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의 가치, 스프링키친의 고양이들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공유의 가치, 스프링키친의 고양이들
작성일3년전

본문


중심가와 인접한 삼덕동의 고즈넉한 골목길 안쪽, '스프링키친'에 불이 켜진다.
가게 앞 대기의자 밑엔 그림처럼 고양이 두 마리가 얼른 와 눕는다.
마치 어제도 그러했고 내일도 그럴 것처럼, 자연스럽게.


박수현  사진 박수현 강청아

 

 

49a3157400b062e6cb3203a62b4312b2_1471829

 

공유할 수 있는 가치 창조를 꿈꾸는 청년 CEO

'스프링키친'이 삼덕동 골목 안에 자리 잡은 지 4년째. 정재헌 대표는 오늘도 초심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친구들이 고민하는 동안 '애망원'으로 봉사를 다니며 고2, 고3 시기를 보냈던 그의 선택은 어느 학교, 어느 학과가 아닌 '함께하는 가치'를 만드는 것에 닿아 있었다.

"애망원에서 몸이 불편한 친구를 만났어요. 움직일 수 없는 몸 안에 정신마저 갇혀 게임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사회가 되려면 먼저 좋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집중했습니다. NGO 활동가를 목표로 두고 틈틈이 헌혈도 하고 꾸준히 후원도 하면서요. 현재는 플랜코리아를 통해 결연을 맺은 아동을 돕고 있는데 그 아이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해주길 바라고 있답니다. 이 작은 노력들이 사회의 선순환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있거든요."

그가 원하는 '선순환'은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지구 위의 모든 것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원하기에 어느 날 가게 앞으로 찾아온 길고양이들에게도 밥과 쉼터를 내어주게 되었노라고, 남다른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30대 청년 CEO는 말했다. 

 

49a3157400b062e6cb3203a62b4312b2_1471829 

 
건물주도 캣맘인 훈훈한 골목

옆집에서 밥을 먹던 고양이가 건너오더니 금세 다른 고양이까지 데려오고, 새끼를 낳은 뒤엔 밥터를 물려주고, 이후 또 다른 고양이들로 세대교체가 되어가는 4년간의 과정을 봐 온 정 대표. 근처의 빈 집인 한옥에서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중 고정 고객은 '얼룩이'와 '검둥이' 두 녀석이다.

"눈빛이 에메랄드 빛깔이라 이름을 에메랄드로 지었던 녀석이 남기고 간 새끼 고양이 세 마리 중 남은 두 마리예요. 젖소무늬 고양이를 '검둥이', 삼색 고양이를 '얼룩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오픈할 때를 기다려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함께 들어와서 아침을 먹고 잠시 쉬다가 나갑니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그늘에서 쉬는지 낮 시간 때엔 좀처럼 보이질 않아요. 대신 마감 때는 꼭 찾아와서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눈인사를 건네며 간식을 챙겨먹고 가요. 위로받고 있다고 할까요?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개에게 다가오는 매력이 있다면 고양이는 챙겨주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아요."

대기 의자 아래 외에도 건물 주차장 한 편에 밥터를 둘 수 있었던 것 역시 건물주가 캣맘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숨어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 역시 사회 선순환의 연장선이라고 말하는 그는 인간만 좋아지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좋아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한다.

 

49a3157400b062e6cb3203a62b4312b2_1471829 

 
아들, 어머니를 더 이해하며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붙어있는 시간이 길면 싸우기 마련인데 하물며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경상도 아들과 어머니가 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붙어 지내다니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역시 남달랐다.

"오히려 어머니를 더 잘 알아가는 시간이에요. 인간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더 많이 발견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어떻게 어머니를 대해야 할지 고민되기도 했지만 어머니가 저보다 더 지혜로우신 분이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게를 내면서 어머니의 솜씨가 필요해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말씀드리길 잘했다 싶습니다. 고양이들이 찾아오면 소녀같이 반기시는 모습도 집에선 몰랐던 모습이지요.(웃음)"

스프링키친에서 만드는 햄버거 스테이크, 샐러드, 라이스 등등에는 '홈메이드'라는 표식이 붙어 있는데 요리를 담당하고 계신 그의 어머니가 김치까지 직접 담그면서 손수 만드시는 음식들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먹어왔던 건강한 먹거리라 부끄럽지 않게 내어놓고 있다고.

 

49a3157400b062e6cb3203a62b4312b2_1471829 

 

"'임재양 외과'란 곳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좋은 음식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라고요.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해진 사람들이 결국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계셨어요. 선생님 역시 그렇게 실천하며 살아가고 계신 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정성을 들여 홈메이드 음식을 내어놓고 있습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가치를 위해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정재헌 대표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휴식보다 어머니가 더 많이 쉬셔야 한다며 미안함을 드러내고, 베이시스트로 밴드 활동을 하면서 휴일을 보낸다며 즐거움을 드러내고, 요즘 얼룩이 턱이 안 좋아 보인다며 걱정을 드러내는 그에게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곳의 고양이들이 더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좋아요 1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614&sca=I+am+%EB%A6%AC%ED%8F%AC%ED%84%B0&page=11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0

이 글에 첫 번째 의견을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문화/행사 더보기

주간 인기 뉴스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