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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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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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다행이야, 그게 너라서

거실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과 함께 진한 커피 향이 맴도는 이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하다. 똥이라는 귀여운 애칭을 가진 우리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고 나면, 리트리버 달리는 항상 똥이의 아기 소파에 턱을 괴고 누워있다. 도대체 달리의 소파인지 똥이의 소파인지 이상하게 달리가 더 좋아한다. '아, 귀여워' 달리를 보고 있으면 귀엽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32kg의 대형견인 달리가 아직도 처음 만났을 때의 작은 강아지로 보이는 건 내가 달리의 엄마이기 때문이겠지. 똥이가 아침에 인사하며 어린이집 등원 버스를 타는 순간, 나와 달리에게는 비로소 평화가 찾아온다. 이 소중한 시간에 달리와 함께라니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집에서 달리와 단둘이 누워 있으면 행복한 웃음이 절로 새어 나온다. 미운 네 살 똥이에게 매일 치이는 달리도 이 시간만큼은 코까지 골며 늘어지게 잠을 잔다. 나와 남편 그리고 똥이에게는 옆에서 자 고 있는 이 큰 존재가 달리라서 참 다행이다.

임신 그리고 나의 큰 개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건 달리와 가족이 되고 한 달이 지나서였다. ‘별탈 없이 아기와 달리를 같이 키울 수 있을까?’ 나와 남편에게 달리는 딸 같은 존재지만 주위의 시선은 또 달랐기에 기쁜 마음도 잠시 수많은 걱정이 밀려왔다. 또 반려동물이 처음인 남편이 변화 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하며 똥이의 태교보다는 달리에 대한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심한 입덧으로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나는 매일같이 달리와 산책을 나섰다. 시간이 흘러 점점 불 러오는 내 배와 함께 대형견이 된 달리에게 사람들은 귀엽다는 말 보단 무섭다, 크다, 부담스럽다는 말들을 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나만 듣고 무시하면 되니까. 착한 달리를 엄마인 내가 지켜주고 싶었다. 그렇게 불러오는 배만큼 아기와 대형견에 대한 걱정은 쌓여갔고, 대형견인 달리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나와 남편은 아기의 존재로 인해 달리를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들려오는 부정적인 말들을 무시하고 또 무시했다. 내 생각을 주위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해봤지만, 눈과 귀를 닫은 그들은 애초에 나의 말을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던 건 아주 큰 방패가 되어 나에게 날아오는 모든 창들을 막아주는 남편과 나의 의견을 존중하는 가족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똥이가 태어난 뒤에도 별 탈 없이 달리와 똥이를 함께 키울 수 있었 다. 출산 하루 전날까지도 달리와 산책을 해서인지 아기도 다른 산 모들보다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개를 키운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점투성이란 걸 달리를 통해 또 한 번 느꼈다.

아기와 개의 만남

똥이를 낳기 전에 나는 대형견과 아기를 함께 키우는 것에 대해 많은 정보들을 검색하며 공부했다. 혹여나 달리와 똥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게 되면 그건 부모의 잘못이니 미리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똥이가 입고 있던 배냇저고리를 남편이 달리에게 가져가 ‘자 맡아봐 아기 냄새야 집에 와도 너무 놀라지 마’ 하며 냄새 를 맡게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똥이를 집에 처음 데리고 가던 날 달리는 똥이의 존재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나 관심이 없을 줄이야. 달리는 오직 똥이에게 줄 분유를 탈 때에만 배고픈 표정으로 관심을 보였다. 대형견과 아기의 첫 만남은 생각보다 쉬웠지만 매일매일이 공부의 연속이었다. 막상 아기가 태어나니 주변에서 개털에 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 나는 그동안 공부했던 지식과 정보들을 입 아플 정도로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절대 한 공간에 아기와 개를 단둘이 두지 않기, 혹여나 개
가 아기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지 매일 산책시키며 교감하기, 아기 냄새 맡게 해주기 등 달리에게 해줄 게 많아 버겁기도 했지만 나에게 보람찬 시간이었다. 하루에 3번은 기본으로 청소기를 돌리며, 테이프로 달리의 털을 떼는 게 육아보다 더 힘들었다. 하지만 나의 노력으로 달리와 똥이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좋은 엄마로 성장할 수 있었다. 벌써 똥이와 달리가 함께 지낸 지 1,000일이 되어간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내 개와 아기는 너무 잘 지내고 있으며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있다. 달리와 똥이가 함께하기까지 마냥 즐거운 일만 있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우리는 가족이기에 매일 노력하며 살아간다.

CREDIT
글·사진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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