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강아지와 함께하는 오늘이 행복한 이유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다섯 강아지와 함께하는 오늘이 행복한 이유
작성일4년전

본문

다섯 강아지와 함께하는
오늘이 행복한 이유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이별이 바로 반려견을 버리는 일이다. 버림받은 개가 상처와 고통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 내일을 외면한 채. 하지만 항상 그러하듯 세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가 버린 개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아 그 상처를 보듬어 안는 사람도 있다. 대전 갈마동 복슬이네처럼.

 

박수현  사진 강창옥

 

54a979f7283a8732125cbe413bb28ec3_1434425

 

복슬이와 처음 만나던 날
다섯 마리 유기견을 가족으로 맞아 함께 살고 있는 대전 갈마동 강창옥 씨네. “이 세상 사람 다 개를 키워도 설마 네가 키우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친정엄마가 놀랄 정도로 강창옥 씨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성격이 워낙 깔끔하여 먼지 하나 없이 늘 청소하는 그녀로서는 반려동물로 인한 털 날림이나 어질러짐 등을 원치 않았던 것. 그런 그녀를 ‘유기견 대모’로 만든 이는 바로 그녀의 둘째 아들이었다.

어려서부터 정 많고 호기심 가득했던 아이는 초등학교 앞에서 5만 원에 팔리던 병든 강아지를 엄마를 졸라 데려왔다. 하지만 그 슈나우저가 3일 만에 파보 장염으로 죽어버리자 동심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죽은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펑펑 울고 있던 아들의 손을 붙잡고 개를 팔던 아저씨에게 가서 따지고 온 그 날. 그 뒤를 쫄레쫄레 따라오던 조그마한 강아지 한 마리.

아저씨는 “그 개를 대신 데려가슈~” 선심 쓰듯 이야기했지만 사실 창옥 씨는 더 이상 개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시 아들이 아파하게 될까 봐. 하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돌아와 현관문을 닫으려 할 때 그 작은 생명이 애처롭게 창옥 씨의 동공에 맺혀버렸다. 그새 뒤따라와선 문 앞에 앉아 있던 그 아이. 지금까지 10년 넘게 함께 살고 있는 첫째 개 복슬이다.


54a979f7283a8732125cbe413bb28ec3_1434425

 

유기견과 함께 한 아름다운 시절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 뒤따라 온 푸들 복슬이 다음으로 가족이 된 아이는 별이다. “쟤는 죽을 것 같지?” “그래 곧 죽을 애 같아.” 아파트 5일 장에 나타나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아파 보이던 개. 별이를 둘째로 맞아 치료하고 보듬으면서 창옥 씨는 변해갔다.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사람에서 이젠 유기견을 구조하는 사람으로. 보호소 봉사를 다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유기견들을 임시보호하고 입양 보내기 위해 발 도장 찍으며 부지런히 다니고... 평생 가족을 만들어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수고로움도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았던 시간.


54a979f7283a8732125cbe413bb28ec3_1434425

 

지난 12년간 그렇게 밖으로는 버려진 개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주면서 안으로는 다섯 마리의 개들을 돌보며 정말 바쁘게 살았다. 그 과정 속에서 가족애가 더욱 돈독해진 사실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밖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는 아내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남편. 하지만 이젠 이가 없는 노견들에게 좋아하는 참외를 손수 씹어서 먹여줄 만큼 세심하게 배려하고 도와준다고 했다. 엄마로 하여금 유기견을 돌보게 만든 둘째 아들은 두말하면 잔소리. 20대가 되어 제 몫의 삶을 살기 위해 독립한 아들 역시 진돗개 3마리를 반려하고 있다.

“남편은 이제 한밤중에 길고양이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면 옆구리를 쿡쿡 찔러요. 니가 나가서 좀 조용히 시켜봐라(웃음). 라고요~”

유기견뿐만 아니라 봉사의 영역을 확대해 도움이 필요한 길고양이들의 인공수유 및 입양까지 진행하고 있는 강창옥 씨. 얼마 전부터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모여 유기된 동물들을 위한 작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54a979f7283a8732125cbe413bb28ec3_1434425

 

사람도 함께 행복해지는 일
매일 접하는 뉴스는 갈수록 삭막해지는 우리네 생활터전을 각성하게 만들고 살림살이 역시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나눔’이 아닐까.

간혹 이웃 간의 분쟁으로 동네에 큰소리가 나면 다가가 본다는 그녀. 관찰해보면 개들 때문이 아니라 개를 키우는데 최소한의 지식도 없거나 책임감 없이 행동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하지만 피해를 보는 건 언제나 개들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속상하고 화가 난다는 창옥 씨. 사지 말고 입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양자가 최소한의 책임감과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그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을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54a979f7283a8732125cbe413bb28ec3_1434425

 

벌써 열 살이 훌쩍 넘은 복슬이와 별이, 입양된 지 3일 만에 파양되어 보호소에서 키워졌던 아롱이도 8살 추정, 복순이와 공주마저 다섯 살이 넘었다. 창옥 씨네 집엔 어린 강아지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산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각별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따라오던 그 작은 강아지를 다시 아저씨에게 데려다줘 버렸더라면 오늘날 훨씬 조용하고 편안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지금만큼 행복했을까. ‘당신이 100명에게 미소를 지어 주면 100명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100명의 손을 잡아 주면 100명의 온기를 느끼게 됩니다라고 말한 마더 테레사의 명언은 창옥 씨에겐 이미 생활이었다. 그 손길이 사람이 아니라 유기견들을 향해 있다는 것만 다를 뿐. 그리고 결국 그 일은 사람도 함께 행복해지는 길이었음을. 세월이 흘러 행복이 충만해질수록 그 생각은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좋아요 0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358&sca=I+am+%EB%A6%AC%ED%8F%AC%ED%84%B0&page=16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0

이 글에 첫 번째 의견을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