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을 지켜주는 힐링견, 미루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내 곁을 지켜주는 힐링견, 미루
작성일3년전

본문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할 때가 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하지만 그 말 한마디조차 위로가 되지 못하는 순간에 나타나 마음에 난 상처에 약을 발라준 힐링견, 미루


참 다행이야…네가 나타나 주어서
참 다행이야…네가 내 곁에 있어서

 

 

박수현  사진 강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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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지옥이 찾아왔다

 

“두 사람이 죽었어요. 모두 내 책임인 것만 같아 견딜 수가 없었지요. 6개월간 정신과 치료도 받아 보았지만 다 소용없더라구요.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그리고 공황장애....여러 번의 자살시도...나는 더 이상 나로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IMF 시절, 지금도 어렵다는 `화약기사 자격증`을 당시 학생의 신분으로 취득한 결과, 프리랜서를 거쳐 토목기술자로 취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취업의 문이 좁았던 시기였지만 현장에서 열심히 일했고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20대의 어린 나이에 현장 소장으로 재직하며 또래들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이었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지만 바로 그때 일이 터졌다.

 

사람이 둘이나 죽었던 것. 장마철 불어난 물에 물고기를 잡고자 했던 현장 근로자 둘이 변을 당해 인명사고가 난 것이었다. 하지만 작업진행이 어려워 귀가조취를 취했던 날 일어난 사고였기 때문에 근로자 둘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이 사건은 산업재해 처리가 될 수 없었다. 이후 장례식장을 찾았던 그녀를 향해 쏟아지던 비난과 욕설, 발길질, 그리고 맥주병까지…

 

그날을 떠올리며 당시엔 살려달라고 애원했던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가에 살짝 눈물이 고였다. 11년이나 흘렀지만 어제 일처럼 잊히지 않는 바로 그날, 그녀의 인생도 그곳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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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일어설 힘, 미루가 곁으로 다가왔다

 

삶을 포기한 그녀를 보며 불안해하던 가족들을 떠나 멀리 떨어진 대전에 방 한 칸을 구했다. 동생 훈이는 스스로를 감금해버린 그녀를 끊임없이 찾아왔다. 일주일에 세 번씩 꼬박꼬박 생필품과 음식을 사다 나르던 동생이 어느 날 작은 종이 가방을 들고 찾아왔다. 여느 때처럼 문 앞에 그냥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급히 초인종을 누르면서.

 

확인하는 것조차 귀찮아 방 한 구석에 밀어놓았던 그 가방 안에서 무언가 꼼지락대며 나왔지만, 그녀는 모기라고만 생각했을 정도로 정신을 놓고 있었다. 지난 일을 생각하면 참으로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평소 동물이라면 끔찍이 싫어했던 그녀에게 2개월 령의 비글 한 마리를 곁으로 보낸 동생의 마음은 살아달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그 사이 떠놓은 물밖에 마시지 못했던 강아지는 혼자 꼬물대며 방을 기어 다녔을 것이고 모기처럼 그녀를 수차례 물고 낑낑댔을 테지만 그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며칠이 지난 후 눈에 들어온 것은 축 늘어져있는 강아지의 모습이었다.

 

집 밖만 나서면 모두가 살인자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만 같아 1년 넘게 외출을 하지 않고 살아왔던 그녀를 다시 집 밖으로 나오게 만든 것은 미루였다. 또 다시 생명을 죽이겠구나. 그 생각만 가득해,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대학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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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처음 알았어요. 3층 집으로 이사 왔다는 걸… 계단을 내딛을 때마다 불이 켜졌다 꺼지더라구요. 택시를 타고서도 어디로 가자고 말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 거렸더니 아파보였는지 택시기사가 대학병원에 내려주었더라구요. 부축을 받고 들어선 응급실에서 품안의 축 늘어진 강아지를 꺼내자 미친 여자 보듯 하던 사람들 사이로 한 의사가 다가와 강아지를 살피더니 다시 택시를 태워 동물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해 주었지요. 대기 중이던 수의사가 이것저것 물었지만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으니까요.”

 

살려야겠다는 마음 하나를 품고 그녀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강아지, 그제서야 미루가 2개월령의 비글이며 영양실조였고 어린 강아지라 정기접종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열흘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삼일에 한 번, 하루에 한 번… 이렇게 그녀는 미루를 가슴에 안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뎌냈냐는 질문에 여전히 내 곁에 있는 미루 덕분이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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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

 

35세의 여름, 고생 끝에 미루건설(주)의 대표가 된 다영씨는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다. 삶의 목표가 그 누구보다 뚜렷했기 때문에 잠시라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죽기보다 싫었던 건설 현장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멋진 내 집을 장만했고 뜻이 맞는 남편도 만나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책임져야하는 생명이 생겼잖아요. 우리 미루.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미루를 잠시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 유기견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지요. 그 뒤 유기견이었던 한결이를 입양하게 되었고 대전보호소에서 버들이를 데려오게 되었어요. 남들은 비글, 코카, 슈나를 어떻게 키우냐고들 말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전혀 힘들 게 없는 시간이에요. 세상에 뭐가 두렵겠어요. 세상에 웃는 날이 없던 시간도 있었는데…이제 웃고 있잖아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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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사랑>이라는 소설 속 똑똑한 강아지 이름에서 따 왔다는 비글 미루는 그녀가 무너질 때마다 또 다시 일으켜 세우며 힘겨웠던 30대의 다영 씨 곁을 지켜왔다. 평생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게 만들었고 한결 동물병원센터를 짓고자하는 새 목표를 수립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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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시련이 많았던 청춘의 시간 속에 미루가 없었다면 오늘의 그녀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인터뷰가 있던 날 오전, 미루는 병원에서 MR(승모판막 폐쇄 부전증)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11살의 미루는 이제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더 극진한 보살핌을 받아야할 상태가 되었지만 다영씨는 굳건했다.

 

“괜찮아요. 지금 나는 미루 엄마잖아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다행이었다. 다영씨가 씩씩해서. 그런 그녀이기에 동물병원센터의 꿈도 틀림없이 이루어낼 것이다. 그녀와 미루, 그 소중한 인연은 지금 더 큰 꿈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여전히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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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1
 
옹기종기 함께있는 모습이 참 좋아보여요 :)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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