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고양이] 동성로 로데오 골목에서, 함께 맞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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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동성로 로데오 골목에서, 함께 맞는 봄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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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동성로 로데오 골목에서, 함께 맞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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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태어나는 생명은 없다. ‘똘똘이’라 불리는 노란 고양이에게도 분명히 엄마가 있었고, 여러 형제가 있었다. 하지만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노란 고양이를 품어준 밥엄마의 손길이 있었다는 것. 길고양이 4년차인 똘똘이와 밥엄마가 함께 기다리는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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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오 골목의 노란 고양이

 

로데오 골목 안 ‘버스 소주방’은 실제 버스를 활용해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똘똘이’는 바로 그 인근에 살고 있다.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아주머니 곁에서 잠을 자고 있는 노란 고양이 한 마리. 작은 컨테이너 상점 안에 고양이가 잠들어 있을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작게 탄성을 질렀다. 

 

“똘똘이는 참 똑똑해. 말귀도 잘 알아듣고 순둥순둥해서 손님들도 좋아하고. 요샌 똘똘이 보러 오는 손님들도 꽤 있어. 우리 똘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 나야 더 바랄 것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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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쓰다듬는 손길에 제 머리를 맡긴 채, 똘똘이는 이곳에서 4년을 살았다. 처음에는 엄마도 있었고 함께 어울려 놀던 형제들도 있었지만 이제 그들은 사라지고 없다. 시내 중심가인 동성로에 길고양이를 잡기 위해 약을 놓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짧은 길고양이들의 생이 더 짧아져 버렸다.

 

“밥을 먹으러 오는 고양이들이 꽤 여럿 있었는데 지금은 죄다 죽고 없어. 약 때문에 애꿎은 목숨이 몇이나 생을 달리 했는지 몰라. 고양이들은 그저 밥 좀 먹고 살겠다는데…” 눈물이 가득 고인 마음을 알아챘는지 어느새 똘똘이가 아주머니 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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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속에 남겨진 아이들


아기 고양이 세 마리를 데리고 종종 걸음으로 이동하던 고양이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든 건 자동차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어미 고양이는 그렇게 자식을 잃었다. 둘은 그 자리에서 죽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엄마와 헤어져 소식을 알 길이 없다. 만약 똘똘이가 아주머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 짙은 노란색 고양이가 똘똘이 엄마야. 예쁘지? 이렇게 일찍 가버릴 줄 알았다면 맛난 거 더 많이 챙겨주고 더 부지런하게 찍어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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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사진 속에는 아기 고양이를 길에서 잃고 몇날 며칠을 찾아다니며 울었다던 어미 고양이 사진, 그 어미 고양이와 함께 찍은 똘똘이의 모습이 있었다. 8~9년간이나 밥을 챙겼던 삼색 고양이 ‘미림이’는 사진 속에서 예쁘게 식빵을 굽고 있다. 아주머니는 이 예쁜 녀석들이 하나 둘 씩, 쓰러져 갈 때마다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정말 사람보다 낫다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야. 떠나보낼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말로는 다 못해. 안 보내본 사람은 이 심정 모를 거야.”

 

이별이 생채기를 남겨도 거리에 또 새로운 고양이들이 나타나면 더 부지런하게 밥을 챙기게 되신다는 아주머니. 그 한 끼가 고양이들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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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가 기다리는 봄


최근 밤마다 찾아와 함께 잠들던 작은 태비 고양이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났다. 약을 먹은 상태로 겨우겨우 기어와선 기어이 쓰러져버렸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똘똘이는 친구들이 찾아오면 내치는 일 없이 받아주는 마음 따뜻한 고양이다. 인심 또한 후하다. 배가 고파서 찾아오는 길친구들에게 제 사료를 양보하는 건 물론 추위를 참지 못해 가게로 들어오면 잠자리도 나누어준다. 4년 째, 사람엄마 품에서 따뜻한 겨울을 나면서 보고 배운 건 ‘함께 해야 따뜻하다’는 이치였을까. 오늘 본 친구를 내일은 만날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므로. 

 

자다 깨서 눈을 끔뻑끔뻑이며 반겨주던 로데오거리의 노란 고양이 똘똘이. 어쩌면 똘똘이는 운이 좋은 아이인지도 모른다. 올 봄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고양이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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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사진 박수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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