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며 만나다, 1화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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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며 만나다, 1화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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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며 만나다
1화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

여행의 즐거움은 뜻밖의 만남이다. 필리핀에서 수의사를 하는 아이리스와의 인연도 그렇게 이루어졌다. 세부의 한 맛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우연히 마루Malu Arriola를 만났다. 또래였던 우리는 30대 싱글 여성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 하며 친해졌다. 그녀는 4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며 “사람들은 내가 30대 후반에 싱글이라 외로워서 개를 키운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고요. 개들을 너무 사랑해서라고요!” 라고 외쳤다. 그녀는 자기가 아는 최고의 수의사가 있다며 아이리스 Iris Pasco를 소개시켜줬다.

글․사진 박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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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동물병원
2000년도 수의사를 시작한 아이리스는 딱 10년 전 오빠 쥬디 Juddy Pasco와 함께 현재 클리닉 ‘Claws and Paws’를 오픈 하였다. 환경부 공무원인 아버지 덕분에 동물 불법 밀입국의 실상을 접하며 자란 그녀와 오빠는 둘 다 수의사가 되었다. 쥬디는 지금 세부 북쪽에 있는 ‘보고’라는 도시에 클리닉을 열고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보고는 말라파스쿠아, 반타얀과 같은 휴양 섬들의 중심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리조트들이 생기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수의사가 한 명도 없어서 아프면 버스로 4시간에 걸쳐 세부 시티까지 와야 하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 곳의 클리닉을 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한 달에 두 번씩 근처 다른 섬들로 왕진도 다닌다.

하나밖에 없는 동물병원이라 택시 타고 “동물병원 가주세요”하면 다 자기 오빠네로 가줄 거라며 깔깔 웃는다. 쥬디가 떠나는 바람에 혼자 진료하고 수술하고 무척 바빠졌다고 불평하는 그녀의 표정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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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vs. 반려동물
필리핀은 빈부의 격차가 큰 나라다. 그만큼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이 이분적이다. 전기도 없는 집이 허다하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개나 고양이는 그냥 길거리에 널린 동물일 뿐이다. 그 반대편엔 그들을 이미 가족으로 생각하며 돌보는 조금 사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은 우리나 이들이나 똑같다. 쇼핑센터엔 이미 반려동물 유기농 샵이 들어와 있으며 사람 음식보다 비싼 간식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필리핀도 점점 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아이리스는 가끔 가축을 데려오는 손님도 있는데 이를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했다. 필리피노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있으며 동물들이 주는 행복을 사람들이 받고 있다 느끼기 때문이란다.

쥬디가 사는 보고에 태풍 하이얀이 들이닥쳤을 때다. 거센 바람에 나무가 쓰러지고 집들이 무너졌다. 한 가족이 자신이 기르던 야생동물들을 집 안 화장실에 가두고 자신들도 함께 그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태풍을 버텨냈다. 이미 지붕의 절반은 날라간 집 좁은 화장실 안에서 칠면조, 염소, 개, 닭들과 함께 껴안고 밤을 보낸 필리피노의 고단한 사랑은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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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스 엔 포우즈 가족들
병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맞아주는 요크셔 테리어 믹스 티크라는 몇 년 전 클리닉에 맡겨짐과 동시에 버림을 받았다. 주인이 언젠가는 데려온다는 믿음 때문일까. 티크라는 손님이 오면 가장 먼저 나가 반겨준다. 병원 한 켠 케이지에서 블랙 시츄 한 마리를 데려오며 소개해준다.

“이름은 정고예요. 원래 주인은 한국인 젊은 여자였어요.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서 맡겨졌죠. 요로결석도 심한데다 한국으로 데려갈 비용이 없다고 말했어요. 안락사 얘기까지 꺼내며 펑펑 울었죠. 저로써는 그녀가 솔직하게 말해준 게 고마웠어요. 그래서 제가 돌보며 더 좋은 집을 찾아주기로 한 거죠. 이제 요로결석도 다 나았으니 좋은 가족이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케이지 밖으로 꺼내주니 정고는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병원 안 고양이를 쫓기도 하고 리셉션으로 나가 손님들에게 애교를 부린다. 이렇게 생긴 아이리스의 가족은 고양이 6마리, 개 6마리이다. 아, 그리고 4마리의 거북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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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지금
주로 주택에 사는 필리핀 사람들은 큰 개를 좋아한다. 가장 인기 있는 종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저먼 셰퍼드, 차우차우다. 소형견 중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은 당연 시추라고 아이리스는 말했다. 원래는 압도적으로 개를 키우는 집이 많았지만 2~3년 전부터 고양이의 반려동물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늘어나는 반려동물의 수는 곧 늘어나는 유기동물의 수로 이어진다. 필리핀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길거리는 이미 떠돌이 개들로 포화상태다. 아이리스는 견주들에게 중성화 수술의 필요성과 장점을 이야기 해주며 권장한다.

중성화를 북돋기 위해서 클로스 엔 포우즈 클리닉은 수술비용을 대폭 낮추었다. 수컷 고양이는 1200페소(한화 약 3만원), 암컷 고양이는 3500페소(한화 약 85천원)다. 개는 사이즈 별로 수컷 1500~3000페소, 암컷 3500~5000페소이다.

2015년도부터 세부시티에 있는 대다수의 병원에서 단이를 학대라 보고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단이란 미용 상의 이유로 개의 귀를 성형하여 세우는 것을 말하며 도베르만과 핏불 테리어에게 주로 시술된다. 그녀는 동물 복지를 위해 필리핀이 나아가야 하는 길은 무척 멀지만 이 결정이 다가가는 큰 스텝이라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제 최종 목표는 병원 옆 반려동물 화장터를 만드는 거예요. 화장터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가족과 이별하는 상상이 안 되는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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