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매거진 P·C 38.5℃의 너, 36.5℃의 나. 2℃의 다름. 너와의 공존.
따로, 또 같이
조회308회   댓글0건   작성일6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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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AIC BROTHERS 

따로, 또 같이

 

아무것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오래도록 추억하고 싶다. 너희와 함께한 모든 시간

을. 집을 짓고 있다. 지금 사는 곳과 조금 많이 떨어진 곳에 붉은 벽돌을 가진 마당 넓은 집을. 머릿속으로

만 지어 올렸던 그 집에 드디어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큰 감사요 축복인데, 마음 한편이 축축이 젖은 

수건처럼 자꾸만 무거워만 진다. 아마 달봉이와 콩이를 향한 그리움이 일찍부터 찾아와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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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삶, 달봉이 


3년 전 그날을 선연히도 기억한다. 고물상 철창 안에 녹 슨 줄로 묶여있는 달봉이를 처음 목격한 날의 이야기다. “산책은 무슨, 맨날 저렇게 묶어나 놓지.” 무심하게도 내뱉던 고물상 주인의 대답까지도 선명하다. 그때부터였다. 종일 메어 물도 밥도 제때 먹지 못하는 달 봉이를 하염없이 걱정하기 시작하던 때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일주일에 겨우 두세 번 산책해주는 일뿐임을 가 슴 아파하던 때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SBS 동물농 장과 대구 모 동물복지단체에 연락해 무슨 방법이 없냐며 절절히 떼를 써보기도 했고, ‘주인이 있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돌아온 답변에 절망하여 여러 날 동안 눈물 콧 물 다 흘리며 기도만 붙잡고 있기도 했다.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2017년 7월, 고물상은 이전했고 달봉이는 남겨졌다. 그간 주인 대신 밥을 챙기고 틈틈이 산책을 시켜주던 배터리 사장님이 진짜 주인이 되겠다며 

 

 

달봉이를 입양했다. 그날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반갑고 감사하고 뿌듯했다. 사장님은 그전보 다 곱절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달봉이를 보살펴주셨고, 그 덕에 달봉이는 자신감도 상당히 높아져 윤기 나는 털 빛과 늘 말려 올라간 꼬리로 사랑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 1월 심장사상충과 심장병 확진으로 콩이 이모와 우리 자매 눈물을 쏙 빼놓기도 했지만, 지금은 펑펑 울던 그 날 밤이 민망할 만큼 달봉이는 쌩쌩하다. 가끔은 병원 치 료나 약보다 주인의 극진한 사랑과 가족이란 믿음이 병을 이기기도 하나 보다.  이사를 가고 나면 지금처럼 쉽게 달봉이를 만나진 못하겠 지만, 명절이나 주말에는 달봉이를 만나 바치와 함께 산 책하려 한다. 달봉이가 우리를 잊지 않고 지금처럼 건강 하게 살아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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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그 이상, 콩이네


하루는 서울에 있는 내게 언니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분홍 리본을 단 바치였다. ‘역시 우리 바치는 리본을 묶어 도 귀엽군’ 생각하던 찰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나야 이거 누구게? (바치아이가?) 놀래지 마래이, 오늘 만난 콩이라는 친구다.” 깜짝 놀랐다. 우리가 모르는 바치 형제가 있다면 이 친구 일까 싶을 정도로 어린 콩이는 바치와 똑같았다. 

 

역시나 3년 전, 산책 중 우연히 만난 콩이네와 언니는 ‘생 애 첫 강아지 가족’이라는 공통점과 ‘미술’을 전공했다는 교집합으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대구로 돌아온 나도 자연 스레 산책 동반자가 되면서 셋이 함께하는 날이 점점 풍 성해졌다. 프리랜서인 직업 덕에 우리와 이모는 일정을 곧잘 맞출 수 있어 산책은 늘 같이했다. 산책 후 커피 한 잔이나 늦은 밤 맥주 한 병 기울이는 시간은 빠지면 섭섭 한 습관이 되었을 정도다. 겨울이면 붕어빵 사 들고 볕 좋 은 공원을 거닐고, 봄가을이면 삼형제를 차에 태워 하중

도로 칠곡보로 떠나던 날은 평범해서 더욱 특별하기도 했 다. 참, 콩이에게 감동한 그 날도 빠트리면 안 되지. 매일 보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일주일 만에 만난 날이었다. 멀 리서 나를 발견한 콩이는 한걸음에 달려와 풀쩍 뛰어올라 내 얼굴을 핥으며 반가움을 표해주었다. 가족 외 타인에 겐 무심한 콩이었기에, 1년이 넘도록 쓰다듬는 손길을 경 계하던 녀석이었기에, 내게 보여준 사랑이 몇 배는 더 크 게 다가왔다.  

 

행복이란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친 구가 되는 데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수 없음을, 콩이와 이모 를 만나면서 배웠다. 언제 어디서든 하하 호호 웃으며, 행 복한 여유를 한껏 들이마시던 계절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 조금은 뜸해지겠지만 우리는 이제 거리와 장소를 핑계로 얕아질 사이는 아니니까! 정원에서 이모와 커피 향을 맡으며 마당에서 뛰어놀 바치와 콩이를 상상하니, 이사 가는 일이 그렇게 섭섭하지만은 않다. 

 

 

#말은_바로하자 #분양 말고 #입양

 

분양分讓: 큰 덩이를 갈라서 나누어줌. 땅이나 건물 따위를 나누어 팖. 입양入養: 양친과 양자가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의 관 계를 맺는 일. 사전이 정의하는 분양과 입양의 뜻은 이러하다. 의식하고 노력해서라도 분양보다 입양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

해야 하는 이유다. 가끔은 부지중 내뱉는 언어가 생각을 움직이고 문화를 바꾸기도 하니까. 올바른 동물 복지 정착 을 위해 이곳저곳 여러 모양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모든 반 려인을 앞으로도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더불어 2019년 에는 애완동물가게(펫숍)보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동물 가 족을 맞이하는 반려인이 더 늘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CREDIT

글 이미나

그림 이미란

에디터 윤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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