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커피 말고 사료 주문하는 커피하우스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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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커피 말고 사료 주문하는 커피하우스 고양이들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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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커피 말고 사료 주문하는

커피하우스 고양이들

 

이런 입사 조건은 어떨까? 근면성실, 화려한 스펙 다 필요 없고 ‘고양이 밥 챙겨주기’​가 주요 업무로 포함된 곳. 배고픈 길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밥터가 준비되어 있는 ‘커피 하우스’가 바로 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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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 잘생긴 고양이 윤도

 

“얘, 어디 갔지? 맨날 오는데, 오늘따라 안 보이네?”

 

대구 시청 뒷길에 위치한 ‘커피하우스’의 대표 정세은 씨가 길고양이 ‘윤도’를 찾는 소리다. 회색줄무늬 고양이 윤도는 1년 넘게 이곳에서 밥을 먹고 있는 고양이 중 하나다. 배우 윤균상처럼 잘생겨서 극중(드라마 닥터스) 이름인 윤도라고 이름 붙여진 녀석은 매너도 남다르고 외모도 깔끔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찾아간 날엔 만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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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면 벌써부터 애들이 출근도장 찍듯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 차례를 기다렸다가 먹고, 남겨주고, 또 먹고 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밥을 챙겨주지 않을 수 없지요. 물론 늘 즐거울 수는 없어요. 철새처럼 겨울을 나면서 안 보이게 된 녀석들도 있거든요. 잘못되었구나! 싶어 마음이 무겁지만 그만 둘 수 없는 건 이 한 끼가 얘들에겐 생존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나타나서 조용히 밥 먹고 가는 애들인데, 미워할 이유가 없어요.”

 

동네 대장고양이인 ‘장군이’를 비롯한 동네 길고양이들은 하루 두 번 ‘커피 하우스’를 찾아온다. 잠시 닫아둔 take-out존에 부어진 고양이 사료를 아침에 먹고 사라졌다가 문을 닫는 오후 7시 즈음 다시 찾아와 먹는다. 1년 넘게 얼굴 도장을 찍고 있지만 사람 손을 탄 녀석은 없다. 길고양이로 살아가야 하는 녀석들을 굳이 길들일 필요도 없다는 것이 세은 씨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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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중심가예요. 주거와 유흥이 복합된 곳이죠. 시내 인접지역인 시청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길고양이들에게 최적의 환경은 아닌 셈이지요. 정기적으로 밥을 주고 잘해주는 사람이 있음에도 경계한다는 건 분명 해코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일 거예요. 

 

저랑 직원이 퇴근한 후,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어떤 성향의 사람들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끼는 마음은 사료와 물로만 표현하려고 해요. 대신 배고파서 서러운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길냥이 밥그릇 가져가지 마세요

 

“고양이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지요. 밥 챙기는 걸 타박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렇다고 옳다고 생각한 일을 포기할 수는 없지요. 내 가게를 찾아오는 고양이들을 다른 곳도 아닌 내 가게에서 배불리 먹여 보내겠다는데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월권입니다. ‘오늘의 생존’이 중요한 아이들에게서 밥그릇을 빼앗는 일은 너무 잔인하잖아요. 

 

가끔 그릇을 치우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때마다 ‘길냥이 밥그릇 가져가지 마세요’라고 정중하게 부탁드리고 있어요. 대신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고, 사료는 저희 커피점에만 두어서 피해를 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변의 시선에 당당하게 대응하는 밥엄마 덕분인지 이곳 고양이들은 건강해 보였다. 간혹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가 있을 때만 손을 내민다는 그녀는 입양을 보낸 예쁜 삼색 고양이 얘기와 더불어 매일매일 함께 찾아온다는 노랑 고양이 두 마리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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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인지 형제인지 자매인지 모르겠어요. 치즈 두 마리는 꼭 둘이 함께 붙어 다니는데 한 마리가 밥을 먹는 동안 꼭 다른 녀석이 망을 보더라구요. 보디가드처럼 엄청 든든해 보여요. 소심한 듯 보이는 녀석도 먼저 밥을 먹지만 꼭 남겨줘요. 서로 챙겨주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꼭 보고 가세요~ 걔네는 하루 두 번 꼭 온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침에도 사료를 두둑하게 먹고 갔다는 치즈 두 마리. 클로징 타임인 7시에 딱 맞춰서 정말 두 마리가 나타났다.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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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이는 약속이 있는 것처럼

 

치즈 두 마리가 사료와 간식 캔을 먹고 사라지자 조금 후 찰리 채플린을 닮은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름이 ‘까망이’란다. 좀처럼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녀석은 이곳에 왜 나타난 것일까. 그냥 식빵자세로 한참을 앉아만 있다. 약속이 있나? 누구를 기다리나? 궁금하게 만든 녀석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는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해가 질 때까지 오롯이 앉아만 있다. 

 

먹고 사는 일은 사람만 힘든 게 아니다. 같이 좀 먹고 살자는데 인심이 후한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커피 하우스’ 인근 주민들과 오가는 손님들에게만큼은 녀석들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

 

 

CREDIT

글 사진 박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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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1
은혜  
저도  가보고  싶은  까페네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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