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행복해질 시간, NA언니의 작업실 고양이들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우리 함께 행복해질 시간, NA언니의 작업실 고양이들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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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행복해질 시간
NA언니의 작업실 고양이들

햇살 좋은 아침. 지붕 위로 옹기종기 고양이들이 모여들었다. 냠냠… 찹찹… 맛나게 먹는 녀석들 사이로 앞발을 이용해서 하나씩 톡톡 꺼내 먹는 개구진 녀석까지. 아침마다 이 행복한 풍경을 선물받은 도예가 이미나씨와 손노리 공작소 고양이들의 아름답고 따뜻한 순간을 당장 보러 갈까.

박수현  사진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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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꽃이 피었습니다
작업실 한 켠 작은 창문 하나를 열었을 뿐인데 봄 햇살 아래 고양이 꽃이 총총 피었다. 랑원, 랑투, 깜순이, 아빠냥, 이쁘니, 클라라까지. 손목시계도 없는 길냥이들이 어찌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고 왔을꼬 싶지만 오전 9시면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일년 365일 작업실 고양이 밥터는 연중 무휴다.

고양이를 알기 전과 알고 나서의 삶은 그 ‘행복체감’부터 다르다고 수줍게 고백하는 이미나씨는 18년의 대학강의, 13년간의 평생 교육원 강의, 대학교 1학년때부터 십 여년 넘게 공방을 열어온 경력까지 그 커리어가 어마어마한 것은 물론 1997년 졸업 후 2005년까지 개인전만 연달아 다섯 번, 그룹전은 1년에 10번씩 열만큼 바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인생의 터닝포인트 앞에서 그녀 역시 멈추어 설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을 모범생, 엄친딸로 살아왔을 그녀에게 시련은 참으로 뼈아프고 안타깝게 다가왔으므로……!

“대학에서 전공학과가 갑자기 사라져서 졸업생들, 제자들이 설 곳이 없어져 버린 거에요. 도자기, 금속, 염색, 목공예, 직조(니트)를 열심히 공부했건만 하루아침에 갈 길이 사라져 버린 거죠. 다들 놀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내가 왜 강의를 했지? 내가 대학에서 수업을 할 이유가 없었구나! 라는 자책이 들기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속앓이를 깊게 시작하게 된 시점이었지요.”

공예과는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직업군 중 하나이고 대학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취업률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해도 ‘예술의 도시“에서 예술가 양성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발휘해 줄 순 없었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대로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친구와 함께 손노리 공예공작소를 통해 제자들의 교육자리를 부지런히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 힘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함께 한 고양이들이 지금의 작업실 안 다섯 마리 그리고 밖의 클라라 패밀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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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마음을 열어줘! 노랑아
쭈쭈는 평생교육원 강의 당시 바닥에 누워 있는 고양이를 보고 사람들이 죽었다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 발걸음을 멈추면서 만나게 된 그녀의 첫 번째 고양이다. 툭툭 건드리니 제 뒷발을 쭉쭉 빨아댈만큼 배가 고팠던 꼬맹이 고양이. 순간 어떻하지? 싶었단다.
그때의 그 노랑 고양이가 집으로 와 아버지의 애교쟁이가 되고 어머니의 웃음거리가 되어 집안의 화목을 담당하고 있단다. 가끔 생선구이에 귀여운 찹쌀똑을 톡톡 대면서-.

쭈쭈의 영향이었을까. 길고양이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업실을 운영해온 3년 동안 많은 고양이들이 밥을 먹으러 나타났지만 그 중 ‘노랑이’는 단언컨대 아주 특별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또 싫어하는 이웃도 있는 법. 그날은 아주 기분이 이상했다고 미나씨는 말했다. 싸한 기분이 들면서 뭔가 불안했다고. 그래서 공방 창문을 열었는데 저 멀리 지붕 위에서 평소 밥주던 고양이가 맥놓고 누워 있더란다.

이후 거품물고 쓰러진 애들이 곳곳에서 널린 채 발견되자 울음반 비명반을 지르며 근처 커피전문점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하여 늘어진 아이들을 수습해나갔다. 다음 세상에서는 좋은 곳에서 태어나라는 당부와 함께. 젖먹이는 어미 고양이들을 싹 다 잡아간 것으로도 모자라 제 새끼가 아닌데도 어미 잃은 젖먹이들을 죄다 거둬 보살펴온 노랑이는 이 날 가장 높은 지붕위에서 이 모든 참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심술궂은 인간이 약을 놓는 모습, 친구이자 가족이며 이웃인 고양이들이 너나없이 그 밥을 먹고 쓰러져 죽어가는 모습을 다 지켜본 노랑이는 그날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지금은 중성화 수술 후 작업실 안의 고양이로 살아가고 있지만 ‘야크’, ‘옐로’, ‘빠나“와 달리 캣타워 안에 숨어서 사람이 있으면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 동굴고양이로 살아가고 있다. 밖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클라라 패밀리보다 혹시 노랑이가 더 불행한 것은 아닐까. 그녀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이제 그만 노랑이가 행복해졌으면 싶어져서.

“노랑이는 어쩌면 밖에서 살았어야 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당시 고양이들이 죽어나가고 있었고 신고당해서 잡혀버린 노랑이는 그대로 안락사될 위기에 봉착해 있어서 무조건 구해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죠. 사연을 들은 애니멀커뮤니케이터가 왔다간 다음날 노랑이는 출산을 했어요. 아무도 그 작고 여린 아이가 임신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거에요. 그래서 더 안타깝고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눈물밖에 안나요.”

 노랑이는 지금까지 그 마음을 열지 않고 작업실 한 구석에서 웅크린 채 앉아 있다. 함께 사는 고양이들과는 사이좋게 잘 지내면서도 유독 사람만 경계하는 고양이 노랑이. 미나씨는 평생이 걸려도 좋으니 노랑이의 마음이 행복해지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기억을 잊을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행복이 그 기억들을 잠시잠깐씩 덮어주기만 해도 더 바랄 것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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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있는 풍경
“쫌 있으면 와요”
안에서 살게 된 ‘노랑이’와 달리 길고양이 ‘클라라’는 작업실 창 아래 주차장에 터를 잡고 새끼를 낳았다. 클라라의 딸 ‘로라’가 ‘이쁘니,깜순이,랑원,랑투“를 낳아 다 같이 함께 살면서 대가족 클라라 패밀리가 되었고 아침 9시, 오후 4시. 창을 열면 시계를 보고 온 듯 정확하게 클라라 패밀리들이 줄을 서서 밥을 기다린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새벽부터 눈이 번쩍 떠지고 만단다.

어느새 미나씨에게 고양이란 ‘존재만으로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가족’이 되어 있었다. 작업실의 고양이들도, 지붕위의 고양이들도 모두모두 소중했다. 한 마리, 한 마리 그 사연들이 너무나 애달팠지만 비온 뒤 맑은 날이 찾아오듯 오늘과 내일은 맑은 날의 연속이라는 것을 고양이들이 알아주었으면 싶단다.

손님들이 오가는 가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손노리 공작소는 이웃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고양이에게 야박했던 이 터에 한 사람이 나타나 밥을 주고 사랑을 주기 시작하면서 이웃들에게 그 마음이 점점 전염되어가나보다. 심지어 길건너 사장님도 캣맘으로 주변 길냥이들에게 푸짐한 사료 인심을 쓰고 계신다. 변해가고 있다.

답대로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인 것처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기 보다는 언젠가 먼 미래에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해답을 가져다줄테니 그저 우리는 오늘 마음이 이끄는대로 사랑하며 살면 되지 않을까. 작업실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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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1
koko100  
고양이들의 행동이 쌍둥이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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