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마당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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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마당의 고양이들
조회549회   댓글0건   작성일5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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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웃 집 고 양 이


감나무마당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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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에 고양이가 있습니다.



대구 동구, 한적한 주택가 골목으로 길고양이 한 마리가 걸어간다. 꼬리까지 바짝 세운 여유로운 자태로…. 외출 고양이인가. 살짝 뒤따라갔는데, 이내 예쁜 집 마당으로 쏘옥 들어가 버린다. <감나무마당>이라는 간판이 내걸린 카페는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곳이며 2층에서 사장님과 부모님이 거주 중이었다. 개방된 1층 카페 공간을 길고양이 들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료를 먹기도 하고 낮잠을 자다가 나가기도 하지만 고양이카페는 아니었다.

 

“처음부터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 있었거나 고양이카페를열 생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 다. 간혹 고양이카페로 알고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냥 길고양이들이 먹고 가도록 사료를 놓아두고 덥거나 추우면 들어와서 쉬다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뿐 이에요. 얘네도 근처에 살고 있는 동네이웃이니까요. 공존의 의미를 너무 크고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저 나눌 수 있는 것을 함께 사용하는 것, 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당에 솟은 감나무 아래 그늘에서 여름 내내 쉬다간 고양이들은 계절이 바뀐 가을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너무나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고양이 단골손님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녀석이 있는데, 그레이 컬러를 신사복처럼 걸치고 있는 ‘여우’라는 고양이였다. 다른 고양이들은 나무데크 위에서 쉬다가거나 폴딩도어 안쪽 사료를 먹고 사라지는 것과 달리 여우는 카페 안까지 들어와 아예 방석 위에 누워 잠을 청하기도 한다. 너무나도 편안하게.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제가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플때 가는 녀석이지만 개냥이에, 무릎냥이로 누구에게나 살갑게 구는 고양이 여우. 흡사 외출고양이처럼 살고 있는 ‘여우’ 역시 길고양이지만 사장님이 쏟는 애정의 크기는 남달랐다. 우선 이름표도 달고 있었고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는 통에 사장님에게서 큰 웃음도 터져나왔다. 손님들의 리뷰에도 여우가 등장할 때가 많다고 하니, 이쯤 되면 율하동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아닐까. 여우는.

육아냥 러키의 사연

 

사연 없는 녀석 없고, 이름 없는 녀석이 없는 곳 <감나무 마당>에 아기 고양이들이 냥냥대고 있었다. 분명 고양이 카페가 아니라고 했는데……. 오가는 길고양이들과 달리 ‘러키’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날씬하고 예쁜 고등어태 비는 현재 카페 안에서 거주중이다.

“동네 고양이가 아니에요.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가 업무상 길을 지나다가 갓 출산한 고양이를 발견했는데 그곳​​ 환경이 너무 열악했던 거죠. 연락이 와서 임보 가능하냐고 묻기에 일단 데려오라고 했어요. 출산한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들이잖아요. 가장 축복받아야할 순간이고, 보호받아야할 시기인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니…. 그 사연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러키가 총 7마리를 출산한 고양 이치고는 너무 말랐어요. 처음보다는 많이 찐 상태인데도 저 정도에요. 남자라서 잘 몰랐는데 출산과 육아가 이만큼 힘든 일인가봅니다. 칼슘제랑 간식을 부지런히 챙겨 먹이는데도 살이 쏙쏙 빠지는 것 같아서 애가 탄답니다.”

사랑을 듬뿍 받아서일까. 여우에 이어 러키도 사람친화적인 고양이였다. 순둥순둥한 눈망울로 옆에 와서 부비부 비하기도 하고 냥냥대는 아기 고양이들 곁으로 가서 그루 밍을 해주기도 하고. 러키패밀리를 받아들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얻는 게 있으면 반대로 잃는 것도 있는 법.

 

카페를 자유로이 오가던 다른 고양이들이 이날 이후 카페 안으로 좀처럼 들어오지 않고 있다. 마당에 차려진 밥만 먹고 잠깐 쉬다 가는 것이 전부였다. 약한 존재를 알아보고 양보하는 것이 아니겠냐며 기특해서 간식도 더 살뜰히 챙기고 계셨다. 아마 아이들이 다 입양가고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 하시면서. 아기 고양이들도 엄마를 닮아 엄청난 미묘들이라 벌써 한마리는 입양 갔고 남은 여섯 마리 중에서도 세 마리는 이미 입양처가 정해졌다. 묘연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녀석 들도 얼른 좋은 가족을 만나게 되기를……!

 

 

반려묘는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만



반려묘는 단 한 마리도 없지만 동네 모든 고양이들의 이웃인 사장님 네 카페에선 언제나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느긋하게 찾아와선 배부르게 돌아가는 인심 좋은 밥터라는 입소문은 비단 고양이 세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 었던 것 같다.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던 랜선 집사들이 SNS를 보고 찾아오고 있으므로.

제법 날씨가 쌀쌀해진 요즘, 따뜻한 커피 한잔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고양이들이 오가는 카페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생각지도 못한 환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여우나 럭키 그리고 삼대 째 마당을 찾아오는 턱시도 남매로부터.

감나무 마당 카페 위치: 대구 동구 율하동 971-9 (매주 수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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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박수현

사진 이현욱

에디터 윤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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