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선물하는 고양이, 공주 패밀리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행복을 선물하는 고양이, 공주 패밀리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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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선물하는 고양이, 공주 패밀리
내게 와줘서 고마워


대구 남구 영선시장 입구.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나비 헤어’ 앞에서 하나, 둘씩 멈추어 선다. 유리창 너머로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마네키네코처럼 앉아서 지나는 사람들과 두 눈을 맞춘다. 아, 만지고 싶다~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양이 한 마리와 눈을 맞추기 위해 허리까지 굽힌 사람들의 입가엔 웃음이 걸리고……. 초등학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그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냥 ‘공주’는 오늘도 창가에 앉아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박수현 사진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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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네 다섯냥이들
원래 길냥이들이 오가며 밥을 얻어먹곤 했지만 이렇게 눌러 앉게 되는 날이 오리라고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동갑내기 커플 강경수 원장과 헤어디자이너 이은진 씨가 함께 일하고 있는 ‘하나비 헤어’에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공주는 아주 특이한 코트를 입고 있는 고양이였다. 얼굴 쪽으로는 고운 삼색털이, 꼬리는 짙은 색인데 반해 몸통은 아주 새하얗고 약해서 뭐든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길냥이였다. “며칠 밥 먹으러 오는가 싶더니 새끼 고양이를 한 마리 물고 오더라고요.” 또 한 마리를. 그리고 한 마리 더. 그런데 또 한 마리. 마지막으로 딱 한 마리만 더. 꼬물이 총 다섯 마리를 물어온 억척엄마 ‘공주’는 그렇게 삼일간의 이사를 무사히 마치고 하나비의 마스코트 고양이로 눌러 앉아 버렸단다.

안타깝게도 다섯 아이 중 둘은 범백을 앓아 고양이별로 떠나 버렸고 한 마리는 분양을, 나머지 두 마리는 은진 씨의 집냥이가 되어 각각 ‘루피’와 ‘나미’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고 있는데 지금 하나비에서 공주와 살고 있는 고양이는 두 번째 출산으로 얻은 ‘써니’라고 했다.

“길에서 고생하며 살았으니 이제부터라도 공주대접 받으면서 살라는 의미로 이름을 공주로 지어주었어요” 무릎 위에서 골골송을 불러대는 공주를 토닥이던 원장님이 말했다. 평소에는 과묵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공주사랑이 남달라 입에 침 마를 새가 없다고. 이렇듯 공주패밀리의 행복타임은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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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길에 20마리, 퇴근길에 20마리
공주네 집사 은진 씨의 가방은 언제나 묵직하다. 정성들인 화장, 곱게 빗어 내린 머리카락을 보면 높은 하이힐과 작은 클러치를 들고 다닐 것 같지만 출퇴근할 때의 그녀를 보면 두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깜짝 놀라고 만다. 대체 저 빵빵한 가방 속엔 뭐가 들었지? 하고.

출근길에 그녀가 꼼꼼히 챙기는 길냥이들 밥터만 서너 곳이 넘는다. 주차장 냥이, 보챔이, 흰발이, 아빠 냥이, 대장 귀냥이 등등 저마다의 개성에 맞게 이름 붙여진 집근처 고양이들을 챙기면서 동시에 경산에서 대구로 넘어와 일터 근처 길고양이들까지 챙기고서야 그녀의 하루 일과는 비로소 시작된다. 보통 부지런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살짝 그 이유가 궁금해졌는데,  사연인 즉, 첫 고양이 때문이라고 했다.

어느 날 선물 받게 된 한 마리의 고양이를 병으로 떠나보내고 자책하고 있을 무렵 대구의 큰 시장 중 하나인 ‘칠성시장’을 지나다가 보신탕집 앞에 갇혀 있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단다. 만 오천 원. 브런치 값 정도의 돈은 생명을 구하는 귀한 값으로 치러졌고 ‘잔디’를 입양하면서 길냥이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평소라면 지나쳤을지도 모를 길고양이들의 척박한 길 위에서의 삶. 집에는 잔디를, 하나비에는 공주 패밀리를 가족으로 맞아들인 은진 씨에게 길고양이들을 챙기는 일은 어쩌면 운명과도 같은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결국 출퇴근 하면서 챙기게 된 길고양이 수는 어느덧 40마리가 훌쩍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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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더 좋은 오늘
예전엔 출근 준비를 위해 화장대 앞에 앉아 있으면 등 뒤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는 ‘잔디’. 다리에 매달려서 ‘나가지마’했던 ‘나미’와 ‘루피’. 이 모든 일이 엊그제 일 같은데 몇 년 새 고양이들은 그녀가 없는 시간에 길들여져 버렸다. 고양이라는 동물이 영역 동물이고 잠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빠르게 평온해진 데는 가운데서 그 소식을 전하는 은진 씨의 역할이 컸다.

하나비에 출근하면 공주와 써니에게 집에 있는 나미와 루피의 안부를 전하고 퇴근해서는 두 고양이들에게 엄마와 길냥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떨어져 살지만 가족으로 느끼게끔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잔디와 공주 패밀리는 분명 길고양이 출신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디에서 태어났건 간에 지금은 어제보다 더 행복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처음 마음 그대로 고양이별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은진 씨에게 그녀의 고양이들은 소중한 가족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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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의견   총 2
다으니  
남편이랑,여기 단골입니다.항상 매번 느끼는
거지만.원장님과,은진씨의 따뜻함에
늘 기분좋은 곳이기도해요..오늘도
올만에 공주도보고,울신랑은 멋지게 파마도
하고..공주는요.자길 좋아해주는
사람을 알아봐요.우리신랑은 여기오자마자
공주부터찾는답니다..그만큼 사랑스러워요.
늘.바쁜 우리부부지만 여기오면
공주를보며.또 원장님과 은진씨를보며
맘의 여유도 느껴보며갑니다.
진정 사람과더불어 모두모두
행복했음합니다^^
답글 0
VampireCat흡혈묘  
저희 동네에도 이런 곳이 생기면 정말 좋겠어요 :)
그럼 단골로 정해두고 머리자르러 꼭 그 곳만 갈텐데 말이에요ㅎㅎ
답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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