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미키와의 '잠시만 안녕'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강아지 미키와의 '잠시만 안녕'
작성일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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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강아지

강아지 미키 이야기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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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제,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


“아직 집에 유골함이 있어요. 도저히 떠나보낼 수 없어서…”


가족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그 기간의 길고 짧음과 상관없이 항상 눈물겨울 수밖에 없다. 미키네 역시 그랬다. 회사 상사가 어느 날 키울 환경이 되지 않는다며 ‘데려갈래?’ 했던 작은 시츄 한 마리는 윤주 씨네 집으로 와 사랑 듬뿍 받으며 살다가 지난 해 10월 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채 2년도 함께 살지 못한 인연이라 윤주 씨는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며 몇 번이고 되뇌었다.

 

“사고 이후,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눈물이 줄줄 나고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어서 펫 타로를 봤어요. 그랬더니 우리 미키는 아직 자신이 죽은 줄 모르고 거실 쇼파에 누워 있다고 하더라고요. 완전 엄마쟁이인 그 아이는 우리 엄마 머리 묶고 스카프하면 되게 예쁘다며 도리어 엄마 자랑을 줄줄 이어하더라는 말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미키가 너무 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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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냄새를 유난히 좋아하던 미키는 손바닥 밑으로 머리를 스스로 집어넣어 “쓰다듬어 주세요” 하던 애교 많은 강아지였다고 했다. 초등학생 딸인 유경이에게는 사랑스러운 동생이었고, 윤주 씨 부부에게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던 둘째 딸이었던 미키. 평소 모든 강아지가 미키 같기만 하다면 열 마리라도 키우겠다고 호언장담하게 만들었던 그 아이를 저녁 산책길에 사고로 잃은 후, 가족은 웃는 법을 잊어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근 두 달간 정신 줄을 놓고 살았다는 윤주 씨 네는 얼마 전 미키처럼 손바닥 아래로 제 머리를 집어넣는 시츄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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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게


미키처럼 시츄였지만, 땡이의 외모는 미키의 외모와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려온 이유는, 입양할 사람이 없으면 교배소로 보낸다고 쓴 견주의 글 때문이었다. 고민할 겨를도 없이 얼른 데려왔다. 다행인 것은 버림받은 개들에게서 종종 나타난다는 복종성 배뇨도 없었고 처음 입양해 왔을 때와 달리 표정도 많이 밝아진 상태여서 안심이 된다. 지금은 새벽에 화장실 가는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닐 정도라고 하니, 땡이 역시 엄마쟁이가 다 된 듯 하다.

 

“처음에는 미키 형제라도 분양 받고 싶어서 수소문 해봤는데, 어미견이 중성화 수술을 해버렸더라구요. 마침 동복형제가 한 마리 있어 그 애라도 데려다 키울 수 있을까 했지만 그 가족 역시 아이를 너무나 애지중지하며 살뜰히 보살피고 있어 차마 달라고 매달릴 수가 없었지요. 일은 손에 안 잡히고 가만히 있으면 자꾸 생각나서 눈물만 나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두 팔 걷어 부치고 여기저기 보호소 봉사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도 틈틈이 인터넷에 올려진 사연 딱한 강아지들 소식을 보다가 땡이와 인연이 닿게 된 것이지요.”

 

윤주 씨는 믿고 있다. 자신이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베풀면서 살면 미키가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쉴 수 있을 거라고. 미키는 미키대로, 땡이는 땡이대로 춥지도 배고프지도 않게 살아가게 되었으니 이제는 괜찮다고 말했다. 눈시울을 붉히면서.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어 가슴만 쥐어뜯었다면, 이제는 ‘이유가 있을 거야’라며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어 마음의 치유를 일구어 나가는 중인 윤주씨가 미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말 한 마디라고 했다.

 

“미키야, 엄마에게 와 줘서 고마워. 우리에게 마지막이라는 것은 없는 것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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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항상


미키가 가장 보고 싶을 때가 언제인지 물었다. “언제나 보고 싶죠. 항상 눈물 나죠. 우리 미키는 제게 아픈 손가락이에요. 베란다에 깔아놓은 패드에 배변해놓곤 어서 와서 보라며~ 보고 칭찬해주고 간식 챙겨달라며 보채던 그 모습까지도 그리울 지경이에요. 하지만 이젠 울고 있는 모습보다는 웃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사람보다 짧게 살다가는 동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 하루라도 정붙이고 함께 살았던 식구라면 그 떠난 자리는 그리움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어요.”

 

수호천사 같았던 미키를 이제 두 눈을 통해 볼 수는 없지만 윤주씨는 그 온기를 더 가까이 느끼며 살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는 유기견으로 보이는 강아지 밥을 챙겨주면서도 연신 ‘우리 미키가 좋아할 거야’라고 되뇌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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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차마 뿌리지 못해 고이 놓아둔 유골함 곁에는 생전 좋아했던 인형, 사료그릇, 간식 등이 푸짐하게 놓여 있었다. 쓰다듬으면서 뱃속에 생긴 둘째 이야기도 해 주고, 유경이 학교생활도 전해주고, 땡이의 식탐 흉도 가끔 보면서 점점 미키와 이별할 준비를 해 나가고 있지만 그래도 그 이별이 ‘잠시만 안녕’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막막함이 앞서지는 않는다.

 

마음을 허락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잃어버릴까봐, 상처받게 될까봐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닫아버린 사람들에게 윤주씨와 미키의 이야기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1호’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따뜻함이 남을 거라고.

 

여름 바람이 불 때쯤이면, 땡이와의 달달한 이야기도 전해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CREDIT

 

 박수현 객원기자  

사진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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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2
구루루루  
좋은곳에서 가족들을 위해 기도할거에요~ 행복하길...!
답글 0
민트냥이  
따뜻함이 남을꺼라는말 공감이 되네요 T T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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