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강아지는 반려견인가요 애완견인가요?


 

에디터노트
당신의 강아지는 반려견인가요 애완견인가요?
작성일5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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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강아지는 반려견인가요 애완견인가요?

소설 <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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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가리키던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는 점차 반려동물이란 말로 바뀌어 가는 추세다. 그렇게 어휘 면에서는 바뀌어가고 있을지 몰라도 우리들의 의식은 어떤가? 정말로 동물을 반려자로 생각하고 있는가? 아직까지도 그저 애완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강아지와 함께하고 있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강아지는 반려견인가 애완견인가?

이대훈 일러스트레이션 조가영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로 유명하다. 1914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로맹 가리는 프랑스로 건너와 195643세의 나이로 발표한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1975,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자기 앞의 생>으로 한 번 수상한 작가에겐 다시 수여하지 않는 공쿠르 상을 또다시 받게 된다. 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의 필명이었다는 사실은, 그가 권총 자살로 세상을 떠난 지 일 년 후인 1981년에서야 그의 유서를 통해 사람들에게 밝혀지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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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사랑을 하는 소년 모모

이처럼 흥미로운 후일담을 가진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은 열네 살 모모라는 소년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모모가 사는 곳은 파리의 벨빌이라는 곳으로 베트남인과 중국인, 아랍계의 이슬람교도 등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무척 낙후된 지역이다. 벨빌의 엘리베이터도 없는 낡은 건물 7층에서 모모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나 혹은 매춘부들이 낳은 아이들을 몰래 맡아 키우는 로자 아줌마와 함께 살고 있다.

가난하고 낙후된 곳 벨빌의 이름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름다운 마을(Belleville)'이라는 뜻인 것처럼, 모모는 처해 있는 우울한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포근하고 경쾌한 터치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당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어 버려도 이상할 것 없는 절망적이고 슬픈 이야기를 낙천적인 어투로 전하는 것이다. 그처럼 모모는 자신을 둘러싼 절망스런 공기 가운데서도 희망, 그리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다. 모모에겐 손 안에 쥔 달걀과도 같은 자신의 생이 있고, 그 생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모모는 자기 손에 쥐어진 생을 절망하는 데 쓰는 대신, 그 순간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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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세상의 전부야

모모가 그처럼 사랑하는 대상은 단지 사람만이 아니다. 근처 칼페트르 거리의 강아지 파는 가게에서 훔쳐 온 잿빛 푸들 쉬페르(최고)’는 모모가 그야말로 끔찍이도사랑하는 존재다. 쉬페르를 사랑하게 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불상사라고 말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모모는 그토록 쉬페르를 사랑하게 된 걸까? 그것도 그렇게나 절실하게. 이유는 간단하다. 쉬페르에게는 모모가 세상의 전부였기 때문에.

쉬페르에게 모모는 자신의 주인이고 친구이며 양육자이자 세상의 전부였다. 쉬페르 뿐만이 아니라 모모에게도 쉬페르는 자신의 곁에 있는 유일한 가족이자 짝이었다. 모모는 쉬페르와 함께 지내며 자신의 내부에 넘칠 듯 쌓여가던 무언가를 전부 녀석에게 쏟아 부었다. 쉬페르가 마치 자신의 아이이기라도 한 것처럼. 모모와 쉬페르 사이에 뭔가 문제가 존재한다면 그 문제는 단 한 가였지다. 바로 모모가 쉬페르를 너무나 사랑한다는 것. 모모는 쉬페르에 대한 그 커다란 사랑을 조금은 특별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쉬페르의 곁에서 떠나 버리는 것으로 말이다.

나는 녀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에게 줘버리기까지 했다. () 뭐 누구를 모욕하려는 의도에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로자 아줌마의 집은 아무리 익숙해진다 해도 역시 우울한 곳이었다. 그래서 쉬페르가 감정적으로 내게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자, 나는 녀석에게 멋진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나 자신이 살고 싶었던 그런 삶을.”

모모는 길에서 만난 부잣집 부인에게 쉬페르를 500프랑에 넘기고, 운전수까지 딸려 있는 부인의 자동차가 떠나 버리자 그녀에게 받은 500프랑을 하수구에 처넣어 버린다. 그러고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송아지처럼 엉엉 울며 눈물을 흘린다. 모모가 길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는 쉬페르와 헤어졌다는 슬픔이 아닌, 사랑하는 쉬페르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해 주었다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모모는 자신이 데리고 온 쉬페르에게 슬프고 힘든 삶을 부여하는 대신, 그와는 다른 나은 삶을 선물한 것이다.

쉬페르를 부잣집 부인에게 넘기고 집으로 돌아온 모모는 이야기를 듣고 야단을 떠는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는 아이들은 진정으로 쉬페르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며 단지 하나의 장난감으로 쉬페르가 필요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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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강아지는 반려견? 애완견?

EBS 방영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에서 개 훈련사 강형욱은, 강아지는 그저 움직이는 봉제인형이 아니라고 말한다. 강아지는 그저 예쁘고 귀엽기만 한 존재가 아닌 의식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그리고 그는 강아지에게 세상의 전부는 주인, 오직 주인이라고 이야기한다.

과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동물을 의미하던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는 점차 반려동물이라는 말로 대체되고 있다. 애완(愛玩)이 아닌 반려(伴侶). 강아지나 고양이를 단지 장난감이나 인형과 같은 대상이 아닌, 우리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자로 인식하자는 뜻에서다. 지금은 강아지나 고양이의 주인들도 자신들을 반려동물의 주인이라기보다 그들의 반려인이라 지칭하는 일이 적지 않아졌다.

그러나 과연, 어휘는 그렇게 변화했을지 몰라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의식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반려하는 강아지 고양이의 의식이나 사정을, 반려인들은 얼마만큼이나 진지한 태도로 생각하고 있을까? 반려인이 세상의 전부인 반려동물의 마음을 얼마나 헤아리고 있는 것일까?

당신에게 묻겠다. 당신이 기르고 있는 강아지는 애완견인가 반려견인가? 만약 그저 강아지를 예쁘고 귀엽다는 이유로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당신의 강아지에게서 반려견이라는 이름은 빼 버려도 좋겠다. 귀여워하거나 그 모습을 즐기기 위한 당신의 강아지는 반려견이 아닌 애완견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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