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될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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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될 강아지
조회366회   댓글0건   작성일3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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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 의 세 상

 

 

크게 될 강아지

 

나대를 데리고 오기 전, 가족들과 어떤 강아지를 반려하면 좋을지 상의한 적이 있었다.

결론은 누구보다도 활발한 강아지였다. 누구보다도 활발한 강아지라 하여 나대를 소개 받은 건데… 나대를 본명인 쪼꼬가 아니라 나대라 부르게 된 경위를 생각하면 누구나 납득할 것이다. 나대는 활발한 정도가 너~무 지나쳐 누구보다도 나대는 강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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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와의 첫 만남


나대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내가 제일 걱정했던 것은 먼저 우리 집에서 살고 있던 고양이 양이와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양이가 고양이치곤 수의사도 감탄할 정도로 순한 편이긴 했지만, 어쨌든 양이는 크고 나대는 아기니까 고양이 펀치라도 맞고 자라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나대는 양이를 보자마자 800g에 달하는 온 몸에 힘을 싣고 몸통박치기를 감행하였다. 6kg에 달하는 고양이는 균형을 잃고 엎어졌다. 양이가 갑작스런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채 파악해내기도 전에 나대는 양이의 얼굴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 다. 견디다 못해 도주를 시도하자 나대는 지능적으로 양이를 구석에 몰아넣었다. 핀치에 몰려 당황한 양이를 향해 나대는 있는 힘을 다해 깡깡 짖었다. 잠깐의 대치 후, 나대가 자기 크기의 반에 반도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양이가 앞발을 들어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나대는 양이가 붙잡을 수 없는 속도로 냥 펀치의 사정거 리를 벗어난 후였다.

 

 

나대야 그만 좀 나대

 

나대는 진짜 엄청난 강아지였다. 쪼끄만 게 밤잠도 없는지 2개월 짜리가 밤새도록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보고 다녔다. 혹시라도 위험한 물건을 삼키거나 미끄러져서 다치기라도 할 까봐 나도 밤을 꼴딱 새면서 나대를 쫓아다녔다.

결국 20살도 더 먹은 내 쪽이 먼저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깜빡 잠들었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시야에 나대의 얼굴이 한가득차 있었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자신의 코와 다르게 생긴 인간의 코가 신기했던 나대가 내 코를 한번 깨물어보려 하던 순간에 내가 눈을 뜬 것이었다.

하도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집안일을 하는 잠깐 동안이라도 강아지 용 울타리 안에 가둬두려 했지만, 나대는 우리 네 식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그 어떤 난공불락의 감옥도 반드시 틈새를 찾아 빠져나갔다.

 

한번은 거실 베란다 쪽에 울타리를 바싹 붙여서 설치했더니, 그쪼끄만 게 베란다 창문을 옆으로 민 다음 샷시 레일을 밟고 나왔 다. 머리로는 이기지 못하겠다 싶어 줄을 사다가 매어두는 물리적인 방법을 고안해냈지만 그 줄마저도 이빨로 갉아서 끊어내고 탈옥했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지력과 정신 력과 끈기를 가진 강아지다. 결국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만 우리는 저렇게 계속 사고를 치다 보면 언젠간 지도 질리겠지… 하는 마음 으로 내버려 두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지금도 나대는 하고 싶은것 다 하고 다닌다.​ 

 

 

그래도 지금은 덜 나대

 

예전의 나대가 왕나대였다면 그래도 지금은 나이를 좀 먹어서 덜나대가 되었다. 예전엔 목줄을 채우면 무조건 자유를 찾아 물어뜯었는데, 지금은 목줄을 하면 산책을 나갈 수 있다는 점쯤은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는 더 굵어져서 사고를 쳤을 때더 지능적으로 대처한다. 일단 사고를 쳐놓고 불쌍한 표정을 지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작전이다. 가끔은 간식을 먹었는데 안먹은 척 거짓말을 칠 때도 있다. 조그만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고작 한다는 생각이 간식 하나 더 얻어먹기 정도라 몹시 귀엽다.

피자를 시켜서 먹고 있으면 눈치도 안 보고 한 조각 스윽 물어가 기도 한다. 쓰레기봉투를 다 터트려 놓거나 내가 금지옥엽 키운 화분을 다 뜯어 놔서 혼내려고 하다가도 한 번만 봐 달라는 시무 룩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봐서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린 적도 여러 번이다. 이선희의 노래 중에서 <그 중에 그대를 만나>라는 아주 유명한 곡이 있다. 난 그 노래에서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그대를 만나~’라는 대목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개사해서 ‘별처럼 수많은 강아지 그 중에 나대를 만나~’하고 나대한테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세상에 인연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각각이 다른 방향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푸들들 중에서 나대 같은 유독 웃기는 강아지가 우리 집에 왔다는 사실이 가끔은 너무 신기하고 어떨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대는 사고를 치기 위해 태어난 강아지이다. 오늘도 열심히 장난을 쳐 댔으니 임무 완료. 거기에 따른 내 임무는 나대가 마음껏 행복하게 사고를 치고 다닐 있도록 끝까지 지켜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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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사진 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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