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참외밭 고양이, 몽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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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참외밭 고양이, 몽실이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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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경산 참외단지에서 만나다

참외밭 고양이, 몽실이

 

노오란 참외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경산 참외단지. 달달한 향 가득한 곳에서 만난 몽실이는 야물딱지게 꼬물이들에게 수유 중인 출산묘. 참외색보다 더 짙은 호박색 눈동자가 매력적인 몽실이는 어떻게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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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참외단지 12번 하우스

 

경산 하양에서 영대방면 차도 양 옆으로 노란 색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경산 참외단지다. 산지에서 수확한 싱싱한 참외를 인심 넉넉하게 담아주기 때문인지 갓길 옆으로 줄줄이 차를 세우고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 곳. 얼마 전 출산한 고양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발빠르게 찾아갔다.

 

참외단지 12번 하우스에 눌러앉은 몽실이는 길 출신의 턱시도 고양이다. 넉살좋은 강아지인 누렁이 밥이 탐났던 것인지 어느 날부터 나타나 참외판매 파렛트 아래쪽 공간에 자리를 잡은 몽실이를 아주머니는 내칠 수 없었다고 한다.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까지 찾아온 것을 보면 무슨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사료를 챙겨주었더니 외출냥이처럼 들락날락하던 녀석의 배가 꽤 불러 온다 싶었는데, ‘살이 찌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임신이었다.

 

“아휴, 순해요~ 순해 터졌어. 이쁘기는 또 얼마나 이쁜지. 밥 챙겨줬다고 여기서 안심하고 애 낳았나봐. 그러니 우짜노~ 잘 챙겨먹여야지.”

 

몽실이는 정말 12번 하우스에서 새끼를 낳았다. 참외를 판매하는 가판대와 비닐하우스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컨테이너집 안에서. 열린 서랍장 속이 가장 안전해 보였던 것일까. 그 속에서 아직 눈도 못 뜬 새끼 고양이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엉뚱한데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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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고양이든


참외를 구매하기 위해 차를 멈추었다가 고양이를 발견하고 놀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보다는 예뻐해주는 사람들이 많았고, 간혹 사료나 간식거리를 챙겨주는 고마운 손님들도 있다. 가격을 묻고 계산하고 떠나가는 관계에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온기가 입혀졌다.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이젠 몽실이의 안부를 물으며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생겼다. 

 

“한번 봐요.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순해서 물거나 할퀴지도 않는다니까. 만져봐도 돼요. 꼬물이들 아직 눈도 안 떴죠? 어떻게 그 안에 들어가서 낳을 생각을 했을까? 봐도봐도 신기한 애라니까요.”

 

마침 수유 중이던 몽실이는 짙은 호박색 눈동자를 더 크게 떴다. 엄마와 달리 아기 고양이들은 아직 눈도 못 뜬 채 엄마 젖을 찾아 꼬물거리고 있었다. 모두 몽실이를 닮았다. 까만색과 흰색이 군데군데 섞인 꼬맹이들도 호박색 눈동자일까. 좁은 서랍 안이 꽤나 불편할텐데 수유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자세를 바꾸는 법이 없었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엄마라는 존재는 참으로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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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자 서랍 속에서 아기 고양이들에게 젖을 물리는 몽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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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고양이들은 따뜻한 사랑 속에서 자라는 중이다

 

 

따스함이 깃든 시골 인심

 

슬쩍 들이미는 낯선 사람을 손길에도 골골송을 불러대는 순한 고양이. 도심의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버텨내지 못할 몽실이가 경산의 참외단지 안에서 터를 잡게 된 건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른다. 비교적 경쟁할 길고양이도 없어 보이고 굶주릴 걱정도 덜었다. 다만 로드킬만 주의한다면.

 

고양이캔 몇 개를 건넸다고 봉지가 터질 만큼 참외를 담아주시는 시골 인심. 이 따스함에 반해 몽실이가 12번 하우스에서 살기로 결심했나보다. 차가운 길 생활, 채워지지 않는 허기,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작은 길고양이에게 손 내밀어준 이는 12번 하우스 아주머니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다음에 또 보러 와요. 아기 고양이들이 눈뜨면 엄청 귀여울 거예요. 혹시 입양할 사람 있으면 소개 좀 시켜주고. 아무리 그래도 밖에서 사는 것 보다는 집 안에서 사는 편이 더 좋을 거 같아, 쟤들도.”

 

참외보다 몽실이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던 12번 하우스. 꼬물이 대란 속에서 길고양이 몽실이도 몸을 풀었다. 똑똑하게도 안전한 장소를 찾아 무사히 출산했다. 이제는 잘 기를 일만 남았다. 다음에 방문하면 똥꼬발랄한 아기 고양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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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넉살 좋은 강아지, 누렁이. 아기 고양이들이 잘 크도록 지켜주지 않을까?

 

 

CREDIT

글 사진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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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1
 
너무 귀엽고이쁘고  새끼 키우는모습이 대견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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