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거울 쉼터’로 놀러오세요!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대전 ‘거울 쉼터’로 놀러오세요!
작성일3년전

본문

대전 ‘거울 쉼터’
놀러와요, 우리 여기 있어요!

 

박수현  사진 ‘거울 쉼터’ 갈미경 대표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떳떳하게, 속이지 않고

캣맘 10년 차, 어느새 집은 고양이 18마리로 꽉 차 버렸고 아무리 맘씨 좋은 남편과 살고 있어도 더 이상은 무리였다. 결국 쉼터 공간을 얻기로 한 갈미경 대표에게 ‘고양이란 내가 챙겨야할 자식’같은 존재였다. 귀 닫고, 눈 감고 살아야 겠다고 결심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피죽도 못 먹은 것처럼 말라비틀어진 고양이가 힘없이 누워 쳐다보거나, 한 밤 중에 도와달라고 우는 소리가 들려오면 자다가도 뛰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며 ‘아,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하겠구나!’ 깨달았다.

 

“평생 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결정했어요. 이미 포화 상태인 집 아이들의 질적 케어도 중요했고 내 공간에 올 아이들에게 부족함 없이 해 주려면 경제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했기에 내 스스로에게 먼저 솔직해져야 했지요. 쉼터를 준비하는 동안 후원금을 횡령하는 사람도 보았고, 품종묘만 몰래 빼내가는 업자들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거울 쉼터>는 처음부터 속이지 않았습니다. 내 돈으로 꾸려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후원 통장과 병원비는 매달 투명하게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고 고양이 여러 마리가 생활하게 될 공간이라는 것도 처음부터 건물주에게 떳떳하게 밝히고 입주했어요.”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물론 많은 거절을 겪어야 했다. 안된다고 한 집주인이 태반이었다. 부동산에서는 살짝 속이고 계약하자고도 제의해 왔지만 금방 들통 날 일을 두고 속이고 싶지 않아 숨김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던 중 “얼마나 고양이가 좋으면 고양이를 위해서 방까지 얻어요.”라고 말하는 마음 좋은 주인분과 만나게 되었다. 진심을 다해 두드렸더니 누군가의 마음이 열렸다. 그렇게 시작된 ‘거울 쉼터’에 아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건강한 아이들보다는 더 절실한 아이들을

꼬리 뒤가 다 벗겨졌다는 제보를 받고 구조해 온 ‘고딩이’를 병원에 데려갔더니, 뒷다리도 꼬챙이에 찔려서 뚫려 있는 상태였다. 설탕요법으로 새살이 돋게 보살피는데만 두 달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반면 임신한 채로 서울에서 구조되어 대전까지 왔던 ‘서울이’는 출산 후 자궁축농증으로 고생했지만 말끔히 치료 받은 후 현재는 입양되어 잘 살고 있다.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편의점 앞 급식소에서 밥을 먹던 턱시도 고양이 ‘세븐이’도 최근 입양을 갔다. 이동장 없이 품에 안고 들어올 수 있을 만큼 순딩이였던 녀석은 입 안 염증을 치료하면서 접종, 구충, 중성화까지 완료해서 보냈다. 세종시에서 안락사 하루 전날 급히 구조한, 눈처럼 하얀 ‘백설이’의 경우는 반복적인 출산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버려지는 과정에서도 상처가 있었던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쉼터에 와서 누구보다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입양 간 지금은 ‘구름이’로 불린다고 했다. 이 예쁜 아이가 안락사 될 뻔 했다니… <거울쉼터>를 포기하지 않아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건강한 아이들보다는 절실하게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 안락사 등으로 사정이 급한 아이들 먼저 데려오고 있어요. 물론 안타까운 사연의 고양이들을 모두 입소시킬 순 없어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이곳은 개인인 제가 홀로 꾸려가는 곳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철장이나 케이지 속에 아이들을 격리하고 싶지 않았어요. 입양 전까지 머물다 갈 임보처이긴 하지만 제 집에 온 것처럼 마음껏 돌아다니고 부비부비하고 즐겁게 살 수 있게 하고 싶었지요. 가끔 서운하다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다 구조할 수 없는 사정도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데려오는 것만큼이나 데려온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거울 쉼터라고 이름을 정한 이유는, 거울 앞에 서면 그 너머로 숨길 수 없는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 내면의 모습만큼은 숨길 수 없듯 항상 거울을 보는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쉼터로 만들어가겠다는 갈미경 대표의 다짐이 담긴 이름이다. 그래서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아이들을 보듬으며 그 이름 앞에 서게 된다.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레오가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냥

인터뷰 전에는 입양처가 정해지지 않았던 세븐이와 서울이, 백설이가 입양을 갔고 레오는 아직 남아 엄마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잿빛 페르시안 품종묘 고양이. 애교 가득한 이 녀석의 사연도 기구했다.

 

“고양이 카페에 글이 올라왔어요. 3~4년을 키우던 아이를 남편의 반대로 더 이상은 키울 수 없게 되어 애견샵에 맡겼는데 격리장으로 팔려가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고. 경매장으로 찾으러 가야하는데 함께 가 주실 분이 있을까요? 라는 글을 보곤 바로 연락을 드렸어요. 그때가 쉼터를 오픈한지 한 달 정도 된 시기였는데 화도 나고 마음도 급해서 당장 달려갔던 기억이 나네요. 다시 찾아왔지만 키울 수 없는 사정은 매 한가지라던 그 분은 결국 소유권을 포기했고 레오는 거울 쉼터에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침도 심하게 흘리고 이상 증세를 보여 걱정했는데 우울증을 극복하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번식장에서의 상처를 다 잊게 해줄 따뜻한 가정을 꼭 찾아주고 싶어요.”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번식장에서 구조해 온 또 다른 페르시안 고양이인 나비에게도 상처가 남아 있었다. 녀석은 자신의 꼬리를 물어뜯는 자해를 감행했던 것. 그래서 결국 꼬리를 절단해야 했다. 이렇듯 번식장에서 온 두 녀석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린다는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평생 함께 할 엄마 아빠를 찾아주고 싶다는 갈 대표는 묘연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고양이는 무서워하지만 사람의 손길은 갈구하는 레오도, 유흥가 컨테이너 박스 아래에서 구조해 온 미니패밀리도, 앞발에 시뻘건 양념을 듬뿍 묻힌 채 코스트코를 돌아다니던 폴드냥 승깔이도, 뒷다리 절단 수술을 하고 온 겁 많은 달님이에게도 보듬어 줄 가족이 나타나리라 믿는다.

 

백 번 말해도, 직접 눈으로 봐야 그 사랑스러움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거울 쉼터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면 언제든지 아이들을 보러 올 수 있고, 마음껏 놀아줄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손길이 그리운 아이들인 만큼 언제든지 환영이다.  “놀러와요, 우리가 여기 있어요~” 고양이들도 갈미경 대표도 두 팔 벌려 맞이하는 이 곳, 대전 거울 쉼터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옮겨지길 바란다.

 

519443a816d9f61c97390809a2d58675_1460602 

 

레오, 다음에는 입양 소식이 들려오기를!

 

 

 


 

     좋아요 2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537&sca=I+am+%EB%A6%AC%ED%8F%AC%ED%84%B0&page=13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2
북두칠성  
더이상 버려지는 아이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T T
답글 0
멍한그루  
좋은곳으로 입양되길~
답글 0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