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만리 | ① 모든 개는 맹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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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만리 | ① 모든 개는 맹견이 될 수 있다
작성일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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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만리

① 모든 개는 맹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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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중에는 사람에게 적대적인 맹견이나 불안감을 느끼며 예민해 하는 녀석들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반려견이 사람을 해치고 싶을 정도의 적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세상에는 우리 인간을 사랑하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개들이 훨씬 더 많다. 원래 개는 그렇게 진화해 온 동물이다. 

 

그러면 왜 똑같은 개인데, 어떤 개는 부정적으로 그리고 어떤 개는 긍정적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될까? 그 원인은 강압적인 훈련, 건강 및 유전의 이유 등 여러 가지를 예상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교육을 받고 경험을 했는지의 차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차이를 만드는 교육을 ‘사회화 교육’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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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은 만들어진다

 

사회화 교육을 쉽게 설명하면, 세상의 모든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교육을 말한다. 필자는 미국에서 반려견 트레이너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곳의 개들이 내뿜는 기운을 처음 느꼈을 때 한국의 개들과 크게 달랐다. 한 마디로 느슨했다. 이는 근육이 이완되어 있다는 것이고, 편안한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다. 우리 나라의 길에서 흔히 만났던, 이빨을 보이거나 보호자의 품에서 떨고 있던 개들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세상을 편안하게 바라보느냐,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적대적으로 바라보느냐의 차이는 사회화 교육의 풍토와 방식이 만든다. 이 차이는 행복한 반려 생활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나는 그 차이를 우리 나라에 전달하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맹견이 될지 되지 않을지 향방을 정하는 것이 바로 사회화 교육이다. 그런데 이 사회화 교육이 우리 나라에선 왜곡된 채 상식처럼 전파되어 있고, 사회적으로도 뒷받침해 주는 구조도 미약하다. 그러다 보니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안타깝게도 개를 잘못 이해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불행히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에게 돌아간다.

 

이런 생각을 해 보자. 몇 가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강아지는 백신을 맞는다. 이 백신은 단돈 몇 만 원이면 해결할 수 있지만, 백신을 안 맞으면 병에 걸려 큰 돈이 들거나 때론 생명을 잃는 끔찍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사회화 교육은 이와 똑같은 개념이다. 미래에 예상되는 행동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맞는 ‘멘탈 백신’이 바로 사회화 교육인 것이다. 제대로 된 사회화 교육을 받지 않으면 어느 개든 다른 개나 사람을 공격하는 ‘맹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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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백신' 못 맞는 한국의 개들

 

많은 보호자들이 사회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잘 모른다. 몇 가지 문제점을 꼽는다. 

 

첫째, 시기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한다. 사회화는 그 교육이 가능한 시기가 정해져 있다. 보통 3주에서 8주까지 모견과 동배들 사이에서 개들 사이의 사회성을 익히고, 8주에서 16주 사이에는 사람 세상에 대한 사회성을 익힌다. 그 이후로는 사회화 교육이 가능한 정도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아무 때나 동일한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문제는 우리 나라 구조에서 강아지가 시기에 따른 올바른 사회성을 익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자는 채 4주가 되기 전에 모견과 동배로부터 분리하며 강아지를 판매자에게 넘기고, 결과적으로 개들 사이의 사회화 시기를 심각하게 단축시켜 버린다. 그리고 판매자는 가장 중요한 사회화 교육 기간에 별다른 교육 없이 강아지를 무방비로 다른 개와 사람에게 접촉시킨다. 개들 사이의 사회화도 엉망이 되고 인간 세상에 대한 인식도 왜곡된 채 일생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일부 수의사들은 5차 예방 접종이 끝나기 전까지 강아지를 외부에 데려가지 말라며, 사회화의 기회를 전면적으로 차단시킨다. 한 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이런 잘못된 사회 구조가 해외 반려견 선진국과 차이를 만든다. 시작부터 꼬여버린 사회화 때문에 많은 개들에게 느슨함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일부는 사람을 무서워하고, 일부는 공격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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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사회화는 트라우마로

 

둘째, 사회화를 무조건적인 노출로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모든 생명체에게 새로운 자극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지점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단계를 건너 뛰고 새로운 자극을 무턱대고 소개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만들기 십상이다. 물을 처음 보는 강아지에게 수영을 가르친다고 물 속에 집어 던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경험을 가진 개는 물을 만났을 때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고 심지어 공격성이 조장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회화를 가르치려 한다. 다른 개들에 대한 사회성을 키우겠다고 애견 카페를 찾아 질병, 교육 수준, 사회화 정도가 검증되지 않은 수 많은 개들 속에 자신의 반려견을 던져 넣는다. 또 길에서 만나는 모든 개들에게 인사하라며 의도적으로 갖다 붙인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성이 미숙한 반려견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회화는 더욱 엉망이 되고, 도리어 개와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자리잡게 된다. 그래서 개가 다른 개를 공격하고 다른 사람을 무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공격성이 나타난 개는 안락사까지 시키기도 한다. 나의 개가 누군가를 물어 당국에서 강제적으로 안락사를 시킨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An ounce of prevention is worth a pound of cure.(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벤자민 플랭클린의 명언이 있다. 멘탈 백신이라 할 수 있는 사회화 교육을 통해 행동적인 예방을 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필수적이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의식이 문화로 자리 잡았을 때, 사람을 두려워하여 불안해 하거나 공격하는 개들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개들과 우리 사람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 

 


시리즈 | 맹견만리

① 모든 개는 맹견이 될 수 있다

② 참된 애견인이 지참해야 할 '십개명'

③ 맹견주의보는 왜 발령됐을까

 


CREDIT

알렉스 (Alex Lee) | 반려동물 교육 인스트럭터 

그림 이현진

에디터 김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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