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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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
조회5,930회   댓글0건   작성일4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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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
방송인 따루

 

나그네 고양이만 있을 뿐 길에서 나고 자라는 고양이는 없다. 핀란드는 그렇다고 따루가 말했다.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에 출연해 한국인 못지않은 막걸리 사랑과 걸쭉한 입담을 자랑했던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이하 고보협) 회원이기도 한 애묘인 따루가 겪었던 핀란드와 우리나라의 반려문화를 들어보고자 마포구 서교동으로 향했다. 그곳에 그녀가 운영하는 ‘따루 주막’이 있다. 주막에 들어서자 마침 밥을 먹으러 온 길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따루가 입고 있는 앞치마에 그려진 고양이 중 하나란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가슴엔 고양이 가족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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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분위기가 남다르네요. 이국적이에요.
핀란드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어요. 일본 우산 하나 빼고 소품 다 핀란드 꺼 아니면 한국 거예요. 핀란드 자작나무랑 순록 그림 있고요, 캐릭터 무민도 있고. 호랑이 그림은 제가 좋아해서 많이 갖다놨어요. 멋있잖아요.

고양잇과 동물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시골에서 컸기 때문에 동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동물 다 좋아하는데 고양이를 어렸을 때부터 키워서요. 지금도 핀란드 집에 우리 엄마 아빠랑 고양이가 있고요. 15살 된 할매예요.

특별한 반려동물도 있었다던데요.
네, 우럭을 키웠어요. 이름은 뚜루예요. 죽은 지 1년 정도 됐는데 아직은 냉동실에 있어요. 묻어줘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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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고 있진 않으세요?
지금은 못 키우고 있어요. 핀란드 자주 왔다 갔다 하니까요. 집에서는 잠만 자고, 주로 주막에서 시간을 보내니까 대신 여기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거예요.

따루 씨가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네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만 얘네들은 그런 생각 안 할 거예요. 밥 주고 놀아주고 하는데 만지지는 못해요. 고양이들이 싫어해서. 그래도 놀 때는 제 다리에 막 올라타요. 다리는 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쵸?
앞치마에 그려진 고양이가 따루 씨가 돌보는 아이들인가요? 소개 좀 해주세요.
여기에 밥 자주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네 마리 있어요. 엄마랑 새끼 세 마리. 엄마가 예뻐서 이름이 ‘태희’예요. 태희가 작년 추석에 아기를 다섯 마리 낳았는데 한 마리는 무지개다리 건넜고 한 마리는 다른 사람이 데리고 가서 키우고 있어요. 남은 세 마리 이름은 검둥이, 고등어 무늬 순신이, 흰둥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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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언제부터 챙기신 건가요?
가게 운영한 지는 4년 되어 가는데 2013년 겨울부터 태희가 오기 시작하면서 묘연을 맺었거든요. 뚜루가 딱 죽었을 때쯤 나타났어요. 그래서 전 태희가 뚜루라고 생각해요. 태희가 처음 왔을 때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가게로 내려오는 계단 밑에 세탁기가 있는 작은 방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밥을 주게 됐어요. 사실 그전까진 길고양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어요. 핀란드엔 길고양이가 없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거든요.

핀란드에는 길고양이가 없다니 신기하네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어요. 이상하게, 여기는 고양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떻게 이렇게 작은 고양이를 무서워할 수가 있지? 저희 손님 중에도 제가 고양이 밥 주고 있으면 못 들어오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러는 분이 있어요. 그럼 “얘가 손님을 더 무서워하니까 그냥 지나가면 된다”고 말해요.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거든요.
핀란드에는 고양이 미신도 없어요. 결혼했다고, 임신 했다고 해서 고양이 버리는 사람 못 봤고요. 오히려 동물 있으면 아기한테 더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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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소플라즈마에 대한 오해 말씀이시군요.
네, 한국에 감염 사례 한 번도 없었고 실제로 감염되기도 힘든데 근거 없는 미신들이 많아서 안타까워요.
왜 이렇게 다를까요?
동물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아이도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동물은 오죽하겠어요. 개한테도 그래요. 아무 교육도 안 시키고 밥만 주면서 그냥 묶어 놓는 개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촬영하러 갔다가 그런 개를 만나면 반려인한테 산책하러 가도 되냐고 물어봐요. 그럼 그런 개 아니라고, 집 지키는 개라고 해요.

그런 개가 따로 있겠어요. 모두 다 같은 생명인데…
그렇죠. 반려동물은 소유물이 아니라 가족이에요. 한국에 고양이 집사란 말이 있잖아요. 핀란드에서 우리 가족도 고양이 집사예요. 고양이가 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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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집에서 반려하는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
마우너. 핀란드 옛날 대통령 이름이에요. 제가 왠지 고양이한테 대통령 이름 잘 붙이는 거 같아요. 밥 주는 길고양이한테도 명박이라고 붙이려고 하니까 안 된다고, 대통령 이름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고 주위에서 말렸어요.

그 이름은 진짜 안 될 것 같아요. 마우너는 어떤 고양인가요?
무뚝뚝해요. 이제 할머니여서 느릿느릿하고. 고양이 나잇살 있는지 몰랐어요. 뱃살이 좀 생겨서 뛰면 배가 왔다 갔다 하는데 귀여워요. 마우너는 아빠한테 꾹꾹이 하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손톱 세우고 해요. 아빠 배를 보면 살짝 할퀸 자국들이 있어요. 저한테 할 때는 먼저 수건을 깔고 하라고 하죠.

보고 싶으시겠어요.
그럼요. 그런데 희한한 게 1년 만에 가도 날 알아봐요. 이번에 가도 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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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선 어떤 고양이를 만날 수 있나요?
섞인 애들이 제일 많아요. 품종이 아닌 고양이를 핀란드에선 ‘시골 고양이’라고 불러요. 길에서 사는 고양이를 말하는 건 아니고요.우리는 처음에 도둑고양이라고 불렀잖아요. 그러다 길고양이로 바뀌었고. 단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는데. 핀란드는 그런 단어가 아예 없나 봐요.
가게 앞에 고양이가 있으니까 손님들이 물어봐요. 그거 도둑고양이냐고. 그럼 제가 말해요. 도둑고양이는 없다고. 여기서 사는 애라고.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닌데. 쓰레기통도 안 뒤지고 잘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핀란드에선 길고양이란 단어 대신 ‘나그네 고양이’라고 불러요. Kurkukissa[꿀꾸끼싸]. Kurku가 돌아다니는 거 kissa가 고양이. 그런데 나그네 고양이를 길에서 보긴 힘들어요.

‘버린다’란 개념이 아예 없어서 그럴까요?
일단 키우면 끝까지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버리는 사람도 있긴 있겠지만 사회 이슈가 되거나 주위에서 본 적은 없어요.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핀란드도 방학이 끝나면 유기묘가 생긴대요. 6월부터 방학인데 새끼 고양이가 많을 때잖아요. 그때 애들이 고양이 키우고 싶다 해가지고 키우다가 학교 시작하면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도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시키진 않아요. 시나 군마다 무조건 보호소 하나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한국과 다르게 길 잃은 동물들이 주로 와요. 여기서 개는 90% 이상 원래 반려인을 찾는대요. 나머지는 입양 보내고. 고양이는 80%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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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려문화 중에서 핀란드보다 좋은 부분은 없을까요?
한국 사람들은 올인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한 가지 꽂히면 안 해주는 게 없어요. 전 고양이 키우면서 캣타워 같은 고양이 용품 사본 적 없거든요. 고보협 쪽에 마음이 좋으신 분들도 되게 많고요.

그렇다면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에 20평 아파트에 강아지 100마리 키우는 사람 TV에서 봤어요. 구청에서 사람이 왔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대요. 왜 못해요. 핀란드 같으면 학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제로 못 키우게 하고 동물은 입양 보냈을 텐데. 핀란드에선 동물을 학대하면 벌금, 집행유예, 징역 등을 선고하고 그 외에 동물을 키우면 안 된다는 금지령을 내릴 수 있어요. 평생 못 키우게 할 수도 있고요. 또 공장처럼 강아지 낳게 하는 것도 문제예요. 핀란드에서도 가끔 그런 사람 적발돼요. 그러면 범죄니까 잡혀가서 처벌받죠.
우리나라보다 동물 보호법이 잘 마련돼 있군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더 보강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보다는 동물에 대한 법이 강력하게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요. 한국은 동물을 해치더라도 보통 가벼운 벌금에서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에 인천에서 잡힌 불법 번식장 업자 벌금 100만원 나왔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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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노력하는 분들 덕분이겠죠. 우리나라의 고양이가 더욱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사람들 인식 자체가 개선 돼야 해요. 동물이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 버려야 할 거 같고요. 길고양이 같은 경우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굳이 해치진 말아야 해요. 또 고양이 학대하는 사람들 강력처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고양이를 친구나 내 아기처럼 생각하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요. 정보도 중요해요. 몰라서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정교육도 필요하겠죠. 엄마 아빠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에게 전달되거든요.
책임질 수 없다면 아예 키우지 말라는 주장도 있잖아요.
그런 거 만들어야 될까요? 제가 술 관련해서 술 먹을 수 있는 자격증 만들자는 우스갯소리 한 적 있어요. 운전면허처럼 반려동물 면허가 있으면 어떨까요? 기본 지식을 공부한 다음에 평생 동안 책임지겠다고 선서하고. 동물에게 시간도 충분히 내줘야 하는 거예요. 집에 그냥 묶어 놓는 게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봐야 될 거 같아요. 중성화 수술도 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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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도 고양이 중성화 수술이 보편적인가요?
새끼를 감당할 수 없으면 해야죠. 우린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고양이도 시켰고요. 핀란드에 고양이를 사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 동네 같은 시골에 가면 마트에 게시판이 있어요. 게시판 통해서 마을 사람들이 별 걸 다 팔아요. 책도 팔고 차도 팔고. 고양이 새끼 낳았으니까 관심 있는 사람 연락 주세요. 그러고 고양이를 그냥 줘요.

만약 고양이를 보내야 한다면 어느 나라로 보내시겠어요?
핀란드로 하면 너무 속 보이니 독일이 좋지 않을까요? 전반적으로 동물 복지가 잘 돼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한국에는 어떨까요?
그좋은 분이 있다면 보내주고 싶어요. 여기도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요.

 

이청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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