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이와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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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이와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그 후
조회1,258회   댓글0건   작성일4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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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직 못 다 한 이 야 기



보들이와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그 후​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PRAA라는 선천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았던 우리 보들이.

그리고 이 무서운 병을 이겨내고 아빠와 함께 보들이는 하루하루 기적을 써갔었지.

그런데 그렇게 어려운 병을 이겨내느라 너무 힘들었는지 너에게 찾아온 더 무서운 복막염.

그렇게 허망하게 보들이를 보낸 날과 보낸 후의 아직 못다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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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새벽 3시 30분. 우리 예쁜 보들이, 아빠 더 고생하지 말라 고…. 우리 효녀 보들이 화장실도 예쁘게 다녀오고 아빠 얼굴 앞에서 고통스럽지 않게 누워서 잠들듯이 갔어요. 몸에 온기도 남아있고 두 손 두 다리 곱게 모으고 있네요. 그래서 편안하게 눈도 감겨줄 수 있었어요.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을 때 몸이 차갑게 식기 전에 보내주고 싶어서 새벽에 좋은 화장터 바로 찾아서 보내주러 갑니다.

가는 길에 고생했다 와줘서 고마웠다. 보들이를 알게 돼서 행복했다 한마디만 해주세요. 너무 빨리 갔다 원망하지 마시고요. 다른 건 다 못 해줬어도 병원에서 고생 안 시키고, 마지막 며칠 아빠 옆에서 얼굴 보며 그르렁도 거리고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고 그렇게 인사 다 해주고 갔으니까요. 세상에 이런 효녀가 어디 있나 요. 우리 보들이 정말 효녀죠!!!

 


보들이에게 아직 못 다한 이야기

 

보들아~ 넌 너무 예쁘고 빛나는 고양이였어. 삶이 가장 힘들때 찾아온 너무 보석 같고 천사 같은 보들이로 인해 내 삶의 모든 걸 바꾸어놓은 너와 함께했던 105일간의 꿈과 같았던 시간들. 짧은 삶이었지만 아빠한테 와줘서 곁에서 인사해줘서 너무 고마워 보들아….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이런 아빠라서 마지막까지 복막염이라는 너무 힘든 병 앞에 너무 무기력하게 보들이를 보내서 아빠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다 보들이가 항상 앉아있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한없이 울기도 했고, 혹시나 티비 뒤에서 식탁 아래에서 어딘가에서 빼꼼히 아빠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멍하니 쳐다보기도 했단다. 자다 일어나 눈 떠 보면 ‘아빠 그만 좀 울어!’ 하면서 화내는 보들이가 보이기도 하고, 문득 어깨에서 살랑 보들이 냄새가 바람결에 실려 오는 것 같아 가던 길을 멈추게 되네.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울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울기도 많이 울었어. 울면 슬퍼하면 보들 이가 편하게 못 갈 것 같아 참아보려고 했지만 잘 안돼서 미안해. 그런데 보들아, 휴대전화기를 뒤지며 보들이가 보고 싶을 때찍어두었던 오래된 영상들을 다시 보고 또 보다 보니 조금씩 조금씩 슬픔이 변하기 시작하더라.

슬픔이 그리움으로, 그리움이 추억으로, 추억이 다시 만날 기다림으로….​ 

 

 

그리고 49일


보들아. 잘 있지? 오늘이 너를 별로 보낸 지 49일이 되는 날이란다. 하루도 안 빼고 기도 대신에 보들이가 남겨준 간식과 사료를 보들이 만큼 예쁜 길아가들에게 나누어줬단다. 덕분에 아빠는 매일 매일 보들이가 보내준 것 같은 길 아이들 덕분에 슬픔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었던 거 같아. 아직도 어딘가엔 그 큰 눈망울로 숨어서 아빠를 지켜보고 있는 거 같단다.

보들이가 아빠랑 같이했던 순간 중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었지만, 아빠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그 나쁜 선천성 희소 병을 이겨내고 튜브를 빼고 집에 돌아온 날. 목소리를 다시 찾고 밥을 달라고 아빠한테 야옹야옹 거리던 순간이었단다.

너무 좋은데 우리 보들이 밥 먹는 모습 보면서 끅끅거리고 울었던 기억이 나네. 덕분에 울보 아빠라고 소문 다 났단다.

강아지 숙녀 언니는 아주 잘 지내.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산책도 자주 다니고 아파트에 만나는 삼색이들도 매번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그리고 가끔 웃게 되는 건 보들이가 숙녀 언니한테 뭘 그리 많이 가르쳐두었는지 숙녀 언니가 고양이 흉내를 내고는 한단다. 이틀 전엔 급한 연락을 받았단다. 아기 고양이가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고. 보들이처럼 이 아가도 제발 살려달라는 부탁 이었어. 전화를 끊고 바로 달려가서 그렇게 아픈 고양이를 끌어안고 병원까지 뛰었단다. 그렇게 무지개다리 못 건너게 아빠가 잡고 보들이가 막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아빠는 또 다른 아가들이 아빠보다 더 좋은 집사를 만나 길 생활을 마치고, 사람도 고양이도 같이 행복해지는 일을 도와보려고 해. 입양준비 중인 고양이들의 영상과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있단다. 아빠에게 분명 언젠가 보들이가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와서 ‘아빠 이 아기 도와줘. 건강하게 해줘!’하면 다시 고양이를 반려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보들아 불가에서는 49일간 열심히 기원하면 지옥도/아귀 도/축생도에 들지 않는다고 해. 예쁜 고양이 보들이를 다시 만나고 싶지만, 열심히 기원했으니 다음에는 힘든 길에서 태어나지 말고 어딘가 있을 나라에 예쁜 공주님으로 다시 태어 나주렴.

 

FIN.

아빠, 엄마, 이모들, 삼촌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냥~ 다들 건강해야 한다냥~ 우리 최대한 늦게 다시 만나는 거다냥~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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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사진 보들이아빠

에디터 강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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