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고양이' 조아연 대표 "나도 행복하고 너희도 행복하자"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지구별 고양이' 조아연 대표 "나도 행복하고 너희도 행복하자"
작성일2년전

본문

 

INTERVIEW

유기묘카페 '지구별 고양이' 조아연 대표

"나도 행복하고 너희도 행복하자"

 

 

fffbfc321ec7f2fc7e48b97f3f975212_1496795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카페 '지구별 고양이' 입구. 방묘문(고양이 안전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 고양이가 발밑을 슬그머니 지나쳐간다. 카페 직원이 안내를 계속 해주는데도 왠지 카운터에 능숙하게 걸터앉은 고양이에게 문의를 해야 할 것만 같다.

 

고양이가 자리를 양보하니, 직원의 안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소독제를 손에 뿌려야 하고, 뛰어서는 안 되며, 2층과 3층 고양이들이 섞이지 않게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용무가 급했던 어떤 손님은 모든 설명을 듣고서야 부랴부랴 화장실로 향할 수 있었다.

 

'지구별 고양이'는 직원의 안내를 신중히 따르기를 요구한다. 이곳은 사람에게 버려지거나 길 위에서 학대당한 고양이들이 살아가는 유기묘카페여서다. '지구별 고양이'에서는 고양이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fffbfc321ec7f2fc7e48b97f3f975212_1496795 

 

 

몸과 마음에 상처받은 아이들의 안식처

 

'지구별 고양이'에서 만난 유기묘 '윙크'는 마치 윙크하듯 한쪽 눈을 찡긋 감고 있다. 자세히 보면 왼쪽 눈이 없다. 학대로 인해 한쪽 눈이 빠진 채 구조된 ‘윙크’에게 사람은 아직 무서운 존재다. 검은 고양이 '페페'는 카리스마 있는 외모와 달리 먼저 사람을 반긴다. ‘페페’의 한쪽 이마는 움푹 파였고 상처 난 자리에는 털이 자라지 않는다. 염산테러를 당한 '하비'의 구조 당시 사진은 참담하다. '하비 보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녀석은 카페에 잘 적응해 살고 있다. 마냥 건강해 보이는 다른 고양이들도 저마다 아픈 사연으로 모였다.

 

조아연 '지구별 고양이' 대표는 5년 전, 운영하던 가게에 학대당한 고양이를 들이면서 유기묘 카페를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집에서 꾸준히 강아지를 키워왔으나 고양이는 낯설고 무서워했던 그는 우연히 다친 고양이를 구조해 치료하고, 이후 입양까지 보내 아이가 잘 지내는 모습에 보람을 느껴 고양이들과의 연을 끊지 못했다.

 

 

5d8ace5d902260fad7351ab48072f101_1496991
 

  

"다시는 고양이 구조를 말아야지 마음먹고 고양이 관련 카페와 애플리케이션을 다 탈퇴한 적도 있어요. 이제 더는 불쌍한 고양이를 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고양이와 전혀 상관없는 육아 관련 온라인카페에 고양이가 죽어간다는 글을 읽고는 찾아가 구해낸 게 지금까지 온 거죠. 가망 없어 보여 손에서 내려놓으려는데 물도 넘기지 못하던 아이가 제 손을 꽉 무는 거예요. 피가 줄줄 날 정도로요. 살겠다는 의지로 느꼈어요. 꽤 오랜 기간 치료해 살아났고 이름이 '우유'예요. 제가 ‘우유’한테 그래요.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고.(웃음)"

 

누군가는 '우유'의 머리를 돌로 내리쳤고, 누군가는 '우유'를 살리겠다고 번 돈을 치료비와 평생 약값으로 쓰고 있다. '우유'만이 아니다. 카페의 고양이 26마리와 집에 함께 사는 강아지와 고양이 8마리도 조 대표가 보살피고 있다. 버겁지는 않을지 싶은데 조 대표는 씩씩하다.

 

 

fffbfc321ec7f2fc7e48b97f3f975212_1496795
 

 

fffbfc321ec7f2fc7e48b97f3f975212_1496796
 

 

"제가 고양이들한테 얘기하는 게 있어요. '나도 행복하고 너희도 행복하자'고요. 버리고, 또 학대하는 사람들이 멈추지 않는 한 이 일은 끝나지 않아요. 아는 캣맘들의 집도 구조된 고양이들로 포화상태이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꿈을 꾸고 있어요. 장차 동물입양센터와 동물병원을 짓는 게 꿈이에요. 오늘 로또도 샀어요. 하하."

 

 

버린 사람은 없는데 아이들은 어디에서 왔나

 

'지구별 고양이'에는 입양을 하겠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 대표는 일을 마치고 와서도 입양심사로 쉴 틈이 없다.

 

"고양이를 키워 좋은 점보다 포기해야 할 점부터 얘기해드려요. 제 얘기를 듣고 10명 중 8명은 입양을 포기하죠. 여러 번 미팅을 거치는데 '불쌍한 유기묘 입양해주겠다는데 조건이 왜 이렇게 까다로우냐'고 핀잔을 주는 분도 더러 있어요. 쉽게 들여서 쉽게 버리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싶었고, 다시 누군가에게 보내지 않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게 됐죠."

 

 

fffbfc321ec7f2fc7e48b97f3f975212_1496795
 

| 구조 전후의 모습. 사랑받으면 예뻐진다.

 

 

카페 수익금은 유기묘 구조활동에 필요한 치료비를 비롯해 중성화수술, 예방접종, 관리비 등으로 쓰인다. 모자란 비용은 조 대표가 운영 중인 다른 음식점 매출로 충당한다.

 

조 대표는 "모든 고양이를 내가 다 구할 수는 없다“며 ”불쌍한 아이를 만날까 싶어 밤엔 골목길도 안 다니고 검정 비닐봉지만 봐도 놀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야옹' 소리가 나지는 않는지 귀는 열려 있고 차량에는 고양이 이동가방을 항상 갖고 다닌다"며 만면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버렸다고는 않는, 말 못할 사연을 품은 거리의 수많은 생명은 그렇게 조 대표를 만나 온기를 되찾고 있었다.

 


CREDIT

글 사진 유성희 | 객원기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좋아요 18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794&sca=I+am+%EB%A6%AC%ED%8F%AC%ED%84%B0&page=8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1
김지연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사랑전해주려 가고싶네요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사장님 고맙습니다
답글 0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