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해진 장군이 하우스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더 행복해진 장군이 하우스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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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코끼리 덤보같이 팔랑팔랑 커다란 귀털, 반짝반짝 포도알처럼 빛나는 눈망울, 발랄하게 쭈욱 내밀어진 혀, 인형처럼 작고 앙증맞았던 꼬마 장군이가 벌써 여섯 살. 육아견, 자급자족(?)견, 웃음유발견, 모델견으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파피용 장군이가 사람나이로 벌써 40줄에 접어들었다.

 

 박수현  사진 승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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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해진

 

커다란 귀 덕분에 프랑스어로 '나비'라는 뜻의 '파피용'이라 불리는 견종은 귀털이 참 인상적이다. 그런데 그 털을 깎고 보면 귀 사이즈도 만만치 않게 크다. 금방이라도 펄럭이며 날아갈 것처럼. 주변에서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견종이 아니어서 더 눈에 띄인다. 언제봐도 또 보고 싶게 만드는 새우 과자같은 녀석인 장군이는. 

 

"처음 데려올 때 500g도 안되는 작은 녀석이었어요. 한 손에도 올려 놓을 수 있는 그런 강아지였죠. 눈물 자국이 선명했던 모습이 기억에 선하네요. 남편 직장 때문에 전주에 가서 살게 되었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집에 있으려니 참 쓸쓸했어요. 그래서 데려오게 되었어요, 울 장군이. 

 

오랜 소원이 ‘강아지 끝까지 키우기’였기에 어떤 녀석을 데려와도 가족으로 그 책임을 끝까지 다하리라 마음먹고 있던 참이었지요. 딱히 파피용을 선호한 것은 아니었지만 인연은 그렇게 장군이와 이어졌네요.(웃음) 사실 처음에 눈에 들어온 아이는 갈색 파피용이었지만 아저씨가 안아보라며 장군이를 품에 쏘옥 넣어 주시더라구요. 이미 안았던 아이를 차마 내려놓을 수 없어서 그대로 데려와버렸어요."

 

갈색, 검은색, 삼색의 옷을 입고 있다는 파피용 중 갈색의 아빠견과 삼색의 엄마견 피를 이어받아 외탁을 택한 삼색 강아지가 바로 장군이. 남편의 성씨를 따라 '장'씨를 붙이고 수컷 강아지라서 '+군'이 붙어 '장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Mr.장'은 올해로 여섯 살의 해를 살고 있다.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빛나는 외모에 어떤 각도에서 찍혀도 굴욕샷이 없는 장군이라서 여섯 해 동안 부러울 만큼 특별한 추억들을 많이 쌓으며 살아왔다. 견공계의 미친 존재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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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라이어티해진

 

EBS 딩동댕 유치원에 '준우군'이 아닌 '장군이'가 출연했다

2015년이었으니 벌써 작년일이네요. "요술강아지 크레멍"이라는 코너에 출연했었어요. 강아지의 시선에서 이뤄지는 코너라 어린이 프로그램인데도 준우가 아닌 장군이를 촬영했었지요. 이사 직전에 찍게 되어 정신이 없었는데도 재미나게 촬영했어요. 식구들도 살짝 함께 등장했구요. 장군이 덕분이지요.(웃음). 

 

장군이 덕분에 변화된 것들

뭐, 너무 많아서요. 우선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 생겼어요. 장군이 방석을 만들어주다가 <행복해진 핸드메이드샵>이라는 이름으로 강아지 방석을 만들게 되었구요, 공중파 출연도 하고 매거진(매거진P 2012년 잡지 촬영)에 실리기도 했고 남편 외엔 아는 사람이 없어 집에 홀로 있어야 했던 시간 대신 장군이로 인해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과 좋은 인맥이 이어져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요.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매일의 추억쌓기에도 장군이 이야기는 빠지지 않아요. 빼놓을 수 없죠. 장군이는 우리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니까요.

 

파워리뷰 블로거이신 줄 알았어요

오우, 아니에요. 본업은 핸드메이더에요. 출산과 육아 때문에 잠시 손놓고 있지만요. 가끔 주문할 수 있냐고 물어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아, 맞다!! 나, <행복해진 핸드메이샵>이 본업인데' 각성하곤 하지요. 

 

준우군(아들)과 뚜블리(딸)이 태어나면서 장군이 성격의 변화가 있었다면

딱히 질투를 한다거나 들이대며 좋아한다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어요. 원래 성격이 좀 시크했던 개(?)여서 '너는 너! 나는 나'인 듯해요. 다만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해서 산책 나갈 때도 같이 즐겁게, 집 안에서도 함께 끼여서...그냥 식구에요, 식구! 찍힌 사진 속에서 찾아보면 늘 함께 찍혀 있는 그런 식구죠, 울 장군이는. 

 

굳이 변한 행동을 찾아보자면 애교가 좀 늘었다고나 할까요. 요즘은 누가 오면 얼른 무릎 위로 안기곤 해요. 나이들수록 애교지수가 높아지고 있나봐요. 그 모습이 짠할 때도 있지만 육아견, 접대견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답니다. 내 강아지, 장군이는요~

 

장군이가 좋아하는 것들

먹는 거 제일 좋아해요(큰웃음). 잘 먹고 잘 자고… 건강의 비결은 거기에서부터 비롯된다고나 할까요. 그 다음은 인형류의 장난감이나 공인데, '집착견'이라고 글 올린 적이 있을만큼 집요한 구석이 있어요. 아들 준우가 잠든 것도 모르고 그 곁에 장난감 캡슐을 가져다 놓고 같이 놀자고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곁에 다가갔더니 '엄마, 얘가 안 던져줘요~'라는 표정으로 눈빛항의를 막 하는데 어찌나 우습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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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장군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지인들은 없었나요

시댁이고 친정이고 장군이를 너무너무 애정하시는 분들이라 딱히 그런 말을 듣진 않았어요. 사실 친정 엄마가 개를 싫어하셔서 평소 개를 키우는 집에 가셔서는 식사도 안하고 오시는 편이셨는데 장군이를 반려하면서 몰래 맛난 것도 막 챙겨주시고 품으로 파고드는 녀석을 토닥토닥해주시면서 180도 변하셨어요. 얼마나 예뻐하시는지 몰라요. 

 

임신했다고 하니깐 강아지는 어떡할 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긴 했지만 장군이를 데려올 때 끝까지 키울 결심을 하고 데려온 것인만큼 0.5%도 고민할 일이 아니었어요. 시댁쪽 친척분 중 걱정하는 분이 있긴 했지만 장군이 없이 <행복해진 핸드메이드샵>을 운영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답변드렸더니 그 다음부터는 별말씀 없으시더라구요(웃음).

 

장군이에게도 흑역사의 순간이...

없을 리 없지요. 있어요. 조수석에 쉬야를 하고 차 밖으로 쫓겨난 모습이 찍힌 사진도 있고요, 태어나는 아기를 위해 럭셔리한 털들을 포기하고 올빡이 된 적도 있지요. 지금봐도 웃음이 나는 더벅머리 시절도 있었는데 가장 놀라운 흑역사는 일곱 번째 미용을 한 후였어요. 낯선 강아지 보듯 흠칫흠칫 놀라곤 했었네요. 그 이상했던 모습에. 

 

참, 테이블 위에 똥산 일도 있었어요. 벌초 다녀오면서 남편이 가져온 호두알을 잘 가지고 놀길래 장난감 삼아 던져주고 외출했는데 돌아왔더니 호두알 몇 개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무심코 보며 지나쳤는데 몇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남편이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장군이 여기에 똥쌌어'라구요. 갑자기 당한 응가 퍼포먼스에 남편과 둘이서 배잡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딱 호두알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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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장군이도 아픈 적이 있었네요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어요. 지금 떠올려도 가슴을 쓸어내려야할만큼 놀랐어요, 진심! 검사결과 장군이는 다른 개들에 비해 간이 작은 편이어서 '간문맥단락'(간으로 가는 혈관이상으로 암모니아 해독이 어려워 여러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의심된다고 하시더라구요. 대부분 선천적인 요인이 큰 만큼 지병처럼 조심 또 조심하며 지켜봐야한답니다. 원인을 알아도 딱히 해 줄 게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나이도 있고 사람처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수술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요. 

 

얼마 전 남편이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장군이가 40대라고 하더라구요. 잠시 울컥했지만 함께한 시간보다 함께할 시간이 아직 더 많이 남아 있으니까 더더더 많이 사랑해주자고 가족끼리 약속했어요.

 

남편과 장군이

처음 장군이를 분양받아 올 때 상의 없이 데려왔어요. 퇴근 후 집에 와서 장군이를 발견하곤 내뱉은 첫마디가 "죽으면 어떻게 하려고?"였지요. 안 돼! 강아지네? 이런 반응을 예상했었는데 깜짝 놀랐지 뭐예요. 아직 아기 강아지인데 죽는다고 먼저 얘기하냐며 제가 막 뭐라그랬더니 머리를 긁적긁적 하더라구요. 이별할 때 너무 슬플까봐 짧은 순간에 그 끝까지 생각했었나봐요, 남편은. 

 

지금 둘은 찰떡같이 붙어 다녀요. 같이 낮잠도 자고 신나게 산책도 다니고 있어요. 장군이 장난감도 곧 잘 사다주곤 하죠. 함께한 추억이 참 많아요, 지난 6년 동안. 자동차 극장에 가서 영화도 같이 봤고 대구까지 버스여행도 했고(물론 이후 멀미로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매년 꼬박꼬박 생일상도 받고 있고, 가족 캠핑에도 빠지질 않았지요.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살거에요,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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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블리해진

 

나이가 든다는 건 서글픈 일 중 하나다. 사람의 마음도 이러할진데 견생이라고 다를까 싶다. 하지만 혜진씨네 장군이는 나이를 잊고 사는 듯 했다. 마음의 나이가 멈추어버린 것일까. 그 파릇파릇한 마음이 얼굴로 드러나 장군이는 언제나 아기 강아지처럼 해맑게 웃고 있다. 더운 날씨에도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며 산책 나갈 장군이가 더 러블리해지기를… 장군이네 가족의 웃음소리가 더 커지기를 소원하면서 곧 7살을 맞게 되는 장군이의 이번 생일엔 장군이 엄마 혜진씨가 또 얼마나 멋진 솜씨를 보여줄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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