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우리 부부의 첫 반려묘, 평이의 특별한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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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우리 부부의 첫 반려묘, 평이의 특별한 1주년
작성일2년전

본문

 

 

이웃집 고양이

우리 부부의 첫 반려묘

평이의 특별한 1주년

 

9월 초, 아버지 축사에서 길고양이가 새끼 네 마리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다음 날 한 마리는 죽고 두 마리는 어미가 데려간 것 같은데 마지막 한 마리가 혼자 남았다며 전화를 주셨다. 하루, 이틀, 사흘... 기다려도 어미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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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 4형제 발견 당시)



해평에서 태어난 고양이 ‘평이’

 

경상북도 구미시 해평면. 축사에서 태어난 길고양이 평이는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어미 고양이로부터 버림받았다. 졸지에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고아가 되어 버린 가엾은 꼬맹이를 고민 끝에 생에 첫 고양이로 받아들이기로 한 기현 씨네 부부. 그렇게 묘연은 뜬금없이 찾아왔다. 

 

“작년 9월이었어요. 평이가 우리 식구가 된 지 벌써 1년이나 되었네요. 병원에서는 별 이상 소견이 없다는데 소변만 보고 대변은 못 봐서 배가 똥똥해져 있던 상태였지요. 풍선처럼 부푼 배 위로 배꼽손 하며 잠든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어딘가 아픈 아이여서 어미 고양이가 버린 줄 알았어요. 그 생각에 밤새 불안해서 잠도 못 자겠더라구요.”

 

검사도 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어렸던 평이는 이후 초음파 검사에서 ‘간 큰 녀석’으로 판명되었다. 5주차엔 허피스 바이러스를 앓기도 했고, 결막염 증상도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초보집사 부부를 들었다놨다 했다.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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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부터 지독한 변비냥이였어요. 중간에 설사로 한 번 갈아탔다가 다시 변비냥이 되었는데, 집에 데려온 지 딱 한 달 되는 날 혼자 모래 파고 소변을 봤어요. 첫 감자를 수확한 날이라 잊혀지질 않네요. 이틀 뒤엔 혼자서 대변까지 성공했고요. 그동안은 남편이 계속 손으로 배 마사지를 하면서 배변 유도를 했었거든요. 좋아서 만세 부를 뻔 했잖아요(웃음). 

 

얼마나 걱정이 되었으면 애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맞이한 추석에 평이 데리고 시댁엘 갔겠어요. 이동 거리도 차로 2시간이고 나름 새색시였는데 말이죠. 황당한 건 하필 시댁에서 그간 밀린 똥을 다 누고 기절하듯 잠들어 버린 거 있죠. 전날 먹인 변비약이 뒤늦게 효과를 나타낸 걸까요? 아무튼 작년 추석에 큰 웃음 주었던 평이랍니다.”

 

새벽 3시에 그루밍을 하고 새벽 6시 땡 하기가 무섭게 배고프다고 울어대는 모닝콜 같은 평이 때문에 기현 씨는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야 했다. 그래도 마냥 이쁘단다. 평이, 너 정말 집사를 제대로 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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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인 1묘 가족

 

간이 조금 큰 것 외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던 평이는 왜 버려졌을까. 어미가 데려간 두 고양이는 삼색냥이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성묘로 자란 평이의 누이들도 축사로 다시 돌아왔다. 어미 고양이는 사라졌지만. 

 

“친정아버지가 두 고양이의 사료를 챙겨주고 계세요. 모성애가 없었던 것인지 다 키울 수 없어서 평이를 두고 간 것인지는 알 수 없어요. 아파서 버려진 건 아닌 것 같아요. 명절에 시댁에 데려갔을 때 다들 너무 작아서 안쓰러워하셨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정말 폭풍성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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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에게서 너무 일찍 떨어져서일까. 성묘가 된 지금까지도 평이의 쭙쭙이 버릇은 여전했다. 인형, 옷, 사람 손 가릴 것 없이 쭙쭙쭙 해대는 모습을 보면 짠해진다고. 초보집사를 깜짝 놀라게 한 에피소드는 또 있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항상 마중 나와 있었던 평이가 그날따라 보이질 않았던 것. 급하게 방으로 들어가 찾았는데 평이가 미동도 없이 쓰러진 채 불러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응급상황이라는 생각에 몸을 세차게 흔들었더니 그제야 눈을 끔뻑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났다. 집사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들었던 녀석은 숙면 고양이. 

 

“잠도 많지만 방귀도 엄청 많이 껴요. 분유 먹을 때도 뿡뿡거렸는데, 지난 달 중성화시키고 나서도 변비가 살짝 왔어요. 그때도 걱정하는 저희 앞에서 보란 듯이 방귀뿡~ 소리와 함께 맛동산을 생산하더라구요. 평이 덕분에 많이 웃어요. 저희 부부-.”

 

기현 씨는 남편이 평이를 더 찾으니 고양이에게 1패를 당했다고 말하면서도 전혀 서운해 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행복이 가득한 2인 1묘 가족에게 저축된 시간은 이제 겨우 1년. 즐거움으로 채워질 날들이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더 많이 남아서 부러운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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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따뜻하게 지내보자

 

“지난 7월에 중성화 수술을 했어요. 남편과 저, 둘 다에게 평이는 생애 첫 반려묘라서 조그마한 일도 그냥 지나치질 못해요. 중성화 수술 후, 당일 날엔 새벽까지 남편이랑 불침번을 서면서 평이의 상태를 지켜봤답니다. 수술 부위에서 약간씩 피가 묻어 나와서 엄청 걱정되더라구요. 다행히 잘 아물었고요. 8월에 결막염을 살짝 앓은 것 외엔 현재까지 너무나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답니다.”

 

기현 씨는 평이와의 일상을 꾸준히 글로 기록해 오고 있었다. 그 추억이 첫 주부터 50주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보통 정성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도 그녀는 오히려 ‘1년간의 성장과정’을 건졌다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힘든 내색 하나 없이. 

 

평이에게 요즘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똥꼬 그루밍 좀 하자”는 것이다. 닦아주면 짜증내고 깔끔하게 뒤처리하지 않고... 이러니 계속 닦아줄 수밖에 없다고! 그래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건 ‘우리 따뜻하게 잘 지내보자!’ 는 다짐이다. 이 변치 않는 마음 덕분일까. 몸집은 많이 자랐지만 여전히 부부의 눈엔 아기 고양이 같은 평이는 오늘도 이상 무! 여전히 행복하게 잘 지낸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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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윤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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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2
bhyew****  
따뜻한 마음 느껴집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답글 0
haew****  
너무나도 예쁜글 입니다
평이는 복냥이네요
행복한 평이의 생활이 이어질 수 있도록 
두분의 삶을 축복 응원합니다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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