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는 부산 영도 “오늘도 하숙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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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는 부산 영도 “오늘도 하숙냥이”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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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고양이

착한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는 부산 영도

“오늘도 하숙냥이” 


물오른 찐빵사마가 출근길을 막아서고요. 알록달록 파래는 급식소 박스 안으로 들어가 밥을 먹고 있고요. 식탐 많은 호야는 간식타령하면서 현관 울타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쳐다보고요. 상습가출묘인 백여사는 아부지가 막걸리 사러 나가시는 길에 나흘만에 발견되기도 하고요.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이눔의 하숙냥이들!

  

박수현 사진 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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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나와 발라당~ 하숙냥이들

 

지금의 모든 상황은 한 마리의 작고 하얀 고양이로부터 시작되었다. 2012년 9월, 갑자기 집 근처에 나타난 어린 고양이는 안쓰러움을 자아낼 만큼 어리고 말라서 밥을 챙기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아예 방충망을 뚫고 현관까지 출입하기에 이르러 식구들은 그 고양이를 ‘하숙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몰라서 사람용 참치캔에 밥을 비벼 주었는데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더라구요. 길고양이치고는 너무 예쁘게 생겼지만 볼도 홀쭉하고 몸도 마르고 해서 종종 챙겨주었더니 새끼를 낳아 데리고 왔더라구요. 2013년 12월 경부터 하숙냥이들이 보일러실을 집 삼아 들락거리기 시작했어요. 보증금 없는 하숙생활이 시작된 것이지요(웃음).”

 

원래는 강아지 덕후였다는 서수진씨는 앨리스가 흰토끼에게 홀리듯 하얀 고양이인 백여사에게 홀려 팔자에도 없는 하숙을 치며 살고 있었다. 월세를 꼬박꼬박 내는 것도 아니면서 도리어 빚 받으러 온 악덕 사채냥이들마냥 떼로 몰려와 닭가슴살을 내어놓으라고 냥냥대거나 장난감을 흔들어 보라고 냥냥대기 일쑤라니 주객전도도 이런 주객전도가 세상천지 또 있을까.

 

아예 고양이들 편하게 지내라고 보일러실까지 싹 치워준 마음씨 좋은 수진씨네 가족을 만나 집 생기고, 이름 얻고, 먹거리 걱정 없이 몇 년째 잘 살고 있는 하숙냥이들은 이름도 하나같이 유쾌하기만 하다. 백설기, 만두, 파래, 호야, 반반이. 찐빵이, 흰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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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꽃이 피었습니다~

 

“먹는 이름을 붙여주면 오래들 산다고 해서 지어주었는데, 부를 때마다 웃음이 나곤 해요. 특히 카오스는 털색이 파래처럼 거무죽죽하다고 엄마가 ‘파래’라고 부르고 있어요. 2층을 오가며 사는 하숙냥이들 외에도 밥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들을 위해 대문 밖에 따로 급식소를 차려 두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집들이 많아 크게 민원이 발생한 적은 없고요. 다만 하숙냥이들이 자꾸 옆집 화단을 화장실로 이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집과 스크래처 외에 화장실까지 구비해놓고 살고 있지요. 하숙냥이들이 담벼락에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쭈쭈쭈’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크게 걱정할 일은 없는 동네에요.”

 

대문 앞 급식소는 오픈되어 있다. 인심 좋은 동네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4년간 특별한 일이라곤 뉴페이스들이 나타난 정도였다고. 처음 백여사와 만두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했을 때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들이 공동 육아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도 있었고 조금 자란 아기 고양이들도 좋은 가정으로 입양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밥만 챙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싶어 TNR을 알아보게 되었고 하숙냥이를 포함하여 9마리는 완료된 상태라고 했다. 잘 잡히지 않는 만두를 비롯하여 몇몇 뉴페이스들도 곧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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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에 결혼을 했어요. 결혼식 준비, 신혼여행, 이사한 집 정리 등으로 TNR을 잠시 멈추었는데 이제 신혼집도 제법 정리가 되어서 다시 시작하려고요. 결혼하면서 고양이 셋을 데려와 살아요. 백여사가 낳은 두 아이 그리고 부모님께서 장안사라는 절에 가셨다가 데려오게 된 고양이 한 마리가 녀석들이죠. 하숙냥이들은 친정집 가까이 살면서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챙기고 있고요, 뭐, 달라진 것도 없어요.(웃음)”

 

남편과 연애기간이 6년, 하숙냥이들과의 인연의 세월이 4년. 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는 그녀의 남편은 한술 더 떠 진짜 낚싯대를 준비해서 그 끝에 물고기 인형을 달아 고양이들과 신나게 놀아주고 있다고 한다. 최근 세 마리 모두에게 남편이 집사로 인정(?)을 받았다고 살짝 귀띔해주면서. 친정집에도 신혼집에도 모두모두 냥이꽃이 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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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입주에 성공한 하숙묘 패밀리

 

보일러실을 하숙방 삼아 지내게 되었던 부산 영도구의 길고양이들은 이제 ‘하숙묘’라 불리며 수진씨의 친정집에 영구입주한 상태다. 질투쟁이 강아지 ‘곰이’가 아무리 방빼라고 짖어대도 묵묵부답이요, 반찬 공수를 위해 친정집에 들른 수진씨를 계단 끝에서 가로막고 간식을 탈탈 털어내는 포스는 영락없는 기쎈 언니포스요, 옆집에 새로 온 꼬마 백구에게 하악질을 날리며 구역 정리 확실하게 끝내놓는 모습까지...하숙묘들은 빈틈이 없었다. 하루 온종일 보고 있어도 심심할 것 같지 않은 하숙냥이들. 조금 더 듣고 싶어졌다. 천연 비타민 같은 그들의 이야기가.

 

서로가 가까워지기 위한 명약은 ‘배려’라고 했던가. 어느 책에서 읽었던 이 구절이 갑자기 떠올려지는 건 수진씨 가족과 고양이들이 서로 조금씩 맞춰가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배려’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들려올까? 순풍에 돛단 듯 바람을 타고, 앞으로 펼쳐질 수없이 많은 에피소드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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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2
정지수  
냥이 두 마리의 집사기 때문일까요
읽는 내내 참 행복 했습니다
답글 0
뚱이버들아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냥이들,사람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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