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집사와 두 마리 고양이, 우리는 영화처럼...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키덜트 집사와 두 마리 고양이, 우리는 영화처럼...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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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집사와 두 마리 고양이
우리는 영화처럼...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의 힘은 크다. 오프라 윈프리의 말처럼 감사해야 할 일들이 24시간 내내 주변 여기저기 널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특별함만을 바라면서 그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맛집 탐방을 즐기고 미드에 열광하고 상큼한 향수를 시향하면서, 심장의 콩콩거림을 느끼던 누군가의 20대 최고의 순간은 마음이 열리던 바로 그때 시작되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마리 고양이와 함께.


박수현  사진 이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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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마주치다
일본 리쿠르트 인쇄 광고에 이런 글이 실린 적이 있다. ‘강할 때의 나보다 약할 때의 내가 진정한 자신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화장실에 비친 검은 고양이를 보고 기절한 적이 있어 그때부터 고양이를 무서워했다는 서율씨. 그런 그녀가 대형마트 동물 병원 분양 코너 안 어린 고양이 한 마리를 눈여겨보기 시작하면서 인연의 수레바퀴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화처럼 만났어요. 우리 쿠우랑은요. 태어난 지 2개월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고양이가 그 후로 3개월이 넘도록 입양을 못 가고 좁은 케이지 속에 머리를 찧고 있더라고요. 다른 녀석들은 모두 입양을 간 후에도요. 케이지는 비좁아 터져서 고개도 가누지 못 할 정도인데 더 넓은 장소로 옮겨지지도 않고...애가 타기 시작했지요. 볼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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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마음이 불편했단다. 곧 입양 가겠지... 좋은 가족을 만나기를 그토록 바랐건만 쇼핑을 갈 때마다 보이고, 또 보이고 보이던 그 고양이. 결국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이 드러나 버린 서율씨는 그렇게 코 포인트 샴 '쿠우'를 입양하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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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을 톡톡 털어
“한번 안아봐도 돼요?” 쉽게 내뱉은 말이 아니었는데 고양이는 너무나 쉽게 그녀의 품에 꼬옥 안겼다. 당시 통장 잔고가 35만 원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겁도 없이 전 재산을 톡톡 털어 쿠우를 그곳에서 구해냈다. 전 재산과 바꾼 소중한 생명, 고양이에 대한 공포심도 잊게 한 녀석이 바로 쿠우였다.

지금이야 화장실까지 쫓아와서 ‘안아줘요~’ 이상한 애교를 실실 피워대는 고양이지만, 당시의 쿠우는 기가 죽어 있던 얌전한 고양이. 그러나 그 느낌, 온도만큼은 사람에게서는 경험해본 적 없는 체온이어서 결코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날 희생이 아닌 선택을 한 거에요. 나는. 그리고 절대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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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계에서 장기 임시보호는 입양으로 이어지고, 한 마리의 반려는 두 마리, 세 마리로 늘어난다. 그녀 역시 쿠우가 외로울까 봐 고양이 카페를 통해 둘째를 입양했는데, 2살 터울의 잭(캐러비안의 해적에 등장하는 잭 스패로우와 닮아서)은 시츄의 등을 타고 다닐 만큼 용감한 고양이였다. 은근슬쩍 애교쟁이인 쿠우와 달리 대놓고 개냥이일만큼 둘의 성격이 첨예하게 달라서 합사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둘은 점점 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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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집사와 고양이
고양이 형제 때문에 웃으며 지낸다는 그녀이지만 그들의 하우스엔 금묘 구역이 있다. 일명 ‘인형의 방’이라 불리는 그곳은 구체 관절 인형부터 베이비돌, 넨드로이드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인형들을 모아둔 공간인데, 이 공간만큼은 ‘고양이들은 출입금지’라고 한다.

그녀는 베이비돌 일곱, 구체관절 둘, 사람의 1/6 비율이라 ‘육일돌’로 불리는 인형 둘 외에도 미키마우스, 쵸파 같은 캐릭터 인형까지 구비하고 있는 키덜트 집사다. 독일의 조형미술가인 벨머로부터 시작된 구체관절 인형이나 고대 이집트인들이 집냥이로 길들이기 시작했다고 알려진 고양이나, 그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키덜트 집사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그들의 매력을 말로 설명하자면 입 아프고 글로 써보라면 일 년 365일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현재 그녀는 경제적으로, 시간상으로 그리고 직업적으로 자유롭기 위해 프리선언을 한 상태다. 하지만 내일이 걱정되지 않는 까닭은 오늘을 웃으면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마리 고양이 쿠우와 잭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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