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님과 순돌 꽃비 형제의 따뜻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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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님과 순돌 꽃비 형제의 따뜻한 초상
조회612회   댓글0건   작성일5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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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틀 리 에 의 고 양 이



할매님과 순돌 꽃비 형제의 따뜻한 초상​ 

 

고양이랑 같이 살면, 곁에 있어도 고양이가 그립다. 자꾸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언제까지나 그릉그릉 소리를 들으며 곁에 있고 싶다. 고양이가 서서히 나이를 먹어 가면 때때로 마음이 퉁 내려앉는다. ‘언젠가이 아이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겠지’ 하는 생각에.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순 없지만, 사진으로 남길수 있기에 매일 고양이를 찍어본다. 길고양이였던 순돌이와 백발 노모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정서윤 역시, 그런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초상을 담은 두 번째 사진에세이 《가족이니까》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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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불장군 아버지에겐 애교 많은 꽃비가, 늘 다정한 엄마에겐 은근한 순돌이가 곁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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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다정하게, 늘 엄마 곁에 있는 순돌이.

 

 

모든 부모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사랑으로 매일 기록한 가족의 사진에는 세월이 부여하는 힘이 있다. 아마추어 사진가였던 전몽각 선생이 딸 윤미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집 《윤 미네 집》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정서윤 작가가 기록한 순돌이와 할매님의 모습에도 그 못지않은 감동이 있다. 《윤미네 집》 에 어린 윤미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흐뭇함이 있다면, 정서윤의 사진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엿볼수 있다.

 

작가는 2013년 여름 길고양이였던 순돌이와 처음 만났다. 처음 에는 밥만 주는 사이였지만, 자꾸만 따라오려는 순돌이가 마음에 밟혔다. 순돌이와 함께 다니던 동네 외출고양이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뒤로 입양을 결심했지만, 8년을 키운 토끼와 사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가족들은 한때 순돌이를 데려오는 걸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이 되면서 노모는 순돌이에게 친손자 못지않은 사랑을 베풀었고, 백발 노모와 고양이가 함께한 사랑스러운 시간은 딸의 사진에 오롯이 남았다.

 

작가는 순돌이가 귀여워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만, 점차 엄마와 순돌이가 함께 있는 사진을 자주 찍게 되었다고 한다. 순돌이만 등장하던 사진은 어느새 ‘할매님’과 순돌이가 함께한 일상의 기록이 되었고, 2016년 첫 책 《무심한 듯 다정한》으로 나왔다. 고양이 책 시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같은 고양이 이야기라도 귀엽거나 코믹한 이야기만 선호되는 게 당시 ‘시장’의 흐름이었다.

그 와중에 백발 노모와 평범한 노란 고양이의 일상이 시선을 끌수 있을까? 기획자도, 작가도, 책의 주인공 ‘할매님’도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책이 출간되자 독자들은 따뜻한 눈으로 할매님과 순돌이의 일상을 바라봐주었다. 길고양이였던 순돌이가 가족이 되고, 그런 순돌이를 아껴주며 행복해 하는 할매님의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훈훈해졌다.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지켜보며 내심 뒷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첫 책 출간 후 2년 반이 흘러, 작가의 일상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늦깎이 연애를 시작해 고양이 집사인 남편과 결혼했고, 부산에 있는 본가와 남편이 사는 우포를 오가며 주말부부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동물 가족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남편이 키우던 젖소무늬 고양이 꽃비가 순돌이의 동생으로 본가에 합류했고, 시골집에는 남편의 개 봉순이와 동네 길고 양이들이 작가를 기다렸다. 확장된 가족의 범주만큼, 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되는 풍경들도 다양해졌다.

흔히 사진가의 작업실이라면 컴퓨터나 각종 장비가 즐비한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정서윤의 작업실은 우리에게도 가장 친근한 공간인 집이다. 어느 집에서나 하나쯤 있었을 법한 자개장롱,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원목 거실장 등은 마치 우리 집을 보는 것같은 친근감으로 다가온다. 어떤 연출도 없이 그저 고양이와 노부모님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지만, 이 작가의 사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을 울린다.

 

그건 그의 작업이 단지 고양이에 대한 사진만은 아니기 때문이 다. 순돌이와 꽃비-한때 길고양이였던 두 생명이 한 집에서 만나 서로 아옹다옹하며 호흡을 맞춰가고 가족이 되는 과정도 사랑스 럽지만, 순돌이와 꽃비를 세상 다정한 눈으로 지켜보는 엄마의 존재가 사진 곳곳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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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다정하게, 늘 엄마 곁에 있는 순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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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에 합류한 남편의 고양이 꽃비와 함께한 정서윤 작가. 

 

 

나이 드신 엄마와 고양이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대상이지만 평소엔 너무 익숙해 무심코 지나치기 마련인 ‘가족’이라는 피사 체를 상징한다. 그렇기에 최근 출간한 작가의 두 번째 책 제목이 《가족이니까》가 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모든 생명은 유한하다. 까맣던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 딸과 함께해온 노모도, 인간보다 짧은 삶을 살다 무지개다리를 건널 두고양이도 언젠가는 작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날이 올 것이다.

작가는 그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예정된 이별의 슬픔에 짓눌리지 않고, 그저 매일의 순간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비록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작고 여린 반려동물도 가족이란 것을 믿고, 그들에게 날마다 배우고 위로받으며 성숙해간다. ‘우리 집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작가의 카메라를 거치며 이웃 길고양이를 넘어 세상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되어 가는 모습은 찡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무수히 반복되는 시간을 의미 있는 기록 으로 붙잡은 정서윤의 사진은, 우리가 잊고 지낸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깨우치게 한다.​ 

 

 

CREDIT

사진 자료 협조 정서윤

글 고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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