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달라도 너무 다른 충성이와 상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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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달라도 너무 다른 충성이와 상봉이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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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달라도 너무 다른 

충성이와 상봉이

 

반려동물 유골함을 제작중인 임효진 씨의 집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성격이 달라도 너무나 다른 충성이와 상봉이가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탑클래스 예민냥이’인 충성이와 ‘낯가림이라고는 1도 없는’ 애교쟁이 상봉이가 한 집에서 살아가는 일상은 어쩌면 미스터리.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고양이가 어떻게 한 집에서 살고 있는지 그 일상이 궁금해서 노크노크.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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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풀숲에서 울고 있던 고양이

 

아파트 단지 풀숲에서 다리에 금이 간 채 울고 있던 아기고양이 충성이는 누군가에 의해 구조되었고 곧 병원으로 옮겨졌다. 효진 씨는 마침 병원에 근무하던 친구를 통해 사연을 전해 듣고 바로 녀석을 입양했는데, 어릴 적 상처 때문인지 녀석은 아주 예민하고 까칠했다. 오로지 아버지만 따르고 아버지 곁에서만 잠드는 통에 머리맡에 침대를 만들어 잠자리를 따로 마련해줘야 할 정도였다. 사실 아버지에게 고양이는 그리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는데.

 

“처음에 아버지는 충성이를 밖으로 내보내라고 하셨어요.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죠. 그러시더니 조금 지나자 충성이를 엄청 예뻐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퇴근하셔서 항상 놀아주시고 대화도 서로 많이 하고, 이젠 새끼를 낳은 아파트 길고양이를 보시곤 입양할까? 물어보기까지 하시는 걸 보면 참 많이 변하셨어요. 충성이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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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도 짧고 간식도 잘 안 먹고 오로지 사료만 탐하는 충성이는 요즘도 아버지 옆구리에 몸을 말고 냥모나이트 자세로 잠든다. 고양이의 까칠함도 아버지의 다정함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되나보다.

 

“얼마 전에 이사를 했는데요, 그때도 아버지가 충성이 걱정을 어찌나 하시던지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이사할 집에 충성이를 제일 먼저 데려다 주고 왔거든요. 박스 안에서 하루 종일 나오지도 않고 5일 동안 밥도 제대로 안 먹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답니다. 가족들에게 충성하라고 이름도 충성이라고 지었는데 오히려 가족들이 충성하고 있는 형국이랄까요.”

 

동물에게 무관심했던 효진 씨는 집사가 되었고 아버지는 산책 나가실 때 길고양이들을 위해 간식까지 챙겨 나가실 정도로 변했다. 충성이와 5년을 함께 살았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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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뭘 하는지 항상 궁금한 상봉이

 

반면 올블랙 고양이 상봉이는 세상 호기심을 혼자 다 껴안고 살고 있는 녀석이다. 욕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자유투 자세로 잠드는가 하면 시원한 곳을 찾아 세면대에 드러눕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번 잠들면 집사가 아무리 간지럽히고 주물거려도 깨지 않는 절대강자이기도 하다. 일상을 들여다보면 개그미, 허당미가 다분했다. 

 

“자면서도 냠냠쩝쩝 거리는데 대체 무슨 꿈을 꾸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충성이가 외로울까봐 지인에게서 가정 분양 받았는데 안 친해요. 상봉이가 같이 놀자고 툭툭 건드려도 충성이는 싫어하면서 피하더라구요. 서로 싸우지는 않는데 친해질 것 같지도 않아요. 성격이 달라도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 식구 아니겠어요? 충성이와 상봉이도 그렇게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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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당냥이에 수다냥으로 세상 걱정없는 묘생을 살고 있던 상봉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던 날을 효진씨는 기억하고 있었다.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혹시 문을 연 사이에 밖으로 나갔을까봐 찾아다녔고 온 집안을 다 뒤졌는데도 상봉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도 없었다.

 

심장이 오그라들만큼 오만가지 상상을 다 펼치고 있을 때 녀석의 울음소리가 들렸던 곳은 바로 옷장 안. 이미 두 세 번이나 열어봤던 곳인데 그 속에서 잠들었을 줄 누가 알았으랴. 눈을 감고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건 상봉이가 올블랙 고양이여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릴 틈도 없이 식구들 모두 웃음꽃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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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좋아하는 집사

 

인도에서 사막여행을 했던 집사는 ‘슈퍼블룸’이라는 네이밍으로 반려동물 유골함을 만들고 있다. 사막에서 드물게 야생화가 만개하는 현상을 뜻하는 ‘슈퍼블룸’처럼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추억의 아름다움을 되새겨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인데 알음알음 주문이 많아져서 유골함 외에도 침대나 캣타워까지 만들고 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몰랐던 아이들인데, 추억을 나누고 사진 속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작업하는 내내 제게도 소중한 아이들이 되어 갑니다. 비록 처음부터 함께 할 순 없었지만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은 감사한 일이지요. 연락주시는 그 마음, 그 슬픔은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제게도 충성이와 상봉이가 있으니까요.”

 

정성들여 다듬어진 나무 상자 겉면엔 생전과 다름없는 반려동물의 모습이 새겨지고, 전하고 싶은 말이 남겨진다. 이별은 슬프지만 그녀의 작품은 아름다웠다. 아마 담긴 그 마음이 따뜻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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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봉이2호와 함께하는 상봉이. 얼굴에서 호기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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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얌전히 침대에서 잠든 충성이. 가구를 제 목적대로 써 주는 고양이라니!

 

 

CREDIT

박수현

사진 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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