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주 일요일은 놀러 가는 날, 용인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첫째 주 일요일은 놀러 가는 날, 용인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
작성일4년전

본문

첫째 주 일요일은 놀러 가는 날

용인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 

글·사진 박애진 기자

매 월 첫째 주 일요일은 용인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으로 놀러 가는 날이다. 2015년의 첫 번째 일요일 연휴의 단잠이 가시지도 않은 아침 10시 차들이 한 대 두 대 마당으로 몰려들었다. 각자 인사를 하고 익숙한 발걸음으로 견사로 향한다. 195마리의 개들이 반갑다고 짖어댄다. 아마 이들이 누군지 벌써 아는 눈치다.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9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소풍가는 마음으로 봉사를
유기견 구조 봉사 단체인 해피엔딩레스큐(이하 해레)가 이렇게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이하 행강집)을 찾은 지도 어언 3년째다. 단 한 달도 거르지 않았다. 해레 운영진들은 이제는 빠지게 되면 오히려 한 달이 찝찝하다며 웃는다. 유기견 보호소 봉사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침울한 분위기는 이곳에 없다. 봉사자들도 아이들도 모두 생기가 넘친다. 해레 운영자 박수민 씨는 말했다.

“보고 싶은 아이들 보러 즐거운 마음으로 소풍 가는 기분으로 와요. 한 달을 살아갈 에너지를 행강집에서 얻어오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봉사라는 단어가 참 민망해요. 오히려 애들한테 좋은 기운을 얻어서 오니까요. 애들과 놀아주러 가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놀러 가는 거지.” 

수민 씨 역시 처음 봉사를 갈 때는 불쌍함에 눈물을 쏟아냈었다. 어쩌면 우리네 마음속에 봉사란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나눠준다는 불편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9년째 신망원이라는 보육원으로 봉사를 가고 있어요. 돌쟁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모여 사는 곳인데 일년쯤 되던 때 한 꼬맹이가 직접 말하더군요. ‘우리를 불쌍하게 보지 마세요’ 라고. 초반에 제가 ‘에휴… 불쌍한 녀석’ 하고 말한걸 기억하더라고요. 그 후 봉사에 대한 생각을 바꿨어요. 행강집 유기견 아이들도 신망원 아이들 대하는 것과 같이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수민 씨의 내공은 해레 봉사에서도 빛을 발했다. 봉사를 시작할 당시 ‘행강집 아이들과 놀아주러 가요!’라고 공지 했다. 바라보는 존재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불쌍하게 바라보면 한 없이 불쌍한 존재가 돼버리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은 봉사 대상자들인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운을 준다. 행복한 오렌지 빛 기운으로 서로 한 달의 그리움을 버텨낸다.

소풍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도시락이다. 전직 일식 요리사, 현재 이자카야의 주방을 담당하고 있는 노영승 씨 일명 ‘노 셰프’가 매번 맛있는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김밥으로 때우는 것이 보통이던 봉사에 노 셰프의 재능기부가 더해지며 사람들은 더욱 첫째 주 일요일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번에는 떡만둣국으로 신년분위기를 물씬 냈다. 추운 날씨와 연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와 커다란 냄비를 뚝딱 비워내 또 한 솥을 끓여내는 노 셰프의 손길이 바쁘다. 사람들은 휴게실에 둘러앉아 이제서야 서로 안부를 물으며 얼은 몸을 녹인다.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봉사가 가장 쉬웠어요
경기도 광주 경화여자고등학교에 교사로 근무하는 최정현 씨는 2년 째 학생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2년 전 반려견 보라를 입양하면서 해레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처음으로 알게 된 유기견 구조 및 관리 시스템의 열악한 실태는 정현 씨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교무실에서는 잘 안되더라고요. 유기견에 대한 선입견과 거부감 등이 강해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거나 심지어는 개고기 농담을 하며 비꼬기도 했죠. 그래서 아직 순수한 학생들에게 이야기 해주기 시작했어요. 수업 중 틈틈이 이야기 하고 가끔 사진이나 영상물을 틀어주기도 했어요. 흡수가 빠른 아이들은 봉사활동을 서로 가겠다며 가위바위보로 명단과 순서를 정하는 등 아주 적극적이었어요. 봉사 점수도 안주는 데 말이죠.”

8~9명의 학생들이 꾸준히 번갈아 가며 행강집을 찾았다. 그 학생들이 고3이 되자 정현 씨는 봉사활동을 만류했다. 당당히 성균관대와 연세대 합격증을 거머쥔 박소희, 홍가람 양은 수시 결과가 발표된 바로 다음 달 행강집을 찾았다. 아이들이 눈에 아른거렸다며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자신들이 붙여준 개들을 이름을 부르며 같이 뛰어 다닌다. 

“너무 재미있어요. 봉사하러 온 다고 생각 안 해요. 대학가서도 꾸준히 다니고 싶어요. 지금은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개를 키울 수 없지만 나중에 책임질 수 있을 나이가 되면 꼭 입양해서 키우고 싶어요.”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다음 달에도 만날 수 있을까
3년째쯤 되니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간다. 사람들은 각자 재능을 살려 미용을 해주고 발톱을 잘라주고 목욕을 시켜준다. 특별히 지시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알아서 척척 이다. 처음에는 헤레 멤버들로만 구성되었지만 지금은 봉사를 하고 싶었던 개별 봉사자들도 첫 째 일요일에 맞춰와서 함께 한다. 행강집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 봉사자를 받지 않는다. 수민 씨는 앞으로도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무 것도 못 해도 괜찮아요. 견사에 가서 놀아주기만 해도 애들에겐 충분하니까요. 거창한 미래계획은 없어요. 사람들이 조금 더 와줘서 더 많은 아이들이 산책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아이들과 놀러 올 거예요.”

뭐든 즐거워야 오래하는 법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는 봉사의 무게에 갇혀 망설이던 사람들도 막상 와보면 받아가는 것이 훨씬 많다고 얘기한다. 행강집 박운선 소장은 아이들은 봉사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10년 동안 보호소를 운영하다 보니 노견이 많다. 보호소 시작 당시 데려온 번식장 아이들은 이제 15살이 넘어간다.

“꾸준히 와서 놀아주세요. 이번 달에 봤던 아이가 다음 달까지 살아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러니 봉사자들에게 거르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올 겨울에만 20마리가 넘게 죽었어요. 얼마나 남은 지는 알 수 없죠. 한 번이라도 더 눈맞춰주고 안아주세요.”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47838a860e495edbbd6e6e89ccb1b494_1422518 

     좋아요 1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256&sca=I+am+%EB%A6%AC%ED%8F%AC%ED%84%B0&page=17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1
행강대부  
남실별님 고맙습니다^^
답글 0

문화/행사 더보기

주간 인기 뉴스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