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 After 4탄 견생 제 2막, 노견 만세!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Before & After 4탄 견생 제 2막, 노견 만세!
작성일3년전

본문

Before & After 4탄
견생 제 2막, 노견 만세!


글·사진 박애진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어리다는 것은 분명 치명적인 매력이다. 보드라운 털과 분홍 발바닥, 초롱초롱한 눈동자, 순수로 뒤덮인 앙증맞은 몸짓까지. 유독 외모지향주의와 새끼 때부터 길러야 자기 개라는 인식이 강한 한국에서 유기견들은 5살이 넘으면 입양가능성이 에베레스트 정상 공기마냥 희박해진다. 평균수명이 13살임을 생각해보면 가혹하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십대와 서른 살 여자의 매력이 다르듯 꼬물이와 성견 역시 마찬가지. 인생의 노련함과 원숙미를 갖춘 노견들을 만나 더욱 행복해졌다는 사람들을 만나 그 매력을 본격적으로 파헤쳐본다.

 

길을 가다 보게 된 쇼윈도 속의 꼬물이.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심쿵! 이미 머릿속에는 책을 읽는 내 배위에 네가 쌔근쌔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고, 햇살 좋은 날 여유로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돌아오는 길에 좋아하는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도 빼놓지 않기. 너는 당연히 얌전히 내 무릎에 있다. 이런 상상의 끝에서 지갑을 열어 수십만 원의 너와 그만큼 비싼 물품들을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지출이 크지만 괜찮다. 너와 함께할 행복한 시간만이 남아있으니까!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과연 현실은? 귀엽기만 했던 털복숭이는 생명인지라 털을 뿜어내고 이불에 오줌을 싼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해 산책이라도 거른 날에는 아이폰 충전선만 골라 야금야금 씹어놓는다. 새끼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기르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인간과 살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남다른 육체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개를 처음 키우는 사람일수록 새끼보다는 성견을 추천한다. 이미 성격이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있어 입양 전 알 수 있으며 사람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은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소형견의 경우 15세 이상까지 사는 경우도 흔하며, 우리 집만 하더라도 15살 할머니가 서열 1위로 아직 쟁쟁함을 과시한다.


2015년 4월 한 번식장에서 쇼윈도 속 강아지의 부모들 44마리가 구조되었다. 힘들었던 삶을 고스란히 담듯 처참한 몰골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7살 이상, 10살을 웃도는 아이들도 꽤 되었다. 다행히 용감하게 손을 내밀어준 봉사자들 덕분에 약 절반 정도는 가정으로 임시보호 혹은 입양을 갈 수 있었다. 사람과 살아본 적도 없고 뜬장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집밥을 먹은 지 1년. 어떻게 변했을까? 작은 애정과 손짓 하나에 아이들의 놀랍도록 달라진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말티즈 공주 BEFORE

 

말티즈 공주
유독 작아 마음이 쓰이는 아이였다. 2키로도 안 되는 몸은 부서질 듯 작았고 왼쪽 뒷다리는 디디지도 못할 만큼 쓸개골 탈구가 진행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임시보호처로 떠날 때 공주는 덩그러니 빈 케이지를 지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쿠싱증후군 진단까지 받았다. 쿠싱증후군은 신장 옆에 있는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스테로이드를 과대 분비하는 질환으로 여러 가지 합병증을 가져오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추정나이 9살. 적은 나이도 아니고 치료가 필요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예전 다리가 아픈 개를 구조해 돌본 후 입양 보낸 경험이 있는 선영 씨가 선뜻 손을 내밀었다. 걱정은 머릿속에 있다는 말처럼 막상 해보면 걱정만큼 힘들지는 않다는 게 그녀의 멋진 지론이다. 공주는 작지만 똑 부러진 숙녀다. 호불호를 확실히 표현하고 다른 개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고 제 밥그릇을 챙겼다. 다리 수술 후에도 왕성한 식욕으로 고통을 이겨낸 여전사다.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말티즈 공주 AFTER


얼마 지나지 않아 숨겨왔던 미모를 뽐내기 시작했다. 누리끼끼한 털과 눈물자국은 사라지고, 눈송이 같은 털과 밝아진 표정이 대신했다. 말티즈 기본 미용 컷을 했을 뿐인데 빛이 났다. 현재 공주는 나이와 병력 까지도 사랑해줄 진짜 가족을 만나 두 마리의 말티즈 언니들과 티격태격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물론 앙칼진 아르릉도 여전하다는 풍문.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요크셔 테리어 제리 BEFORE

 

요크셔 테리어 제리
제리를 만나고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은영 씨 부부. 구조 후 제리에게는 딱히 임시보호 신청이 없었다. 선택받은 친구들이 집으로 떠났고, 일정시간의 기다림 후 제리는 사설보호소로 옮겨졌다. 한 달에 한 번 유기견 봉사를 가는 은영 씨 부부는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제리를 결국 외면하지 못하고 데리고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키운 가람이가 아직도 마킹과 입질로 종종 힘들게 할 때가 있어요. 제리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개들이 다 그렇지 하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세상에, 이렇게 착한 개가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조신하게 주위를 맴돌다 눈이 마주치면 어찌나 애교를 부리는지. 이런 맛에 딸을 키우는 구나 싶어요.”


5키로의 튼실한 말티즈 남아 두 마리를 키우는 부부에게 2키로의 제리는 신세계였다. 치마와 리본이 잘 어울리는 제리를 보며 신이 나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고 말았다며 웃는다. 처음 왔을 때의 제리는 추정나이 6살이었지만, 관리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듯 했다. 까만 귀지가 가득한 귀와 치석이 뒤덮인 이빨은 동물병원에서도 놀랄 지경이었다.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요크셔 테리어 제리 AFTER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애정이다. 스켈링과 꾸준한 귀청소, 지극정성이 담긴 빗질에 제리의 외모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배변도 한 달 만에 완벽해졌다. 임시보호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리에겐 힘들었던 지난날을 다독거려주고 행복한 제2막을 열어줄 가족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애교는 기본, 수더분한 성격, 다른 개들에게 양보도 잘하고 속 깊은 맏딸 같은 제리의 가족이 될 행운을 놓치지 말자.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요크셔테리어 꼬맹이 BEFORE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시츄 다롱이  BEFORE

 

요크셔테리어 꼬맹이& 시츄 다롱이
인연은 신비롭다. 구조 때부터 눈 상태가 심각해보였던 꼬맹이의 검사 결과는 왼쪽 눈 안구 적출. 다행히 한 쪽 눈의 시력은 살아있지만, 추정나이 10살의 애꾸눈 개의 입양처를 찾는 것은 로또 2등 당첨에 맞먹을 정도의 확률이다. 그런데 이런 꼬맹이를 보고 첫눈에 반해 임시보호도 아니고 입양을 신청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냥 첫눈에 반했어요. 공고 보자마자 상담도 안하고 입양신청서 먼저 썼어요. 한 쪽 눈 없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물건 떨어뜨리는 것처럼 조금만 큰 소리가 나면 구석에 가서 벌벌 떨어요. 마음이 아파서 배변 못해도 야단 한 번 못치고 애지중지 키웠어요. 요즘에는 짖기도 하고 장난도 쳐요.”

 

6f0489372010ce08e7b3fcbd534d3ca9_1464338
▶ 요크셔테리어 꼬맹이, 시츄 다롱이 AFTER


다롱이 역시 꼬맹이와 함께 구조된 아이로 난생처음 간 봉사활동에서 만났다. 다들 사람 손이 그리워 달려드는데 구석에서 주눅 들어 있던 모습에 가슴이 아파 데리고 나오게 된 것. 다롱이는 사람과 지내본 적이 없는 듯 교감을 전혀 할 줄 몰랐다. 눈빛을 피하고 손만 다가가도 움츠러들었다. 서서히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며 사람이라고는 자기가 전부일지도 모르는 다롱이의 평생 가족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그 마음을 아는 지 다롱이는 더욱 밝아지고 민영 씨에게만큼은 천진난만한 속내를 다 내보였다. 배변률 0%에서 이제는 발에 묻을까 걱정하는 깔끔쟁이가 되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좋아요 1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571&sca=I+am+%EB%A6%AC%ED%8F%AC%ED%84%B0&page=12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1
설국이맘  
우리 설국이도 저와 함께 한지 3년, 칩에 등록된 나이로는 만 12세가 넘은 할아버지.. 그래도 강아지들은 사랑 받는 만큼 이뻐지고 젊어지는거 같아요^^
답글 0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