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요남매가 보내는 텔레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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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요남매가 보내는 텔레파시
조회215회   댓글0건   작성일3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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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너 비  밤 요 남 매 

 

밤요남매가 보내는 텔레파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녀석들은 내 음성에 따라 밥을 먹고, 함께 산책하러 나가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나는 녀석들과 함께라서 너무나 즐거운데, 과연 녀석들도 나와 함께하는 게 즐거울까. 이 녀석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문득 우리 사이가 어떨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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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어떤 생각을 하니?
 

밤바요다를 처음 키우기 시작할 때쯤, 녀석들에 대한 나의 공감 능력은 많이 부족했을 거라 생각한다. 당시의 나는 밤바요다에게 정말 필요한 식사와 산책에 대해 깊은 고민 없이 그저 보호자의 의무로서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편한 대로 녀석들을 귀여워하기만 바빴다. 그렇게 보호자로서 최소한의 역할만을 지킨 채 2년이 흐르고, 그제야 무심했던 내 눈에 녀석들의 표정과 행동이 들어오며 궁금증이 들었다. 녀석들을 위한 행동이 녀석들의 입장에선 전혀 반대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밤바와 요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밤바요다를 보며 소소한 몸짓부터 표정까지 관찰했다. 무엇을 할 때 꼬리를 흔들며 기뻐하는 거지? 무엇을 보았을 때 방방 뛰며 좋아하는 거지? 내가 무엇을 건네주었을 때 좋아하고 싫어하는 거지? 가끔은 녀석들이 사람처럼 말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엄마, 탕수육 말고 치킨이 더 맛있어요.”라던가. “장난감 공이 낡았으니 새로 나온 거로 하나 사줘요!”라던가. 오랜 세월과 시간 동안 밤바요다 입장에서 생각했다. 이런 인고의 노력 덕분인지 요즘엔 녀석들과 꽤 많이 통하는 것 같다. 밤바요다는 많은 친구보다는 몇몇 소수의 친한 친구 들 사이에 섞여 뛰어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생선 보단 칠면조를 더 좋아하고, 딱딱한 장난감보단 부드러운 장난감을 더 좋아한다. 휴가는 갯벌보단 해수욕장을 선호한다. 그렇게 밤바요다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면서 녀석들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기 시작했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녀석들도 나도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그 효과가 조금씩 발휘하고 있다. 이제는 밤바와 요다가 짖는 소리와 행동만 봐도 단순한 투정인지, 혹은 다른 무언가를 요구하는 행위인지를 쉽게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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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니까

 

밤바요다를 데리고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간 날이었다. 요다는 물놀이 후에 피곤함이 몰려왔는지 캠핑 의자 위에 앉아 졸았다. 그러나 잠들지 않은 요다는 눈을 끔벅 끔뻑하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졸린 와중에도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게 무얼까. 혹시 추운 걸까?’ 하는 생각에 담요로 돌돌 감싸주었더니 녀석은 눈을 감고 코를 골며 잠에 빠졌다. 한번은 밤바요다가 자는 걸 확인하고선 친구와 저녁 바비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준비하고 있는데, 요다가 눈을 뜨더니 나를 빤히 쳐다봤다. 또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이번엔 무얼까. 쉬야가 마려운 걸까?’ 하고 녀석의 담요를 풀러 땅에 내려놓으니, 바로 소변을 보고는 다시 캠핑 의자로 올라갔다. 이 모습을 보고 눈이 동그래진 친구는 요다가 움직이지도 않았고 짖지도 않았는데 녀석이 무엇을 바랐는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니까” ‘텔레파시 농담’으로 웃어넘기긴 했지만, 실은 밤바요다의 행동패턴을 오랫동안 관찰한 끝에 습득한 나만의 소통법이다. 요다는 혼자 의자에서 뛰어내려 소변을 볼 줄 안다. 그렇지만 워낙 깔끔한 녀석이라 자신의 몸에 닿는 물건이 지저분해지는 걸 싫어하여, 담요가 바닥이나 소변에 닿아 지저분해지는 것을 꺼렸을 것이다. 나는 그저 요다를 관찰하고 요다가 원하는 것과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알아주는 것뿐이었다. 밤바요다의 생각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니,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마트를 다녀오건, 잠깐 친구를 만나고 오건, 어딘가 나갔다 다시 집에 들어오면 밤바요다는 자기들이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을 입에 물고선 힘차게 꼬리를 흔들며 내 앞에 나타난다. 환영한다고. 반갑다고. 사랑한다고. 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녀석들만의 몸짓 언어로 나에게 사랑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내가 밤바요다의 언어를 이제야 조금씩 눈여겨본 것처럼 여러분의 반려견도 보호자에게 사랑한다고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 매일매일.

 

CREDIT

글·사진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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