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companions] 어린 프렌치불독을 ‘누가’ 죽였을까


 

I am 리포터 삶의 현장에서 만난 동물들
[Be companions] 어린 프렌치불독을 ‘누가’ 죽였을까
작성일1년전

본문

 

BE COMPANIONS

어린 프렌치불독을 ‘누가’ 죽였을까

 

그는 어린 개에게 반드시 13알의 사료를 먹여야 한다고 했다. 개를 판매한 펫샵에서 그렇게 일러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강박적으로 개들에게 13알의 사료를 지급했다. 어린 프렌치불독이 말라 움직이 없다는 것을 ‘게으르다’고 이야기하며. 어린 프렌치불독, 아키는 곧 죽었다.

 

 

7ad9255f9c7deaa9604c766be44e13d9_1534398
 

 

하루 세끼 잘 먹는 개

 

임 씨는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그는 이미 어린 동물들을 밖에 데리고 나와 발로 툭툭 차거나 고양이를 집어 던지는 것으로 이미 이웃들과 여러 차례 갈등을 겪은 터였다. 그의 이웃들은 앙상하게 마른 프렌치불독에게 함부로 대하는 그를 두고 경찰에게 신고했지만 ‘증거가 없으면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개가 앙상하게 말라 죽기 직전인 것처럼 보여도, 굶어 죽지 않으면 동물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이면서.

 

“선생님, 강아지가 왜 이렇게 말랐어요? 밥을 안 주셨어요?”

 

“선생님? 난 학교 선생이 아니에요!”

 

“그럼 아저씨, 강아지가 왜 이렇게 마른 거예요? 밥을 못 먹어요? 안 주신 건가요?”

 

“아니, 하루 세끼 밥 잘 먹지. 하루 세끼 간식도 먹고요. 얼마나 잘 먹는데!”

 

카라 활동가들이 그의 집을 방문해 앙상하게 마른 프렌치불독에 대한 제보를 받아서 왔다고 설명했을 때, 임 씨는 거세게 반발심을 표현했다. 그리고 꼭 하루 13알의 사료를 먹인다고 강조했다. 펫샵에서 그러라고 해서 충실히 잘 지키고 있다고. 그는 자신이 동물을 굉장히 잘 돌보고 있고, 어린 반려동물들은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믿고 있었다. 프렌치불독이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게으르다고 단정하면서.

 

 

7ad9255f9c7deaa9604c766be44e13d9_1534398
 

 

그와 어린 동물들이 살고 있는 좁은 원룸은 엉망진창이었다. 곳곳에 개들의 대소변이 흩뿌려져 있었고 고양이의 화장실은 치우지 않았는지 대소변이 산처럼 쌓여 응고되어 있었다. 악취가 진동했고,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초파리와 파리가 피어올랐다. 치우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서는 구더기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어린 포메라니안은 배가 고픈지 그 쓰레기 봉지를 연신 핥아댔다. 열악하고 비위생적이건만, 이 환경이 법적으로는 동물 학대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더 뼈아팠다.

 

“애들 어디 펫샵에서 사오셨어요? 요 근처에 있는 곳인가요?”

 

“나는 사오지 않았어요! 분양받았지!”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리고 오신 거예요?”

 

“아니, 펫샵에서 분양받았어요!”

 

“펫샵에서 무료로 데려오신 건 아닐 거 아니에요? 펫샵에서 돈 주시지 않으셨어요?”

 

도돌이표처럼 돌고 도는 대화 끝에 결국 그는 개들을 대구에 있는 한 펫샵에서 데려왔다고 이야기했다. 작은 체고의 동물이 더 잘 팔리는 곳에서 쇼윈도에 진열된 동물들에게 아주 적은 양의 사료를 주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고, 구매자에게도 사료를 적게 주라 이야기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럼 데려가요. 하지만 주사도 안 되고요, 약도 먹이면 안 돼요. 절대로. 그럼 애들 죽어요. 알아요?”

 

그에게 “그렇게 잘 먹는데도 이렇게 말랐으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병원으로 데려가 확인을 해 봐야 한다”고 긴 시간 설득한 끝에 결국 허가를 받았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안아 올린 프렌치불독에게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우리는 어린 개에게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고, 이제 건강해지자고 끝없이 말을 걸며 다른 동물들과 함께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프렌치불독은 구조 후 24시간이 채 안 되어 짧은 세상 소풍을 끝냈다.

 

 

7ad9255f9c7deaa9604c766be44e13d9_1534398
 

 

동물 학대가 아니라니까요

 

병원에 왔을 때 프렌치불독의 체온은 35.2℃도였다. 심각한 저체온증이었고, 탈수로 혈관도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급히 체온을 올리고 파보 전염병 등 질병을 검사했으나 특이한 질병은 관찰되지 않았다. 슬픈 마음을 꾹꾹 누르며 아키를 검역본부에 보내 사인을 규명해달라 요청했고, 검역본부에서는 “지방이 하나도 없다. 내장에도 없다.”는 소식을 전했다. 프렌치불독은 아주 천천히, 오랜 시간을 들여 앙상하게 말라 죽은 셈이다.

 

“거긴 도살장이에요!”

 

“도대체 왜 동물을 학대하시고 죽이세요?”

 

“님들은 적페새력이고 도저히 용서가 안 되네요.”

 

“청와대에 민원 한번 넣어보세요. 어떻게 되나. 저 그 사람들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대충 서로 알걸요. 15년 전부터. 아니면 말고.”

 

“옴 걸렸다고요? 생명은 소중한 거니까 죽이지 말아주세요.”

 

프렌치불독이 굶어 죽었고, 동물 학대로 당신을 고발했다고 알리자 그는 카라를 절도죄, 동물학대죄, 명예훼손죄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그가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다. 그 또한 동물을 사랑했으니까.

 

그는 카라 활동가들과 옥신각신 이야기하는 그 난리 중에도 펫샵에서 또 어린 동물들을 사 왔다. 비위생적인 집안 환경이나 그의 입장은 변하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는 시청에 연락해 동물을 긴급격리를 진행하고, 임 씨도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근데, 그게 현행법상 동물 학대가 아니라니까요. 그분이 저희한테 카라가 반려동물을 훔쳐가서 죽였다고 민원 넣으셨어요. 애들이 법적으로 물건이잖아요. 지금 데리고 가신 애들도 민원인께 돌려주셔야 하지 않겠어요?”

 

시청의 입장은 우리 법의 사각지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의 법과 규범에 만족하고, 그 법의 경계 밖에서 일어나는 불행에 순응하고, 그 비극을 마치 없는 일처럼 대할 수 있다면 이토록 슬프거나 피로하지는 않을 것이다. 열흘간의 설득 끝에 결국 시청의 협조를 얻어냈다. 시청은 임 씨의 집을 방문하며 반려동물들을 병원에 데려가게 하고, 그의 집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을 돕고 있다. 임 씨는 여전히 카라를 제 개를 죽인 학대자로 몰아가고 있지만, 그의 반려동물들이 깨끗한 집에서 충분한 먹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7ad9255f9c7deaa9604c766be44e13d9_1534398
 

 

동물 학대의 사각지대에서

 

인간의 필요에 의해 키우고, 키우기 위해 번식시키고, 돈만 내면 아무에게나 판매하고, 제 마음대로 취급하고… 죽으면 다른 동물을 또 매매하고, 이런 비도덕적 행위들의 많은 부분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반려동물 산업 또는 문화라는 허울 아래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음지에서 갖가지 죽음이나 불행, 비극, 고통이 다양한 형태로 싹을 틔운다. ‘잘못됐다’라고 지적하면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하면서.

 

임 씨에게서는 동물을 긴급격리할 수 없었다. 그가 아직까지 우리 법의 체계에서 ‘동물 학대를 했다’고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방법이 그가 동물을 잘 키우도록 돕는 것이었다. “정신병자는 동물 못 키우게 해야 해.” 누군가는 그렇게 비난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든 돈만 준다면 동물을 키울 수 있다. 동물 학대지만 동물 학대라고 입증받지 못한다면 동물을 구조하기 쉽지 않다. 동물보호법의 속상한 현주소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펫샵 쇼윈도에 전시된 아기 동물들을 귀엽게 여기며 매매한다. 연간 10만 마리가 버려지고 죽는 한편, 강아지공장에서는 연간 20만 마리의 동물이 생산되어 펫샵에서 소비된다. 이 체계가 송두리째 바뀌지 않는 이상, 죽은 프렌치불독과 마찬가지로 힘없이 죽는 동물들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어린 개의 명복을 빈다. 우리는 그 아픈 뒷모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CREDIT

동물권행동 카라 김나연

사진 김나연 박해리​

 

 

 

     좋아요 2
http://www.petzzi.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1039&sca=I+am+%EB%A6%AC%ED%8F%AC%ED%84%B0&page=1
URL을 길게 누르시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복사되었습니다. 원하시는 곳에 붙여넣어 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url복사
반려인의 의견   총 1
April Young  
정신 이상자인가요?  어떻게 기본 지식도 없이 강아지를 분양 받아 키웠나요?
정말 기가막히고 화가 나네요...돈이 없어 사료를 못 샀나요?  키울 능력이 안되는데 강아지를 학대하고 방치 했는지?... 도대체 현행법으론 학대를 인정하기 힘들다면 그 법은 실효성이 없는 무의미한 법이네요...
국회 의원님들은 뭐하시는지요?
답글 0

문화/행사 더보기

이벤트 더보기

공지사항  
체험단이벤트  |   구독이벤트  |   포토이벤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  광고/제휴문의 |  구독문의 |  오시는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2 유스페이스 2동 507-1호(대왕판교로 670) | 대표전화 : 1544-8054 | 팩스 : 0303-0433-9971
회사명 : 펫앤스토리 | 대표자 : 황규형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제원
사업자등록번호 : 239-88-00800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7-성남분당-1513호
(c) 2002-2019 petlove. All Rights Reserved
e-mail 문의하기
기사 : edit@petzzi.com
광고/제휴문의 : ad@petz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