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대 만화카페 '다락방'에서 만난 고양이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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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대 만화카페 '다락방'에서 만난 고양이 삼총사
작성일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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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영대 만화카페 '다락방'에서 만난 

고양이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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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발길 닿는 곳곳에서 고양이나 강아지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반려’라는 말이 뿌리를 내린 것처럼 어느새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소중한 그들. 추운 날씨조차 녹여줄만큼 사랑스러운 온기를 뿜어내는 고양이 삼총사 셋을 만나기 위해 만화카페 ‘다락방’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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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고양이, 봉자

 

소심한 고양이 봉자는 뽀얀 털색과 시크한 표정 탓에 종종 도도하다는 오해를 산다. 사실 겁이 많아서 피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겁은 나지만 사람구경은 재미난 고양이 봉자. 경북 경산의 한 대학가 만화 카페 1호 고양이로 살고 있다. 

 

‘다락방’ 사장님인 김진호씨는 어느 날 지인에게 지속적으로 파양당해왔던 터키쉬앙고라 고양이 한 마리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는데 그 지인 역시 일상이 바빠 고양이 ‘봉자’를 잘 챙겨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마침 금융맨으로서의 삶을 접고 그토록 원했던 만화카페를 연 시점이라 ‘봉자’를 데려오기로 한 것. 그렇게 진호씨와 봉자는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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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데려온 첫 번째 고양이가 바로 봉자에요. 이렇게 순하고 예쁜 녀석이 왜 파양당했을까? 살펴보니 얘는 only 사람만 좋아하더라고요. 콩이, 달이랑도 큰 싸움 없이 같은 영역권에서 잘 지내고는 있지만 무리지어 어울리기 보다는 제 주변을 맴돌며 하루를 보냅니다. 아마 고양이가 많은 집에서는 잘 지내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어지더라고요. 간혹 외모와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처음부터 봉자여서 그냥 봉자예요.(웃음) 아마 봉지를 좋아해서 봉자가 되지 않았나?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긴 합니다. 하하하”

 

미모가 갑인 고양이 봉자는 어린 달이와 콩이를 휘어잡고 살만도 한데, 오히려 간식이나 사료를 먹을 때면 뒤로 물러서서 양보하는 편이라고 하니 소통지수는 약간 낮아도 배려지수가 높다면 함께 살기에 문제없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봉자’의 경우였다. 파양! 고양이의 문제가 아니라 역시 사람의 문제였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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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묘 달이와 콩이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만 24시간 풀타임으로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고양이 가족으로 채워줄까 싶은 마음에 둘째, 셋째로 입양한 녀석들이 바로 비글묘 달이와 콩이. 봉자의 마음 어딘가엔 파양의 상처가 있지 않을까 싶어 늘 마음 쓰였다는 진호씨는 ‘포인핸드’를 통해 코숏 두 마리를 데려왔고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다가서진 않았지만 봉자도 슬금슬금 곁을 주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했다. 

 

동물보호소의 철장을 부여잡고 “나를 좀 데려가요!!! 나 좀 꺼내줘요!!” 울부짖던 꼬맹이들이 2017년 4월과 5월에 3살이 된다. 다락방에 처음 왔을 땐 겨우 2개월 가량이었던 녀석들이...! 시간의 탑이 쌓여온 만큼 서로간의 신뢰도 익숙해져갔던 것일까. 아주 오래된 연인들처럼 세 녀석은 서로 익숙해져 편안한 모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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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에서 한자씩 따와서 달이와 콩이로 지은 녀석들인데, 조용한 봉자와 달리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들이에요. 특히 달이는 애교가 엄청나서 손님들을 졸졸 따라다니고요, 말도 엄청나게 많아서 수다스럽지요. 어떤 날엔 하루종일 깡알거릴 때도 있답니다. 

 

보호소에선 올블랙 한 배 자매가 같이 있었는데 따로 입양 갔어요. 함께 있던 기억 때문인지 달이는 지금도 고양이든, 사람이든 붙어 지내는 걸 좋아하죠. 콩이는 식탐 대마왕인데 간식도 물고 가서 숨어서 먹곤 했어요. 또 활동량은 거의 고양이계의 홍길동이라고나 할까요?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심심할 틈이 없답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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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였을까. 손님으로 오다가 녀석들과 정이 들어서 아예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다락방을 폐업하게 될 경우 고양이들을 입양하고 싶다는 손님들도 있다. 그만큼 사랑받고 있지만 진호씨는 이 세 마리를 끝까지 케어할 생각이다. 

 

공간이 넓어도 더 이상 고양이를 데려오지 않는 것은 책임질 수 있는 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책임감 있는 집사여서 더 믿음이 가는 진호씨의 다락방엔 이제 만화를 보러오는 손님만큼이나 고양이를 만나러 오는 손님들도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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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으로…

 

오래된 종이 냄새가 콤콤하게 코밑을 찌르는 좁고 오래된 만화방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대학가에 위치한 ‘다락방’은 책이 많은 카페에 온 것처럼 쾌적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므로. 특히 주말에는 줄서서 웨이팅을 해야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런데 손님이 많아도 고양이들은 제 할 일을 한다. 벽에 붙여놓은 안내글에서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편한 자리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만화 삼매경에 빠져 있는 커플을 조용히 쳐다보기도 하면서. 혹여 혼자 와서 외로워 보이는 손님 곁에 가선 조용히 동석을 하면서 만화 카페 관리를 톡톡히 하고 있는 기특한 녀석들. 물론 고양이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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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오시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에요. 물론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는 고양이가 있는 가게여서 한두 번쯤 마주칠 수도 있다고 주의는 드리고 있어요. 고양이라는 동물이 원래 잠을 자는 시간도 길고 초면에 곁으로 막 다가오는 녀석들이 아니어서 불편할 일은 일어나지 않지요.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긴 해요. 하지만 그 사람들 때문에 녀석들을 가두어 둔다거나 파양할 이유는 없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가게가 있을까요?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그 점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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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차이는 존중하면서도 공존의 자연스러움 또한 인정받고 있는 곳이 바로 ‘다락방’인 셈이다. 고양이가 무섭다는 커플은 만화책을 고르기 위해 책장 근처에 갔다가 지나가는 달이를 보고 벽에 바짝 붙어 있다가 서로 웃음을 터트린 적도 있다고 한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가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그는 말했다. ​ 

 

“어릴 때 콩이는 높은 레일등 위로 올라가서는 내려오지 못해 냥냥거리기도 했고, 열린 문틈으로 탈출했다가 건물 아래층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난 적도 있어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다 추억으로 남겨졌기 때문일 겁니다. 손님들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인생의 단 한 순간, 몇 시간뿐이지만 만화와 고양이는 추억으로 남겨지는 거죠. 그래서 이 공간이 참 소중합니다. 바쁘게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을 이곳에서 채워가고 있지요. 저 녀석들도 그렇겠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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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노랑이, 삼색 고양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대 만화 카페 <다락방>에서 만난 고양이 삼총사는 행복지수가 높은 고양이들이었다. 주어진 인생에 만족하며 산다는 것은 인간에게도 참 어려운 숙제인데, 녀석들은 현명하게도 그 숙제를 잘 풀어가고 있는 듯 했다. 매일매일. 

 

 

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박수현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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