을 통한 안락사뿐인데 식용으로 유통되는 동물한테 약물을 주입하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업계는 전살법을 쓰면서 그걸 안락사라고 얘기해요. 근데 사람이 다룰 수 있을 정도의 전압을 가진 도구는 동물의 의식을 한 번에 잃게 하기 어려워요. 특히 개같이 많이 움직이는 동물이라면요. 그래서 의식과 통증이 있는 상태로 도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합법화를 한다고 하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세세한 연구가 이뤄져야 해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축종을 하나 늘리기 위해서 이런 연구가 이뤄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사람들이 단순히 생각하는 것 같이 개 식용을 합법화 해, 사육 환경을 좋게 하고, 잘 길러, 잘 죽이자. 이 식으로 갈 수 없는 거죠. 소나 닭, 돼지 같은 경우도 수백 년에 거쳐서 사육과 도살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왔어요. 여전히 영국에선 소가 도살장으로 가는 길 바닥재에 대한 연구를 많은 돈을 들여 하고 있어요. 이렇게 보면 국민의 세금을 들여 축종에 개를 포함시키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현실 가능성이 있는 일일까요? 남의 눈을 의식하며 논의하자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는 일이에요. 

 


8d347e6f31a678a2c852d4fed4c4a0fd_1499928


식용견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밟아야 할 단계들이 많을 텐데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요?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하지만 사실 반려와 식용의 경계에 놓인 개들이 훨씬 많아요.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보면 마당에 묶여서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길러지다 복날이 되면 팔려 나가는 애들도 겉보기엔 반려견이지만 실제론 식용견이에요. 상식 속의 반려견이나 식용견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애들이죠. 이렇게 개를 기르는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있어요. 저는 이런 개들의 복지가 우리나라 개들의 평균적 복지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월등히 낮아요. 이러한 인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동물복지와 관련한 발의를 하자고 하면 국회에선 개 농장을 거론하며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만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개 식용 문제 때문에 전반적인 동물 복지 수준을 올리는 데에도 제동이 걸리는 거죠. 어찌 보면 식용견 논쟁은 지엽적이에요. 찬반 논쟁도 말싸움에 준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 개만 안 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실제론 개 잘 안 먹거든요. 개 식용 문제를 더 큰 시야로, 그리고 다각도로 볼 수 있도록 논의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시리즈 | WHY NOT 

① 김동훈 변호사 "동물보호법 개정안, 식용견 문제에 도움 안 돼"

② 어웨어 이형주 대표 "왜 개만 가지고 그러느냐 묻는다면..."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곽성경

자료협조 어웨어

 

 

     좋아요 3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906&page=13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2
kamp  
처음부터 끝까지 근본적인 이유하나없고 걍  니가 싫으니까 쳐먹지 말라고 지ㅡ랄하는걸로밖어 안보이네
답글 0
포뚱우비나현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습입니다.
답글 0

이벤트 더보기

다이어리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